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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79th]동굴 속 할머니

실화 괴담 2016. 12. 2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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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Name No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 한 동굴이 있었다.


동굴이라고 해도 산속에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을 가운데 지나는 철도를 건너기 위해, 건널목이 아니라 그 아래를 굴로 만든 인공굴이었다.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듣기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경부선이 지나가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넓은 굴은 아니었기에, 자동차는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자전거도 통행금지 안내판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비가 오면 중간중간 비가 새어, 지나갈 때 옷이 젖지 않기 위해선 타이밍 맞춰 새는 곳을 지나가야 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공사를 해 자동차도 지나갈 정도로 확장되었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 그 동굴이 작았던 무렵, 내가 학생일 때 이야기다.


어느날, 친구와 그 동굴을 지나가려 하고 있던 터였다.


맞은편에서는 한 할머니가 우리 반대편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원래 통행량이 많지 않은 동굴이었기에 그리 이상한일은 아니었다.


할머니가 친구와 나를 지나치고 3,4 발자국을 더 갔을까.


갑자기 뒤에서 [어이, 학생.] 하고 할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동굴은 소리가 울리니 우리 뒤에 누가 들어왔다면 발자국 소리로 알수 있었을 터였다.


당연히 할머니가 우릴 부른 것이라 생각해, 친구와 난 가던 길을 멈추고 그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 또한 우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혹시 우리가 흘린 물건이 있어 불러세웠나 싶어 어두운 바닥을 내려봤다.


하지만 할머니는 우리를 향해 손짓하며 오라고 하고 있었다.


몇걸음 되지 않았기에 내가 다가가려 하자, 친구가 팔로 내 팔꿈치를 쿡 찔렀다.




[야, 가자.] 


그리고는 친구 혼자 다시 가던 길로 걸어갔다.


같이 걷던 친구와 거리가 멀어지자, 나는 조금 보폭을 빨리해 거리를 맞췄다.




[왜 그래?] 


걸음은 유지한 채, 뒤를 보며 [저 할머니가....] 까지 말하고 나는 입을 멈췄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를 따라잡고선 바로 다시 고개를 할머니 쪽으로 돌렸는데, 그 짧은 시간 사이 할머니가 사라진 것이다.


내가 잠시 상황을 이해 못하고 멍하니 있자, 친구는 다시 [가자.] 라고 말했다.


친구가 뒤를 돌아본건 아니었지만, 왠지 친구는 알고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돌아올 대답이 무서워, 나는 아직까지도 진실을 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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