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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65th]제물

괴담 번역 2011. 12. 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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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테 괴담 기담 진담] 이라고 하는 이와테 현지 신문 이와테 일보가 편찬한 책이 있다.

이 책은 이와테 일보가 수집한 괴담, 기담을 1권의 책으로 집약한 것으로, 그 대부분은 민속학의 고향인 이와테답게 도깨비불을 보았다던가 여우한테 속았다는 옛날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 중 조금 이상한 이야기를 하나 발견해서 여기 소개해 보려고 한다.



그 이야기의 체험자(여자)는 이전에 남편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한다.

밤에도 27도가 넘는 열대야가 계속되는 곳.

방범 대책 때문에 철창살을 끼워 둔 창 밖에는 흐릿한 전등이 빛나고 있었다.



한밤 중, 갑자기 옆에서 자고 있던 남편이 큰 소리로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뭐야! 누구냐! 거기 있는 놈은! 사라져!]

체험자는 엄청 놀랐다고 한다.



남편을 깨워보니 남편은 [창문과 벽 사이에 흰 여자의 얼굴이 비쳤어.] 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날은 그냥 흔한 악몽에 시달린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4, 5일 정도 지난 한밤 중, 남편은 다시 그 흰 얼굴의 여자가 나오는 악몽에 시달렸다고 한다.

남편의 말에 따르면 아무래도 그 얼굴은 여자라기보다는 여자 아이의 것이었던 듯 했다.

그것이 며칠이나 계속되었다.



그런 악몽이 계속되던 어느 날, 연구 목적으로 인도네시아에 10년 넘게 살고 있는 한 영국인이 이상한 것을 말해줬다고 한다.

그 영국 신사의 이름은 마이클.

그는 체험자에게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역시 그렇군요.] 라고 수긍하더니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이 나라에는 기둥을 강화한다는 구실로 제물을 넣는 구습이 있습니다. 콘크리트 안에 사람을 산 채로 넣어 벽을 발라 버리는 거죠. 지금은 그런 게 쓸모 없다는 것이 알려져 도시에서는 사람 대신 새를 한 마리 넣지만, 지방에서는 여전히 사람을 넣는 것 같습니다. 마취를 해서 모르는 아이를 납치한 뒤, 그대로 아이를 생매장 해 버리는 것입니다.]

체험자는 놀라서 물었다.

[설마, 자주 신문에 아이들의 실종 기사가 나오는 건 그것 때문인가요?]



[아마도요. 그래서 가끔 제물이 된 아이의 얼굴이 유령이 되어 나오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상식적인 일이에요. 이 나라에서는 고용인을 해고하고 싶으면 '천장의 구석에 아이의 얼굴이 나왔다.' 고 말한답니다.]

마이클씨의 눈은 계속 온화한 그대로였고, 도저히 거짓말이나 농담을 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었던 체험자도 보이와 메이드를 고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반쯤 농담으로 인도네시아인 메이드에게 [실은 지난 번 남편이 한밤 중에 큰 소리를 질렀던 건, 천장 구석에 여자 아이가 나왔기 때문이야.]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메이드는 [아, 역시 그런가요.] 라고 수긍했다고 한다.

역시라니 무슨 소리냐고 체험자가 묻자, 메이드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전에 이 집의 경비를 서던 청년이, 객실에서 2번 정도 여자 아이의 얼굴을 봤었대요. 그리고 페인트 칠을 하러왔던 사람도 같은 얼굴을 봤다고 하구요. 게다가 그 여자 아이의 얼굴은 달걀귀신 같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저도 어서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저는 살기 위해서 어떻게든 일하지 않으면 안 되서...]

며칠 뒤, 그 집에 살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보이가 [사정이 있어 그만두고 싶습니다.] 라고 말해왔다.

체험자는 이제 무슨 사정인지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메이드만은 체험자가 귀국할 때까지 [이 집에는 아이가 있어요.] 라고 웃으면서 계속 일했다고 한다.

목가적인 느낌의 옛날 괴담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이상하게 기분 나쁜 이야기여서 기억에 계속 남는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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