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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458th]전염되는 감정

괴담 번역 2014. 8. 2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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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혹시 자살한 사람의 사체를 본 적이 있습니까?


나는 지금까지 2명의 사체를 발견했습니다.


두 번 모두, 우연히, 정말 우연히 옆을 지나가다 발견한 것이었습니다만, 기묘하게도 두 번 모두 사체를 발견하기 전 똑같은 현상을 겪었었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무척 두렵지만,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첫번째는 언제나처럼 우리 집 강아지를 데리고 근처 숲에서 산책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체에서는 냄새가 납니다.




개가 끙끙거리기 시작해서 무슨 일인가 싶어 근처를 두리번거릴 무렵이었습니다.


갑자기 어떻게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어떻게 해서든 죽어야만 한다.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취직에 실패했을 때라던가, 아버지와 엄청나게 싸웠던 때라던가, 이미 다 지난 일임에도 기분 나쁜 추억만 머릿 속에 떠오릅니다...


이런 세상에서 더는 살고 싶지 않다, 편해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머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무척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금새 나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어째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인지 의아해하며 그대로 숲으로 나아가다, 발견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배낭과 구두.


그리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부패해가는 남성의 시체를요.




나는 겁에 질려 집으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 뒤, 나는 또 하나의 사체를 발견했습니다.


두번째는 여자였습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드라이브를 나왔을 때였습니다.


그 날은 어느 산 꼭대기에 올라 전망을 보려고 나왔던 터였습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차로 천천히 올라가던 도중, 또 갑작스레 그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죽고 싶다.


이대로 핸들을 꺾어버리면, 둘이 같이 죽을 수 있겠지.


죽으면 이 곳에 붙어서, 여기를 지나가는 차마다 닥치는대로 덮치고 싶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이, 갑자기 내 머릿 속에서 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머릿 속에는 여자친구와 싸워서 한동안 연락을 안 하던 때나, 지금까지 여자친구에게 들었던 기분 나쁜 말 등,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잔뜩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금새 나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지난번과 똑같은 현상이라는 것을요.


혹시나 싶었지만, 너무 지나친 생각은 아닐까 한동안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에, 나는 찾으러 나서기로 했습니다.


산길이다 보니 후진이 힘들어, 나는 차에서 내려 아까 그 현상을 겪었던 곳까지 100m 정도를 걸어갔습니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역시나 있었습니다.




꽤 아래쪽 경사면에 있는 나무 기슭에, 감색 옷을 입은 여자가 누워 있었습니다.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나는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우는 여자친구와 함께 차 안에서 벌벌 떨었습니다.




혹여나 나말고도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나는 이제 무서워서 숲이나 산에는 가까이 가질 못하겠습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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