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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478th]하자물건

괴담 번역 2014. 9. 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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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여러분.


헤헤헤,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영 날씨가 꿀꿀하네요.




기분 나쁘게 말이죠.


나는 도쿄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하, 부모님 대부터 물려받은 겁니다만, 헤헤헤.




이렇게 좋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만, 또 늘어나버리곤 합니다.


그래요, 그래.


변사자의 수입니다.




도쿄는 한 해에 만 명 넘게 죽어간다죠?


하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구요?


헤헤헤, 그게 또 큰 관계가 있다니까요.




하자물건이라고 아십니까?


모르신다? 


그러시구만요, 하하.




여러 이유로 판매나 임대에 지장이 있는 물건들을 말하는 겁니다만.


쉽게 말하자면 죽은 사람이 나온 방이라는 거지요, 헤헤헤.


자살이나 살인 같이, 변사자가 나온 물건은 우리 같은 업자들에게는 고민덩이라서 말이죠.




전에는 이것도 그냥 사실을 숨겼어요, 하하.


가격만 왕창 내리면 나름대로 손님도 들었거든요.


뭐, 나중에 손님이 사실을 알고 항의하러 오는 일도 있었지만요.




아무 것도 모른 채 거기서 잘 살면 아무 문제 없는 거 아닙니까, 헤헤헤.


그런데 그게 법이 바뀌면서 글러먹은거에요.


소비자 계약법이라고 하는 놈입니다만.




하자를 숨긴 채 계약한 물건은, 손님이 항의한 시점에서 계약이 무효화 되는 겁니다.


당신이라면 [이 방에서 죽은 사람이 있습니다.] 라고 광고에 써 넣을 수 있겠어요?


방값을 깎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도쿄에서 한 해 만 명의 변사자가 나온다는 건, 하자물건도 그만큼 계속 늘어난다는 소리죠.


하하, 한 해에 몇 천집은 될 거 아닙니까.


도쿄에서 장사를 해 먹는 나 같은 놈한텐,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는 늪 같은 거라구요.




하자물건이란 건.


헤헤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쪽도 그냥 손 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지요.


샐베지 업자라고 알고 계십니까?




뭐,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우리 같은 양반들을 구조하는 업자들이죠.


하자물건의 사실 고지에 있어서 해당 대상은 바로 전에 살던 사람까지만 해당됩니다.


그런고로 업자가 알선해 온 거주자를 잠시 살게 하는 걸로, 하자 고지 의무를 지워버리는거죠.




하하, 지당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하자물건에 업체 사람이 들어가서 직전 거주자가 되어버리는거죠, 헤헤헤.


반년 뒤에 돌려받은 물건은 이제 멀쩡한 집으로 둔갑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자물건을 고지가 필요없는 평범한 물건으로 구조해 주는 거 샐베지 업자라는 겁니다.


어디까지나 서류상에서 깨끗한 물건으로 돌려주는거죠.


하하, 그런데 이 업계에도 괴상한 이야기 한 두개 쯤은 있단 말입니다.




네? 듣고 싶으시다구요?


헤헤헤...


우리가 일을 맡기는 A라는 업자가 있어요.




그 양반, 엄청 바빠요.


도쿄 뿐만이 아니라 주변 도시에서도 의뢰가 잔뜩 들어오는 것 같더라고요.


헤헤헤,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아무튼 하자물건에서 반년간 살 사람들은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통해 구하고 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A가 의뢰를 받아서 봤더니, 지난번에 의뢰를 처리해서 돌려줬던 물건이더랍니다.


반년 약간 전에 샐베지를 마치고 돌려준지 얼마 안 된 물건이더라는거죠.




근데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다른 부동산에서 의뢰를 하더라는 겁니다, 하하.


도쿄 N역 근처의 임대 아파트로, 7XX호라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당황한 A는 그 부동산에 연락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몇 달 전 계약을 했던 여자가, 방에서 목을 매달았다는 겁니다.


뭐, 세상에는 온갖 일이 다 일어나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 물건의 샐베지를 맡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반년 뒤, 또 의뢰가 들어와 살피고 있는데, 그 7XX호였답니다.


이번에는 여대생이 목욕탕에서 손목을 그었대요.


하하, 뭔가 기묘하다는 생각에 A가 자료를 좀 찾아봤더니 A네에서만 세번째로 맡는 일이더라는 겁니다.




그것도 딱딱 맞춰서, 반년마다 귀신 같이 일이 들어오는거에요.


아르바이트로 보내서 살라고 시킨 놈들도 계속 못 살겠다고 나가대는 통에 겨우겨우 기간을 채웠던 거구요.


A도 좀 당황해서 주저했지만, 뭐, 어쨌거나 또 맡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반년 후에, 4번째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샐러리맨이 돌연사를 했어요.


샐베지를 마치고 돌려줬답니다.




그리고 반년 후에, 5번째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물장사 하는 여자가 농약을 마셨다던가.


6번째 의뢰도 어김없이 반년 뒤에 들어왔습니다.




과연 이쯤 되니까 소름이 돋더랍디다.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도 그 집 소문이 쫙 퍼져서, 아무도 들어가려 하질 않았다고 하고요.


하하, 결국 6번째 의뢰는 안 받았다 그러더군요.




지금도 A한테 정기적으로 샐베지 의뢰가 들어오는 물건이 몇 개 있다고 합니다.


[완전 단골손님이라니까요.] 라며 A는 싱글벙글입니다만.


아, 이거 분위기에 젖어 꺼림칙한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았구만요, 헤헤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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