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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인 오늘, 우연히 무시무시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시부야의 하치공 동상 옆에 서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도우겐자카 쪽에서, 꽤 많은 수의 폭주족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면서 폭주에 나선 것 같았다.


화려한 시부야 거리가, 순식간에 소음기를 뗀 오토바이의 굉음으로 가득 찬다.


하치공 옆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기분 나쁘다는 얼굴로 그 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순간, 폭주족 중 한 명이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에 들어섰다.


그 때, 파르코 쪽에서 트럭이 달려오더니, 그만 그 오토바이와 강하게 충돌하고 말았다.


보라색으로 도색한 오토바이는 그대로 뒤집혀, 아스팔트에 부딪혀 흰 불꽃을 튀기며 그대로 20m 가량을 미끄러졌다.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폭주족 옷을 입은 갈색 머리의 남자는 굴러다니는 쓰레기마냥 교차로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일은 그 후에 일어났다.




5분 정도 지나 구급차가 도착했다.


그런데 그 때, 하치공 주변에서 사고를 지켜보고 있던 대학생 7, 8명이 들것에 실리고 있는 피투성이의 남자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죽! 어! 버! 려! 죽! 어! 버! 려!]




마치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는 것처럼, 손뼉을 치면서.


더욱 놀라운 것은 주변에 있던 다른 이들이 그에 동조해 모두가 큰 소리로 그를 따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않아, 하치공 주변은 [죽! 어! 버! 려!] 라는 합창이 울려펴졌다.




마치 새해 카운트다운이라도 하고 있는 그 모습에, 뭐라 할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현장에 나와있던 경찰관이 잔뜩 겁에 질려 긴장해 있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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