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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후배가 고등학생이던 무렵 실제로 겪은 이야기입니다.


후배가 다닌 고등학교는 선원을 양성하는 특수학교라, 실습을 하면 실제 배를 타고 먼 바다까지 나가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일 역시 괌인지 하와이인지, 아무튼 먼 바다까지 실습을 나가게 됐을 때 있었던 일이랍니다.




항해를 떠나고 며칠 가량 지난 어느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갑자기 배가 운행 불가 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선장과 교관을 비롯해, 배에 승선했던 전원이 동원되어 원인을 찾아나선 끝에 원인이 발견되었습니다.




기계 쪽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스크류가 움직이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선미 쪽으로 가서 확인을 해보니, 아무래도 스크류에 무언가 얽혀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들 선미에 몰려가 바라보니, 뭔가 커다란 것이 스크류에 감겨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대형 오징어였습니다.


스크류에 감기지 않은 나머지 촉수가 바다에 떠 있는데, 길이가 족히 15m는 되어 보이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오징어 본체는 선체 아래까지 들어가 확인해야 할테지만, 아무래도 이미 죽어 있는 듯 했습니다.




스크류를 역회전시켜도 촉수는 떨어지지 않아, 직접 들어가 떼내는 수 밖에 없는 듯 했습니다.


결국 잠수 경력이 있던 선원 두 명이 밧줄을 몸에 묶은 후, 칼과 톱을 들고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2, 3분 후, 한 명이 수면으로 올라와서는 [작업이 꽤 힘들어 보입니다. 1시간은 족히 걸리겠어요. 저거, 난생 처음 볼 정도로 큰 오징어에요.] 라고 말하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두 명의 선원이 작업에 몰두해 올라왔다 내려갔다 한지도 30분 가량 지날 무렵이었습니다.


갑자기 두 명의 선원이 동시에 올라오더니,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끌어올려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너무나도 급박한 그 목소리에, 배 위에 있던 사람들은 로프를 끌어올려 두 사람을 건져냈습니다.


그와 동시에, 배에 강한 충격이 오고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배가 흔들렸습니다.


충격은 선원들을 끌어올린 후에도 몇초간 이어지더니, 마지막으로 엄청난 충격과 함께 배는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제야 배 위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바다를 내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들 할말을 잃었다고 합니다.


수면에는 거대한 오징어의 몸통과, 그걸 입에 물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수심 3m 정도 깊이에, 눈대중으로 보아도 다다미 6장 길이는 될 것 같은 오징어와, 그보다 훨씬 커서 20m는 되어 보이는 상어.


실루엣만 보일 뿐이지만, 백상아리 같았다고 합니다.


그 그림자가 서서히 해저로 사라질 때까지, 배 위의 사람들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다시금 스크류를 확인하기 위해 선원들이 투입되었지만, 상어가 스크류에 얽혀있던 오징어를 통째로 뜯어간 탓인지 완전히 망가져 버린 상태였다고 합니다.


결국 구조 신호를 보냈고, 우연히 주변을 지나가던 호주 상선의 도움을 받아 며칠 후에야 겨우 일본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귀신에 얽힌 이야기는 아니지만, 실제로 존재할지 의심스러울 정도인 미지의 동물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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