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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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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도 블로그 실화괴담란에 게재하기 위하여 실화괴담 투고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상한 옴니버스"의 메데아님과 함께 월간으로 진행되던 <미스터리 매거진>을 계간으로 바꾸고, 내용을 더욱 알차고 내실 있게 만들게 되어, 새로이 <미스터리 매거진>에 독자 여러분의 실화 괴담을 게재하려 합니다.


본인이 겪은 기이한 일, 미스터리한 일, 괴담, 귀신 이야기 등 <미스터리 매거진>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의 이야기는 계간 <미스터리 매거진>에 게재됨과 더불어, 본인의 이야기가 수록된 <미스터리 매거진>을 선물로 드립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이야기는 vkrko@tistory.com 이나 본 블로그의 방명록에 비밀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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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무서에서 일하던 무렵 있었던 일이다.


90년대 무렵에, 덴엔초후(田園調布)의 어느 집에 세무 조사를 나갔다.


그러자 현관에서 부인이 염주를 굴리면서, [악령퇴산, 악령퇴산, 악령퇴산...] 이라고 계속 중얼거렸다.




이 집이 어느 신토 계열의 신흥 종교에 빠져있다는 건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역시 직접 보니 꽤 기분 나빴다.


세무원치고는 드물게 성격이 급한 A는, [부인께서 기분이 영 안 좋으신가 봅니다?] 라며 비아냥댔다.


허나 집주인은 그런 소리에 코웃음치며, 우리들을 한껏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내가 말하길, 아무래도 오늘 오는 손님들은 재앙을 옮겨온다더군요. 꿈에서 봤답디다.]


집은 종교에 관련 된 것인지, 께름칙한 디자인의 신상 같은 게 있는 걸 빼면 평범한 부잣집이었다.


조사를 개시했지만 탈세의 증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집주인은 여유작작한 모습으로 우리를 비웃고 있어, 화가 터진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A가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아직 찾아보지 않은 곳이 딱 하나 있다는 것이었다.




[저 신상이다!]


A가 신상에 손을 대는 순간, 계속해서 악령퇴산만을 외고 있던 부인의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지옥에 떨어지리라, 지옥에 떨어지리라...] 하고 외치기 시작했다.


집주인도 갑자기 얼굴색이 변해서는, 화를 내며 [그만 둬라, 그만 둬! 저주 받을거야! 죽고 싶냐, 이 놈들!] 하고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그 당황하는 모습에, 우리는 마음 속으로 개가를 올렸다.


A가 신상을 뒤지자, 안에서 작은 상자가 발견되었다.


증거를 찾았다며 신을 내며, 소리를 질러대는 집주인과 부인 몰래 상자를 열었다.




[으악!] 하고 A가 소리를 질렀다.


놀랍게도 안에는 긴 머리카락과 손톱, 그리고 동물의 말라 붙은 눈 따위가 잔뜩 들어 있었던 것이다.


조사원들도 다들 놀라 아무 말 못하고 있었다.




부인은 눈을 한컷 치켜뜨고는, 분노에 가득차서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말하지 않았느냐! 너희들은 이제 저주를 받아 죽을거야!]


A는 부들부들 손을 떨며 상자를 닫고,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 놓았다.




서에 전화를 해 상사에게 조사에 실패했다고 연락을 하자, 어마어마한 고함 소리가 되돌아왔다.


[야, 이 바보자식들아! 그러니까 너희가 맨날 그 모양 그 꼴인거야! 거기서 딱 기다려라, 내가 지금 갈테니까.]


잠시 뒤 상사가 왔다.




그는 신상으로 직행하더니, 상자를 태연히 열고는 손을 집어넣어 마구 휘저었다.


잘도 저런 곳에 손을 집어넣는다 싶어 경악하고 있는데, 상사가 씩 웃었다.


[봐, 이중 바닥이야.]




이중 바닥으로 만들어진 상자 아랫쪽에는, 탈세의 증거인 장부가 발견되었다.


집주인과 부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래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상사는 그 집 탈세 조사가 끝난 뒤 이런 이야기를 해 줬다.




[정말로 두려운 건 영혼이나 저주 따위가 아니야. 인간의 욕망과 악의다. 사람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이나 연기도 서슴 없이 해내지. 이번에 조사한 걸 봐라. 신상에 증거를 숨기는 교활함과, 저주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공포를 이용한 교묘함을 말이야. 정말 무서운 건 그 모든 걸 이용하려 드는 인간의 욕망과 악의야.]


그 후 1년 사이, 상자를 열었던 A는 자살했고, 상사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과연 그 둘이 죽은 것은 그저 우연이었을까?




정말 진정 무서운 것은 인간의 욕망과 악의 뿐인 것일까...


나에게는 판단이 서질 않는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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