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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

[번역괴담][2ch괴담][548th]외팔이 남자

괴담 번역 2015. 2. 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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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명의 남자들이 우연히 보물지도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지도를 따라나서, 어느 우물 바닥에 숨겨져 있다는 보물을 찾으러 내려간다.


그렇지만 도중에 낙반 사고가 일어나, 남자들은 좁은 공간에 갇히고 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굶주림이 그들을 덮친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밀폐된 지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 뿐이다.


[누군가가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어. 공평하게 제비뽑기로 결정하자.]




잘못된 제비를 뽑고 만 남자는 울부짖지만, 동료들에 의해 팔이 잘려나간다.


그리고 그 팔은 다른 이들의 식량이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그 직후 구조대가 나타난다.




쇠약해졌을지언정 상처 하나 없는 남자들과, 한 쪽 팔이 잘려나간 채 "금방 전" 있었던 비참한 사건을 호소하는 한 명의 남자.


[저 녀석, 낙반 도중에 팔을 잃고 말았어요. 쇼크를 받아서 그 후로 계속 헛소리를 합니다.]


친구의 팔을 먹은 이들은, 스스로의 죄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구조대에게 거짓을 말한다.




팔을 잃은 남자는 사고에 의한 정신착란으로 처리되어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몇 년 후, "외팔이 남자"가 퇴원했다는 소문이 흐르고 그의 팔을 먹었던 동료들은 섬찟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동료 중 한 명이 팔 한 쪽이 잘려나간채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남자들은 외팔이 남자를 찾아나서지만, 단서라고는 남자의 고명딸 뿐이다.


남자들은 교묘한 말로 딸을 꼬드기려 한다.




[너희 아버지는 정신이 나가 우리에게 복수를 할 생각이야. 하지만 우리는 그 녀석을 구하려고 한다.]


그 말에 딸은 아버지를 찾는데 도움을 주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외팔이 남자의 행방은 묘연하고, 그 사이 차례차례 남자들이 죽어나가 마침내 한 명만이 남았다.




시체는 모두 한 팔이 잘려나간 채였다.


마지막 남은 남자에게, 딸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아버지가 숨어계신 곳을 찾았어요.]




변두리의 은신처로 남자는 향한다.


은신처는 살인자에게 어울리게, 살풍경했다.


가구 하나 없고, 창문조차 없는 오두막이었다.




그 때 갑자기 무거운 문이 그의 등 뒤에서 소리를 내며 닫혔다.


오두막은 완전한 밀실로 탈바꿈했다.


남자는 반쯤 정신을 놓고, 문틈으로 밖을 살폈다.




거기서 보이는 건 휠체어를 타고 있는 외팔이 남자와 그 딸이었다.


딸은 무자비하게, 눈동자에 아버지와 같은 광기를 띄고 말했다.


[미안하지만 거기서 내보내 줄 수는 없어.]




과거 우물에 갇혔을 때와 같은 밀폐된 공간...


남자는 절규한다.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어. 물도, 먹을 것도. 하지만 불쌍하니까 이건 주고갈게.]




그렇게 말하고 딸이 문틈으로 밀어넣은 것은, 예리하게 갈린 칼이었다.


사람 팔 하나 정도는 가볍게 잘라낼 수 있을 법한...


옛날, TV에서 봤던 어느 영화의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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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정도 전 어느 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집에서 나올 수가 없어... 도와줘...]


무슨 소리인가 싶어 물었더니, [출구가 어딘지 모르겠어. 완전히 미로 같아.]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장난 치는 것이라 생각해 웃으며 말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너.]


하지만 친구는 장난기 하나 없는 진지한 목소리로 계속 부탁을 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친구가 사는 아파트로 갔다.


그리고 아파트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문을 슬쩍 열어보니 잠겨있지 않아 그대로 열렸기에, 나는 고개를 들이밀고 집 안 모습을 살폈다.


집 안도 딱히 이상한 점은 없는 것 같다.


[야, 나 왔어.] 라고 큰 소리로 친구를 불렀다.




그러자 [도와줘.] 하고 친구의 대답이 돌아왔다.


어디 다치기라도 한건가 싶어 바로 집 안으로 들어섰다.


친구는 자기 방 한가운데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뭐야, 장난치지 마.]


짜증이 나서 친구에게 소리를 쳤지만, 친구는 [정말 못 나가겠어.] 라는 대답 뿐이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어디 따라와봐.]




그러자 친구는 방에서 나왔다.


현관으로 향한 친구는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다시금 자기 방으로 향하고는, 거기서 다시 거실로 방향을 틀어 빙빙 돌았다.


얼굴은 새파랗게 질린채, 똑같이 현관, 방, 거실을 계속 돌고 있는 것이었다.




당황한 나머지 나는 [너 장난 좀 그만치라고!] 라고 화를 냈다.


하지만 친구는 겁에 질린 얼굴로 [진짜야. 정말 어떻게 나가야 할지 모르겠어...]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나는 친구를 억지로 끌어서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일단 그 날은 우리 집에 데려가 재우고, 다음날 휴가를 내서 친구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진단 결과는 뇌경색이었다.


생명에는 이상이 없지만, 한동안 입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뇌에 이상이 생기면 그러한 기묘한 행동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친구는 무사히 치료를 받아 지금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종종 귀신에 관한 이야기나 환상을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때면, 혹시 저것도 뇌의 문제로 일어나는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끔 두려워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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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546th]불쌍한 선배

괴담 번역 2015. 2. 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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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장 선배에 관한 이야기다.


선배는 다른 사람들을 잘 도와줄 뿐더러, 일도 꽤 잘하는 편이라 거래처에서도 알아줄 정도다.


다만 조금 이상하다고 해야할 게...




가족을 끔찍하게 아낀다는 점이다.


부인이나 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하면 멈출 줄을 모른다.


휴일날 아침부터 가족이랑 뭘 하고 보냈다느니, 어디에 다녀왔다느니 하는 걸 사진을 들이밀며 자랑하는 것이다.




그것 뿐이라면 그냥 오지랖 넓은 아버지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팔불출이거니 하고 넘어갈 것이리라.


하지만 문제는, 선배의 부인과 딸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그것말고는 별 문제도 없고 좋은 사람이었기에, 회사 내에서는 다들 쉬쉬하고 넘어갈 뿐 별다른 언급을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해 송년회 날이었다.


그 해는 회사 실적이 기록적으로 좋아, 송년회도 호화롭게 치뤄졌다.


선배 역시 평소와는 달리 잔뜩 신이 났고, 평소와는 달리 과음하게 되었다.




끝내는 걷기는 커녕 의자에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로 술이 떡이 될 정도였다.


그런 상태니 혼자 집에 돌려보낼 수 있을리 만무해서 근처 숙소에서 묵고 가라고 권했지만, 선배는 집에서 가족이 기다린다며 막무가내로 집에 가겠다는 말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사장님 명령으로 나와 다른 동료 한 명이 선배를 집에 데려다 주게 되었다.




동료는 술을 못 마시는 체질이라 입에 술 한 방울 안 댔기에, 그가 차를 운전해 선배네 집까지 가게되었다.


선배는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절어 있는 와중에도, 언제 챙긴 것인지 포장한 음식을 품에 꼭 껴안고 있었다.


선배네 집에 도착했지만, 당연히 집에는 불 하나 켜져있지 않다.




차를 타고 오는 사이 조금 정신을 차렸는지, 선배는 [다들 먼저 자나 봐.] 라며 헤실헤실 웃었다.


차라도 한 잔 하고 가라는 것을, 자정도 넘었으니 괜찮다고 애써 마다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집 안에서, 다다다다다하고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는, 철컥하고 현관문이 열렸다.




[뭐야, 안 자고 기다리고 있었구나? 선물 가져왔어!] 라며 선배는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칠흑 같은 집 안으로 들어가는 선배에게 인사를 하고, 우리는 차로 올라탔다.


그리고 벌벌 떨었다.




[...야, 선배는 도대체 뭐랑 같이 살고 있는거야...?]


지금도 선배는, 아무 것도 없는 사진을 내밀며 아내와 딸에 관해 한껏 자랑을 늘어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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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겪었던 일이다.


가족과 함께 외출을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밤 9시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 플랫폼에서 전철을 기라디고 있었다.


플랫폼에는 우리 가족말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조금 떨어진 곳에 이상한 사람이 있었다.




아이처럼 키는 작은데, 얼굴은 완전히 할아버지인 사람이 플랫폼에 주저앉아 있었다.


왠지 신경이 쓰여 슬쩍슬쩍 바라보고 있을 무렵이었다.


갑자기 그 사람은 손을 앞으로 쫙 펴더니, 꼼지락꼼지락거리면서 끈을 당기는 것 같은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




그걸 몇번이고 계속 반복하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나는 보이지 않는 끈이 있을 법한 곳을 바라보았다.


선로 너머, 반대쪽 플랫폼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할아버지가 끈을 잡아당길 때마다 몸이 흔들흔들 조금씩 앞으로 끌려오고 있었다.


그 순간, 그 여자가 서 있던 플랫폼에 전철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세차게 끈을 당겼다.




여자는 마치 이끌리듯 그대로 플랫폼을 향해 돌진했다.


나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주변 사람들은 놀라서 일제히 나를 보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반대쪽 플랫폼에서 수많은 비명이 울려퍼졌다.


아버지가 상태를 보러 반대쪽에 다녀와서 해 준 말은 이랬다.


[웬 여자가 전철에 부딪혀서 다쳤나봐. 피가 꽤 나기는 해도 의식도 있고 아마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더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할아버지의 모습은 사라진 후였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 그 할아버지를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나는 전철을 탈 때마다 혹시 플랫폼 어딘가에 할아버지가 있지는 않는지 찾고 한다.




하지만 만약, 반대편 플랫폼에 할아버지가 끈을 잡고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가끔씩 두려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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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태평양 전쟁 당시 겪은 일이라고 한다.


현재 할아버지는 95세로, 노인보호기관에 들어가 계신다.


이 이야기를 해주실 무렵에는 이미 치매끼가 조금씩 오고 있었으니 진위 여부는 나도 모른다.




할아버지는 당시 해군 항공대에 소속되어 야간 공격대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고 한다.


야간에 공습을 하러 날아오는 B-29 폭격기를 요격하는 게 주 임무였다고 한다.


쇼와 19년 말부터는 수도권에도 폭격이 빈발해졌다.




그리고 종전을 맞게되는 쇼와 20년 3월 10일 일어난 것이 바로 도쿄 대공습이었다.


전날 밤 23시 무렵에 공습경보가 발령되었지만 어째서인지 곧 해제되어 할아버지는 마음을 놓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날이 바뀌고 얼마 지나지 않은 0시 30분 무렵, 다시금 공습경보가 발령되고 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할아버지는 다른 동료 두 명과 함께 비행기에 올라타고 출격했다.


고도를 높여 도쿄 방면으로 기수를 향했다.


아래로 보이는 도쿄는 이미 불바다에 휩싸여 있었다.




하늘은 불길로 인해 새빨갛게 물들고, 연기는 몇천미터 위 상공까지 퍼져있었다.


열기 때문에 일어나는 상승기류가 격렬해서, 수도권 상공을 비행하는 게 곤란할 정도였다.


할아버지는 필사적으로 조종에 온 신경을 집중해, 서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그 때였다.


동료 중 레이더 탐지를 맡았던 이가 [레이더에 뭔가 잡혔어.] 라고 입을 열었다.


레이더 신호를 따라가니, 수도권을 이탈해 도쿄만 상공으로 나왔다.




잠시 후, 꽤 낮은 고도에서 기관총 예광탄이 빛나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전투 중인 듯 했지만, 주변에 비행기라고는 그 한 대 뿐이다.


할아버지는 아군인지 확인할 의도로 그 비행기를 향해 다가갔다.




만약 적기일 경우 너무 가까워지면 선제공격을 당할 수도 있으니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러던 도중, 할아버지는 이상한 점을 깨닫고 말았다고 한다.


아래에 있는 비행기는 틀림없이 B-29였다.




4개의 엔진 중 3개가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채였다.


하지만 이상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 B-29는 기체 중앙에서 기관총으로 상공으로 공격을 퍼붓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봐도 주변에 다른 비행기는 없다.


그 뿐 아니라 B-29는 기체 중앙에 기관총 포탑 같은 게 설치되어 있는 비행기도 아니다.




할아버지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보고야 말았다고 한다.


B-29는 기체 중앙부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 천장이 다 벗겨져 안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아무래도 전면 포탑에서 떼어낸 것 같은 기관총을 들고, 기내에서 미군 병사가 무언가를 향해 난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총구 방향에는 믿을 수 없는 것이 보였다.


몸은 인간과 비슷하지만, 비쩍 마르고 온 몸에 털 한 터럭 보이지 않는다.




피부는 거무스름하고, 얼굴은 사람인지 짐승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귀는 삐쭉 솟아, 마치 악마 같은 형상의...


등에는 날개가 솟아, 박쥐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그 크기였다.


눈대중으로 보아 5m는 될 키에, 날개를 펼치자 그 폭이 20m는 족히 되어 보였던 것이다.


그 녀석은 한 손에 목이 없는 미군 병사의 시체를 든 채, 한 손으로는 비행기에 매달려 기관총을 든 병사를 잡아채려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곧바로 동료들에게 의견을 구했지만, 한 명은 위치 때문에 목격이 불가능했고 다른 한 명은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공격할까 싶기도 했지만, 더 관여했다가는 자신도 위험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도망쳤다고 한다.


점점 멀어지는 B-29는, 점차 고도가 떨어져간다.




하지만 병사는 전투를 포기하지 않은 듯, 예광탄의 궤적은 밤하늘에 퍼져 갔다.


할아버지는 차마 끝까지 지켜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 후 도심부로 돌아가 요격 임무에 임했지만, 그런 광경을 보고 나니 뭘 어찌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 기지로 돌아온 후, 할아버지는 전과가 없었다고 보고를 했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봐야 미친놈이라는 소리나 들을 테니까.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여름방학 숙제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전쟁 당시 이야기에 관해 물었을 때 할아버지가 들려주셨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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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라면... 옛날 같은 반에 있던 남자아이가 떠오른다.


그 아이는 대단히 그림을 좋아해서, 짬만 나면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 녀석은 그림에 재능이 있어 특출나게 잘 그렸지만, 그 대신인지 조금 지적 장애가 있었다.




그리고 그 탓인지 친구도 적었다.


나까지 해서 2, 3명 정도였을까.


어느날, 그 녀석 집에 놀러갔다.




그 녀석은 풍경화를 그리고 있었다.


걔네 집은 고층 아파트였기에, 그 집 창문으로 보이는 경치는 무척 아름다웠다.


워낙에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다보니 당연히 그림은 훌륭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고 있자니 뭔가 위화감이 느껴진다.


잠시 뜯어보고나니, 그 그림에는 없어야 할 건물이 서 있기도 하고, 어떤 건물은 아예 사라져 있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야, 이거 뭐야? 잘못 그린거 아니야?] 라고 내가 물었다.




그렇지만 그 녀석은 [괜찮아. 아무 것도 잘못 된 거 없어.] 라고 말할 뿐이었다.


나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녀석이 상상해서 그린 그림일 거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그 후,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서 그 녀석과도 연락이 소원해지게 되었다.




얼마 전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간 김에 그 녀석 집 근처에 가보니, 이사를 했는지 낯선 사람이 살고 있을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실망한 채 집에 돌아가려고 계단을 내려오던 도중이었다.


문득 창 밖의 경치를 보고, 나는 경악했다.




어린 시절, 그 녀석이 그렸던 그림 그대로, 마을 풍경이 변해 있었던 것이다.


종종 만화나 영화를 보면 지적장애를 가진 대신 초능력을 얻은 이들이 나오곤 한다.


나는 그런 것들을 볼 때마다, "아, 그 녀석도 그런 능력이 있었던 걸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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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542nd]개명

괴담 번역 2015. 2. 1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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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적부터 내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10년 전쯤, 성인이 된 것을 계기로 개명을 했다.


그렇게까지 이상한 이름은 아니지만, 보통은 하나코라고 읽는 花子라는 한자를, 에미라고 읽었다.




한자와 발음이 완전히 다르다보니 처음 보는 사람 중 내 이름을 제대로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일이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마다 일어나니 짜증이 나, 부모님께는 비밀로 하고 혼자 개명을 했던 것이다.


이전에 부모님에게 이름에 관해 불평을 늘어놓자, [예쁜 이름이잖니.] 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이 있었기에, 나는 분명 부모님이 반대할 거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 단정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개명을 완료한 후 부모님에게 그 사실을 전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미쳤다.


격노하거나 통곡한 것도 아니고, 그저 미쳐버렸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라면서 미친 듯 되풀이 할 뿐이었다.


그 전까지는 너무나 평범한 어머니일 뿐이었는데.


그 날 이후로 집안일조차 할 수 없어진채, 틀어박혀 자해만을 반복하게 되어버렸다.




연필이나 화장품을 가지고서도 어떻게든 스스로를 해치려 하기에, 집안에 온갖 물건을 다 내다버려야했다.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어머니에게는 두 명의 언니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머니까지 셋이서 여행을 가다, 교통사고가 나서 그만 두 분의 언니는 즉사하고 어머니만 살아남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이름은 그 죽은 두 사람에게서 따와서 붙인 것이었다고 한다.


나는 이모 두 분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성함까지는 몰랐었다.


어머니는 나를 이모들과 겹쳐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도, 내 이름에 심각할 정도로 의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어머니는 이모들과 사이가 좋았지만, 그 외의 가족들에게는 심각한 학대를 당하고 있었기에 더욱 상태가 심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후에는 완전히 보통 사람으로 돌아왔기에, 아버지도 어머니가 완전히 회복했다고만 믿고 있었던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불귀의 객이 되셨고, 아버지도 어머니를 돕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다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다.




나는 도대체 왜 개명을 했던걸까.


왜 한 번도 이름의 유래에 관해 묻지 않았던 것일까.


굳이 물어보지 않았더라도 알려주면 안 됐던 것일까.




나 자신과 아버지, 어머니를 탓하고 꾸짖으며 10년을 살아왔다.


앞으로도 이대로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 이제 슬슬 지친다는 생각 뿐이다.


이런 글을 읽게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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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외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외할머니 집안은 대대로 어부 일을 해서, 여러대의 배를 부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거기서 일을 하다가 할머니와 눈이 맞아 결혼한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젊었을 무렵,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익사체가 떠내려와 배와 부딪혔다고 한다.


사고인지, 자살인지 여하간 알 수는 없지만, 끔찍한 모습을 한 채 파도를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배가 아무리 자리를 옮겨도, 사체는 계속 배를 따라왔다.


2차 대전이 있기 전이었으니 당연히 배에는 모터도 없고, 노로 사체를 계속 밀어내 봤지만 곧 다시 다가온다.


그렇다고 그걸 끌어올리자니, 작은 고깃배라 끌어올리다보면 배가 뒤집힌다.




사체를 끌고 돌아가려해도 생업인 고기잡이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때, 할아버지의 뇌리에 과거부터 내려오던 전설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 내용이란, 이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익사체를 대하는 법에 관한 것이었다.




두 손을 모으고, [미안하지만 지금은 고기를 잡아야 하니 조금 떨어져 있어주게나. 그 대신 자네를 무슨 일이 있어도 육지로 데려다주겠네.] 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익사체는 어느새인가 파도 속으로 모습을 숨기고, 약간 떨어진 곳에서 떠 있는다고 한다.


그 후 고기잡이가 끝나 돌아갈 때에는, [고기잡이가 끝났어. 이제부터 돌아갈거네. 제대로 잘 붙어서 따라오게나.] 라고 말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익사체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를 따라 항구까지 떠내려온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하며, [인간이라는 건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바다에서 죽고 싶지는 않은 법인게야.] 라고 말하셨다.


설령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은 후에는 땅에 편하게 묻히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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