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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

[실화괴담][92nd]베란다의 흰 천

실화 괴담 2017. 3. 3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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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익명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저희 집은 저와 동갑인 오래된 아파트고, 아파트 뒤엔 산이 있어서 복도쪽 창문에서 산이 바로 보입니다. 


이것 때문인지 창가 쪽에 자리한 제 방은 여름에도 한여름이 아니면 좀 서늘하고 낮에도 그늘진 감이 있지요.


이런 집 구조탓인지, 제가 유달리 기가 약한탓인지, 저희 집에서 일어난 심령현상은 거의 저 혼자 겪습니다. 




자잘한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인상깊었고 아직까지 겪고있는 일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엄마랑 둘이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동생이 학원 차에서 내릴 시간이 되어 엄마가 동생을 마중 나갔어요. 


그때가 7,8시쯤 되네요.




겨울이라 이미 하늘은 어둑해졌고 저는 그냥 티비를 보고 있었죠.


갑자기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베란다에 흰 천이 걸려있는 것 같은데, 이불 같다고 가서 확인 좀 해보라고. 




거실과 베란다가 미닫이문으로 연결된 구조라, 저는 전화를 끊지않고 베란다로 나가 둘러봤어요. 


그런데 이불은 커녕 빨래거리도 걸려있지 않았고, 흰 천은 보이지도 않았어요. 


창문을 열어 밑을 내려다보니 동생과 엄마가 보여서 전화에 대고 [아무것도 없는데?] 라고 대답했죠.




그런데 엄마가 네 옆에 흰 천 같은게 서있는것처럼 불쑥 걸려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뜩이나 가위도 자주 눌리는 저는, 섬찟해져서 괜히 엄마에게 화를 냈어요. 


장난치지 말라고, 그런게 어디있냐고.




화를 내곤 전화를 끊고 베란다문을 걸쇠까지 잠궈버렸어요. 


그런데 몇분 지나지않아 엄마와 동생이 뛰어오는겁니다. 


왜 그렇게 급하게 오냐고 물어보니, 제가 전화로 [그런게 어딨어?] 라고 말하는 순간, 그 흰 천 같은게 저를 돌아보더라는겁니다. 




형태도 뚜렷지 않았지만, 그것의 머리부분이 저를 향해 돌아가는게 보여 불안해서 뛰어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너무 소름이 끼치고 무서워서 한동안 베란다에 못 갔어요. 


그걸로 끝이면 좋겠는데, 그때가 목요일이었거든요? 




토요일에 온 가족이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거실쪽 전선 코드가 다 뽑혀져 있었어요. 


애써 청소하다가 끌려 들어간거라고 자기최면을 걸었지만 너무 신경 쓰이더라고요.


제 방 안에 있는 인형이 전부 뒤돌아있던 일도 있었습니다. 




방문마다 십자가를 걸고 난 뒤엔 잠잠하지만, 제 방 문밖 책장 위의 작은 자기인형은 아직도 돌아가요.


매일 똑바로 앞을 보게 세워둬도 어느새인가 방쪽으로 돌려져있죠.


아직까지 별 일은 없지만, 자꾸 이 집에서 사는게 불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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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하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경력직 채용으로 합격한 A라는 자가 있었다.


그가 출근하고 2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이상한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네 회사에서 일하는 A라는 작자, 살인자요.]


처음 전화가 걸려왔을 때는 장난치는 것이라 여겨 흘려넘겼다.


하지만 전화는 몇번이고 끈질기게 걸려왔다.




끝내 지쳐, [이야기만이라도 들어주시죠.] 라는 말에 수긍하고 이야기를 들어봤다.


꽤 잔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이야기가 날아왔다.


[당시 사건을 보도한 신문을 보내드리죠. 그 다음 처리는 그쪽 회사의 양심에 맡기겠습니다.]




다음날, 신문 복사본 한부가 회사로 날아왔다.


그 신문을 가지고 A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시원하게 인정했다.


물론 A는 해고되었고.




나중에 듣기로는, 우리 회사에 전화를 건 것을 흥신소 쪽 사람이라고 한다.


사건 피해자의 유족이 의뢰해, A가 출소하고 10년 넘게 같은 수법으로 회사에서 잘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으로 사람의 원한을 어찌 다 씻을 수 있으랴.




원한이라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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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1st]계속되는 가위눌림

실화 괴담 2017. 3. 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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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Sai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20살때 실제로 겪은 일을 투고하려 합니다.


20살이 되던 해 봄, 용인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집이 다세대 주택 같은 개념이라 한 동에 8세대 정도만 사는 집이였죠.




처음 이사해 가구배치를 끝내고 몇주 지났을때, 뭔가 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다시 배치를 했죠.


근데 그 날 밤 잠이 들때부터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그냥 가위눌리는 식으로 경험했어요. 




가위를 자주 눌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몸이 점점 침대로 눌리는 느낌이 나더라구요. 


처음 며칠간은 가위 눌리는 기분을 좀 즐기기도 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도 않고 그냥 가위만 눌리길래 신기하다하면서 그냥 며칠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잠이 오려는데 어김없이 가위를 눌리더군요.


"뭐, 또 이러다 말겠지." 라는 생각에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제 목을 팍 누르는 느낌이 났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숨이 턱 막히고 침이 나올 정도였어요.




너무 무서워서 가위고 뭐고 온갖 욕을 퍼부으면서 방 불을 켰습니다. 


다행히 방 안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날은 무서워서 방에 불을 켜고 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알바 끝나고 피곤한 몸으로 그냥 침대에 누웠습니다. 


또 잠이 들라는 차에 집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구요. 


한두명이 아니라 수십명이 떠드는 소리가 나서 "이 새벽에 어떤 놈들이 밖에서 떠드나..." 싶었습니다. 




무시하고 자려는데, 엄청 큰 여자의 비명 소리가 났습니다.


순간 너무 놀래서 창문을 열고 밖을 확인하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분명 비명소리가 났는데 말이죠...




그날도 역시 불을 켜놓고 잠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역시 알바 끝나고 침대에 쓰러졌죠.




제 방은 창문 바로 앞에 책상이 있고, 창문에 커튼이 달려있습니다. 


잠이 들락말락 할 때, 무의식적으로 책상을 봤는데 왠 여자가 제 책상 끝에 앉아서 머리를 휘날리고 있더군요.


처음엔 커튼이 바람에 날리는건가 보다 하고 그냥 자려고 했는데, 그러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창문을 열어둔적이 없었거든요. 


무서워서 불을 켜고 다시 책상을 봤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다시 불을 끄고 누운 뒤 책상을 봤는데... 




그 여자가 또 앉아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책상을 등지고 누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못 본게 분명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잠을 청했죠.




근데 등이 뭔가 쎄한게 점점 뭔가가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전 귀신을 처음 보면 인사라도 해야지 하고 생각하던 사람인데, 점점 뭔가가 다가올수록 그런 생각은 없고 잡히면 죽는다는 느낌만 왔습니다.


결국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뛰어 일어나 방에 불을 켜고 인근 PC방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날 밤은 도저히 잠이 오질 않더라고요.


다음날,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생겼을까 고민하던 중, 가구배치 때문인가 싶어 가구를 원래대로 배치했습니다. 


그리곤 그런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더군요.




지금은 그냥 수맥 때문에 일어났던 게 아닌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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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44th]원숭이 할배

괴담 번역 2017. 3. 2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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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생 무렵, 통학로 도중에 "원숭이 할배" 라 불리는 이상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상한 사람이라고는 해도 허구헌날 잠옷을 입고 다니며, 초등학생 뒤를 중얼거리며 쫓아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기분은 나쁘지만, 딱히 해를 끼치는 건 아니랄까.




얼굴이 뻘겋고 머리는 벗겨진데다, 언제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있었기에 별명이 원숭이 할배였다.


그 원숭이 할배가, 어느날부터인가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반 친구들은 저마다 [체포된 걸거야!], [정신병원에 갔겠지.], [죽은거 아닐까?]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나도 원숭이 할배는 기분 나쁘다고 생각했었지만, 무서운 걸 보는 게 좋은데다 그저 다른 사람과 달라서 차별받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에 조금 유감스러웠다.


원숭이 할배가 사라지고 일주일 정도 지난 날.


당시 함께 놀던 친구 셋이, [원숭이 할배네 집에 가보자!] 라고 권해왔다.




나는 흔쾌히 따라나섰다.


원숭이 할배네 집은 학교에서 100m 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었다.


가설주택 같은 낡아빠진 작은 집인데, 집을 둘러싼 벽돌담과 집 사이에는 욕조나 철파이프 같은 잡동사니가 산처럼 쌓여있었다.




입구 미닫이 문은 열려 있었기에, 간단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원숭이 할배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당시 우리는 모두 "원숭이 할배는 이 집에 없을거야." 라고 믿고 있었나보다.


다들 신발을 신은 채로 안에 들어갔다.




집안은 좁고 방도 하나 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잡동사니로 흘러넘치는 밖과는 달리, 아무 것도 없다시피해서 살풍경했다.


거실에는 이불이 덮여있지 않은 코타츠, 낡은 라디오 카세트, 등유통 같은게 간단하게 놓여져 있었다.




옆에 딸린 부엌에는 작은 냉장고가 놓여있을 뿐.


가전제품은 전부 콘센트가 뽑혀있었다.


무언가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아무 것도 없어서 우리는 실망했다.




[TV도 못 샀나보네, 원숭이 할배.] 라던가, [시체라도 있었으면 흥미로웠을텐데.] 라며 각자 떠들어댔다.


우리는 집 안을 뒤져보기로 했다.


부엌을 보러간 친구가 갑자기 [우왁!] 하고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라 우리는 모두 부엌에 모였다.


소리를 지른 친구가 가리킨 곳을 보니, 냉장고 문이 열려 있었다.


허리를 굽혀 안을 보자, 냉장고 안에는 검은 책가방이 있었다.




나는 조금 움찔거리며 책가방을 냉장고에서 꺼내기 시작했다.


책가방은 의외로 묵직해서 무거웠다.


뚜껑 쪽에는 칼날로 자른 것처럼 X자가 나 있었다.




[열어볼까...]


[...열어보자.]


나는 책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바닥에 털어놓았다.




노트와 교과서, 필통이 쏟아진다.


노트에는 [1학년 1반 A] 라고 이름이 써 있었다.


교과서도 노트도 본 적 없는 디자인이었다.




우리 학교에서 쓰는 게 아니었으니.


나는 기분이 나빠졌다.


다들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잠자코 바닥에 흩어진 책가방과 그 내용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분위기를 견디다 못해, [원숭이 할배가 어릴 적에 쓰던걸까?] 라고 익살을 떨며 노트 한권을 주웠다.


그리고 그걸 펄럭펄럭 넘겨보았다.




딱 한가운데쯤에, 봉투가 끼워져있었다.


봉투는 입구가 봉해져 있었지만, 나는 그걸 찢고 안에 든 것을 꺼냈다.


내용물을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봉투 안에 들어있던 것은 사진 한장이었다.


사내아이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 사진.


사내아이는 두눈을 감고 입을 반쯤 열고 있어,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눈꺼풀이 부풀어 오른 탓이었고, 코와 입 주변에는 피처럼 보이는 게 달라붙어있었다.


[위험해, 이거...]


누군가 그렇게 말한 순간, 갑자기 [콰당!] 하는 소리가 목욕탕에서 들렸다.




다들 죽어라 달려서 원숭이 할배의 집을 뛰쳐나왔다.


물론 나도 그 사진을 던져버리고 도망쳤다.


그대로 그날은 각자 집으로 도망치고 끝이었다.




처음 약속한대로, 원숭이 할배네 집에 갔던 것과 거기서 본 것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원숭이 할배네 집에 잠입하고 며칠 지나, 그 집은 해체되었다.


그로부터 벌써 12년이 흘렀다.




솔직히 그렇게 무서운 일을 겪은 건 그 전에도 그 이후로도 없었다.


무서운 일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고.


최근까지 원숭이 할배에 대해서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잊으려고 노력한 게 아니었을까.


그런데 그걸 왜 이제 와서 떠올렸느냐면...


그저께, 이사를 하게 되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분간 사용하지 않았던 공부책상 안 쪽에서 나와버린 것이다.


그 사내아이의 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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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43rd]동생바보

괴담 번역 2017. 3. 2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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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다.


7살 어린 녀석이라, 동생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귀여워했었다.


남동생도 나를 잘 따랐기에, 근처에서도 유명한 사이 좋은 형제였다.




중학교 수학여행 가던 날 아침, 남동생이 가지 말라며 울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도 그랬기에, 나는 곤란해하면서도 딱히 놀라지는 않았다.


[내가 없는동안 멍멍이 마이클 잘 돌봐줘야 해?]




그 말을 남기고, 나는 집을 나섰다.


첫째날 저녁, 남동생이 부른 것 같은 소리에 뒤를 돌아봤지만 당연히 아무도 없다.


나도 너무 신경을 쓰는건가 싶었는데,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서 밤에 집에 전화를 했다.




남동생이 받았길래 별일 없냐고 묻자, 낮잠을 자는데 내 꿈을 꿨더란다.


형제는 텔레파시 같은게 있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기에, 그런건가 싶어 조금 기뻤다.


이틀째 저녁, 레크리에이션으로 이런저런 건물을 찾아가고 있던 와중, 나는 친구와 장난치다 도로에 뛰쳐나왔다.




건물 부지 안이라 차도 별로 없어서, 꽤 방심하고 있었다.


클락션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니, 대형트럭이 눈앞에 있었다.


큰일났다 싶은 순간, 몸이 냅다 밀쳐졌다.




나는 치였구나 싶어 눈을 꽉 감았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간발의 차로 차도를 벗어나 있었다.


살짝 긁힌 정도 상처가 전부였다.




트럭 운전수 아저씨도 당황해 뛰쳐나왔다.


[치일 뻔 했잖아!]


엄청 혼이 났었다.




그날 밤, 또 집에 전화를 하자 또 남동생이 받았다.


또 내 꿈을 꿨더란다.


사고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는데, [도로에 막 뛰어나가면 안돼! 치이면 엄청 아프다고.] 라고 말해왔다.




정말 우리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연 같은게 있구나 싶어 들떴다.


하지만 다음날, 귀가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병원 침대 위에서 앓고 있는 남동생의 모습이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전날 저녁 쇼핑을 하고 돌아왔더니 남동생이 낮잠을 자는 방에서 신음이 들리더라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들어가보니, 남동생이 숨이 끊어질 것처럼 헐떡이고 있더란다.


무슨 발작인가 싶어 당황해 껴안았지만, 몸을 만지니 비정상적으로 아파했다.


어머니는 어찌할 바를 몰라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남동생을 옮겼다.




전신 타박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침대에서 자는 것도 아니라 자는 사이 어디 부딪힐 일도 없다.


애시당초에 어디 떨어지거나 부딪힌 정도 수준의 상처도 아니었고.




마치 차에 치인 것 같았다나.


나는 그때 나를 도와준 게 남동생이라고 확신했다.


[나 때문에 다친거니까 내가 간호할게!] 라고 부모님에게 억지로 말하고, 그날부터 병원에서 묵으며 간병을 시작했다.




다음날, 신변잡기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려 집에 전화를 걸었다.


남동생이 받았다.


어? 지금 병실에 있을텐데, 뭐지?




하지만 곧바로 그 목소리는 어머니 목소리로 바뀌었다.


나는 무슨 오류가 있었나 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병실로 돌아오자 어쩐지 소란스러웠다.




남동생의 용태가 급변한 것이었다.


그날 밤, 남동생은 숨을 거뒀다.


나는 그 후 몇달이고 슬픔에 젖어있었다.




동물이 주인 대신 죽는다는 이야기도 여럿 있는데, 어차피 죽을 거라면 남동생 대신 마이클이 죽었더라면 하는 나쁜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는 집에 잘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집에 들어가면 남동생을 떠올리게 되는 게 싫어서, 밤마다 밖에서 놀고 다니기만 했다.




어느날, 여느때처럼 놀며 돌아다니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다.


평상시에는 무시하기 마련이었지만, 그 때는 왠지 모르게 받아야할 것 같았다.


그러자 들려온 것은 남동생의 목소리였다.




[형, 빨리 돌아와. 나는 마이클이랑 산책 못 간단말이야.]


그렇게만 말하고, 전화는 끊어졌다.


당황해서 집에 돌아가자, 어머니가 통화 중이었다.




내게 전화가 걸려왔을 무렵에도 계속 통화 중이었단다.


하지만 통화 이력에는 집에서 온 전화라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현관에서 나를 따라온 마이클이 가만히 내 얼굴을 올려다 봤다.




그 얼굴을 바라보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나는 마이클한테 사과하며 밤새 울었다.


지금은 그 마이클도 꽤 늙어버렸지만, 제대로 끝까지 내가 돌볼 생각이다.


단 하나 신경이 쓰이는 게 있다면, 지금도 가끔 집에 전화를 걸면 남동생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기쁜 듯, 웃어넘길 수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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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0th]XXX GP의 지원요청

실화 괴담 2017. 3. 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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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비비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군에서 갓 전역한 20대 청년입니다.


2012년도에 먼저 전역한 친구에게 술자리에서 들었던 군대 괴담입니다.


친구네 부대는 최전방과 가깝긴 하지만, 최전방에 투입되지는 않는 부대였답니다.




어느날, 친구네 부대로 지원 요청이 와서, 한개 소대가 최전방에 있는 A소초와 또다른 소초로 10명씩 투입이 되었습니다.


당시 제 친구는 막 병장을 달았던 터였고, A소초에 지원을 가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A소초에서 근무시간대가 되어, 처음으로 B초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B초소에는 같은 부대인데다 자기 부사수인 후임과 같이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지루하던 참에 무전기가 울리더라고 합니다.


무전기를 받으니 무전기에서는 [치직... 치직... 치이이이익...] 하는 잡음 뿐 말이 없었습니다.




[혼선인가?] 하고 무전기를 내려놓았는데, 한번 더 울리더랍니다.


[치직... 치이이익...]


원인을 몰라 그냥 내버려뒀는데, 무전기가 재차 울렸습니다.




받아보니 이번에는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XXX GP에 적 도발이 시작되었습니다! A소초에서 빠른 지원 부탁드립니다! 빨리 와주시기 바랍니다!]


급한 목소리와 함께 무전기는 꺼졌습니다.




친구는 급한 마음에 A소초에 연락하여 [XXX GP에 도발이 시작되었으니 빠른 지원 부탁드린답니다!] 라고 보고했습니다.


A소초의 통신병은 [...뭐지... 우선 알겠습니다.] 라는 반응만 보였답니다.


친구는 병장짬에 괜히 지원왔다고 욕을 하며, 진짜 전쟁이라도 나면 어쩌나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네요.




15분 정도 지났을까요.


근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음 근무자가 오더랍니다.


[저기, 지원온 분들 지금 근무 교대 해주고 소초로 복귀하라고 합니다.]




친구는 그대로 후임하고 복귀를 했더랍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에 근무했던 근무자들이 죄다 소초 앞에서 엎드려 있었습니다.


소초장은 친구와 후임마저 엎드리게 한 뒤, 이유도 모를 얼차려를 내린 뒤 생활관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친구는 무슨 일인지 모르고 기껏 파견 나와서 얼차려나 받는게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소초장에게 찾아가 [아니, 적 도발이 시작됐다는데 얼차려를 왜 받은건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따졌다고 합니다.


소초장은 그저 [다른 부대에서 지원온 건 고맙게 생각하는데, 초소 근무 첫 투입부터 장난이나 치면 어떻게 하나?] 라며 타박만 줬습니다.




그리고는 이따 호출할테니 오라며 보냈다고 합니다.


생활관에서 쉬다가 흡연장에서 흡연을 하는데, 소초장에게서 호출이 왔답니다.


소초장실로 가봤더니, 전화를 받으라고 하더랍니다.




친구네 부대 중대장이었습니다.


병장 달고 파견나가서 고생하는 건 알겠는데, 조금만 참으라는 말과 함께 금세 전화가 끊겼다고 합니다.


곧이어 날아든 소초장의 말에, 친구는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초장이 얼차려 준 이유는, 너네 시간때 투입한 B, C, D 초소에 동시에 연락이 와서 XXX GP에 포격 도발이 일어났다고 똑같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같은 근무시간에 투입된 초소에서, 전부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XXX GP는 6.25 때 이후로 없어진 GP인데, 모든 초소에 그런 연락이 올 리가 있겠냐? 너희들이 짜고 장난 친 거라고 보고 얼차려를 준 것이다.]




친구는 딱 사흘 더 있다가 더는 무서워서 지원 못하겠다고 후임들 데리고 부대로 복귀했답니다.


혹시 6.25 때 병력 지원을 요청했던 지원이, 먼 시간을 뛰어넘어 2012년에 수신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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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A는 어릴적부터 연휴가 되면 혼자 시골 할아버지댁에 내려가곤 했다.


A가 중학교 2학년 때, 며칠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던 할아버지가 A와 고모에게 이런 말을 했더란다.


[한밤 중에 눈을 뜨니 죽은 K랑 T가 이불 옆에 줄지어 서서 째려보는게 아니겠니. 무섭구나...]




감기 때문에 무서운 꿈을 꾸신 거라고, A와 고모는 할아버지를 달랬다.


5일 뒤, 할아버지는 컨디션이 악화되어 그대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리고 2년이 지나, A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추석 전에 부모님보다 먼저, 혼자 귀성한 A는 밤에 편의점에 다녀왔단다.


9시 지날 무렵 돌아왔는데, 자리에 누우셨을 할머니 방에서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할머니, 왜 그래?] 하고 방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A의 모습을 보자, 할머니는 울며 달라 붙었다.


[죽은 할아버지랑 친척들이 이불을 둘러싸고 싸늘하게 째려보고 있지 뭐니.]


할머니는 계속 울었다.




2년 전, 할아버지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라 오싹했지만, A는 [괜찮아, 꿈일거야.] 라며 할머니를 달랬다.


그리고 할머니가 잠이 들 때까지 곁을 지켰다.


3주 뒤, 할머니는 뇌경색으로 급사했다.




그해 겨울, 귀성한 A는 사촌 C와 놀고 있었다.


작은아버지의 아들인 C는, A와 동갑이라 귀성하면 줄곧 같이 놀곤 했단다.


[그러고보니까 나 어제 엄청 무서운 꿈 꿨다? 죽은 할아버지 할머니랑 다른 친척들이 방안에 들어와서, 다들 날 째려보더라고.]




C의 말을 듣고, A는 무언가 위험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C를 데리고 선조의 성묘를 했고, 절에서 경을 읊어달라고 부탁했다.


이틀 뒤, C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 이후, A는 설날과 추석 때 가족이랑 함께 귀성하는 것 외에는 시골에 가지 않게 되었다.


사촌이 죽고 나서 5년 뒤, 고모에게 전화가 왔다.


[A야, 할아버지랑 할머니, 그리고 C가 죽었을 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지?]




[죽은 친척들이 째려보고 있더라는 거?]


[그래, 그거. 고모도 그걸 봐 버렸지 뭐니.]


[뭐!]




[그래서 무서운 걸 꼭 참고 째려보는 사람들을 자세히 봤어. 전부 9명 정도 있더구나. 아버지랑 어머니, C랑 돌아가신 삼촌들... 다 우리 친척이었어. 그런데 딱 한명 모르는 사람이 있더라.]


[그게 누구였는데?]


[정장을 입은 40대 정도 남자였는데, 꽤 야위어있었어. 게다가 그 사람만 웃고 있지 뭐니. 히죽히죽... 기분 나쁘게.]




[고모... 조심해...]


[알고 있어. 우선 여기저기 불제도 받으러 다닐거고 정신 차리고 사고 안 당하게 해야지. 갑자기 병이라도 들면... 그건 어쩔 수 없지만. A 너도 조심하렴.]


이게 2달 전 이야기란다.




A는 추석에도 고모와 만났지만, 건강하셨다고 한다.


불제를 간 덕일까?


결국 진상은 아직도 모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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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89th]군대에서 눌린 가위

실화 괴담 2017. 3. 2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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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mocha141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군 복무하던 시절, 하사였을 때 이야기입니다.


2011년 자대에 오고 1년도 안됐을 때, 당시 저는 쓰레기 전담 하사라고 할 정도로 부대 내 쓰레기를 수거장에 나르던 일을 했습니다. 


더럽고 냄새나는 일이라 막내인 제가 전담할 수 밖에 없었죠.




보통 아침에 차를 받고 오후 4시까지 수거장에 나르고 버리는 일을 반복합니다. 


일을 마치면 차량반납을 하고, 자대에서 차를 보내주면 타고 돌아가는 일이었죠.


당시 부대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차량을 두대 받아 바쁘게 날랐고 소대 고참 부소대장이 저를 도와 같이 일을 했습니다.




물론 싣고 버리는건 저 혼자 했습니다.


부소대장이 해주는 건 오직 쓰레기를 날라주는 것 뿐...


그날은 정말 미친듯이 버려서, 3시 정도에 일이 끝나게 됐습니다.




차를 반납하고 나니 시간이 남았죠.


뭘할까 고민하던 차에, 부소대장이 저에게 연대건물 3층에 지금은 안 쓰는 방이 있다며 가서 잠이나 자자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군인에게 잠은 하루종일 자도 부족하니까요.




가을쯤 되던 때였고, 강원도 땅이라 추웠지만 그럭저럭 잘만했습니다.


정말 짧은시간 깊게 잠에 빠졌습니다. 


10분정도 잔거 같았는데 눈이 떠지더군요.




잔거 같지도 않고 평상시 마냥 정신도 또렷했죠.


하지만 뭔가 달랐습니다. 


딱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약간의 위화감이 있었달까요.




멍청하게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걸 꽤 긴텀이 흐르고 나서 알았습니다. 


그냥 편하게 옆으로 누우려고 했는데 움직이지 않아서 알게 됐죠.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가위는 처음 눌려본거라, 몸이 움직이지 않으니 이게 가위구나 하면서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눈만 돌리는데. 이상하게 머리 위쪽을 보면 안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콱 박혀왔습니다.


그 순간부터 갑자기 너무 무서웠습니다. 




머리쪽에 무언가 있다라는게 느껴졌습니다. 


인기척이라고 해야할지 존재감이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뭔가 있다고만 느꼈죠.


손이랑 발을 움직이려고 부단히 애쓰고, 어떻게든 일어나려 발버둥쳤습니다.




머리위는 무서워서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하겠고, 몸은 움직이지도 않고... 


무서웠죠.


그러다 손가락이 움직였습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 싶은 것과 거의 동시에, 몸이 전부 움직여졌습니다.


바로 일어나서 머리쪽을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죠.


아무튼 가위가 풀리고 공포도 사라지니 온몸에 소름이 돋고, 몸에는 힘 하나 없어 주저 앉았습니다.




심장소리가[쿵, 쿵, 쿵, 쿵...] 하고 제 귀에 들리는것처럼 뛰고 있더라구요.


솥뚜껑 같은 손으로 제 등을 두들기는 것 마냥, 엄청 컸습니다.


옆에 자고 있던 중사를 깨웠습니다.




[저 가위에 눌렸습니다.] 라고 말하니, 별 대수롭지 않게 [가위? 그냥 다시 자...] 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전 다시 잤습니다. 


머리위에 뭔가 나오지 않을까 마음 졸이면서요.




제가 생각해도 뜬금 없지만 다시 잤습니다.


그때 그 가위는 왜눌린거고 왜 위를 쳐다보지 못했을까요?


그날 저와 같이 잔 중사는 그 주 휴가였고, 휴가 당일 저녁 중대카톡으로 메세지가 왔습니다.




[손중사 교통사고로 차 유리를 뚫고 나갔고, 머리를 박고 출혈이 있는데 굉장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2시간 후, 가족상의하에 보급관님과 같이 산소호흡기를 뗐고, 사망확인했다는 카톡이 왔습니다.


그 후로 가위에 눌린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 죽은 사람도 그 이후 아직 없습니다.


그 중사님 참 술담배 안하시고 돈을 악착 같이 모으셨는데 아직도 그 분이랑 마지막으로 농담한게 생각나네요.


전역할때 되면 전 여자친구한테 전화오게 만들거라고 하던게요.




전역 못하고 군인으로 돌아가셔서 아직도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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