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셋이서 도쿄 4박 5일 - 1일차

VKRKO 2024. 12.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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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어느덧 여덟번째 일본 여행인데, 제대로 여행기를 써보는 건 첫 여행 이후 아주 오랜만입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끝난 이후 정말 자주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저로서는 드물게도 혼자가 아니라 셋이서 간 여행이라 추억을 되새길 겸 여행기를 적어볼까 해요.

 


여행에 동행한 건 같은 직장에 다니다 지금은 모두 이직한 친한 동생들 둘입니다.
보통 그렇듯 일본말은 저 혼자 하기 때문에 일정도 제가 짜고 통역도 제가 하고 그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챗 GPT를 통해서 짰습니다.
원래 제 여행 스타일이 최대한 빡세게 보고 싶은 걸 다 보게 짜는 편인데, 이번에도 역시나 그렇게 짜서 하루에 최소 2만보는 돌아다녔습니다.

 

 



첫날, 원래 출국 비행기는 오전 9시 55분 출발 예정이었는데, 이날 하필 올해 첫눈, 그것도 펑펑 쏟아지는 예상 못한 사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갈 예정이었는데, 일어나서 밖에 나와보니 이건 버스 타고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로 서울역으로 이동해서 도심공항터미널로 가서 짐 맡기고 직행열차를 탔습니다.
한 10분 늦었으면 도심공항터미널 이용이 안될 상황이었는데 빠르게 판단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나...?
고양 쪽에서 오는 동생들은 첫차 타고 진작에 도착해 있더라고요.





아무튼 공항 도착해서는 바로 출국장으로 이동.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하면 승무원이랑 같은 출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출국장 이동이 아주 용이합니다.
다만 정작 이렇게 빨리 나오고서도 폭설 때문에 지연이 됐기 때문에... 일찍 공항에 온 건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한시간을 기다리다 겨우 탑승했는데, 결국 비행기 안에서 3시간을 더 기다린 끝에 오후 2시에 이륙해서 4시가 다 되서야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5년 전에도 겨울에 도쿄 가다가 비행기에서 3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었는데... 겨울에는 여행을 삼가야겠습니다...





이번에는 일본 여행 다니면서 난생 처음으로 FSC,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을 탔습니다.
늘 LCC만 타다가 왠일로 대한항공을 탔느냐 하면 마일리지 소모 기한이 도래해서... 멀리 갈 계획이 없다보니 마일리지도 일본 갈 때 쓰게 되네요.
아무튼 FSC 답게 이어폰도 주고 기내식도 줍니다.
굴소스 해산물 덮밥인데, 아주 맛있었습니다.





마리오와 동키콩의 환영을 받으면서,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교환해 이동합니다.
일본에 도착해서 처음 먹은 건 스타벅스의 시즌 한정 메뉴, 메리베리 스트로베리 프라푸치노...
화이트 초콜렛과 마스카포네 휘핑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고 그냥 딸기라떼였습니다.
딸기라떼는 맛있죠.





스카이라이너를 타면 한시간 안쪽으로 숙소를 잡은 닛포리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밤이 되어버린 바깥 풍경에 한탄하며 숙소로.
이번 숙소는 에어비앤비 느낌으로 아파트 하나를 빌렸는데, 자체 홈페이지가 있어서 에어비앤비보다 조금 싸게 예약했습니다.
숙소 이름은 후타바 호텔.
3인 4박 109,000엔이었는데, 있을 거 다 있고 방도 좋고 한달살기 해도 참 좋겠다 싶은 숙소였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갈 일 있으면 재방문하고 싶네요.

 

 



원래 일정 상으로는 이거저거 계획이 있었는데 다 망했고, 바로 신주쿠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당초 짜놓은 동선도 좀 꼬이면서 이날 일정은 별로 참고할 게 없게 되어버린게 아쉽네요.
도쿄도청에서 야경도 보고 라이트쇼도 볼 예정이었으나, 아쉽게 들를 시간이 나질 않았습니다.
결국 제일 먼저 들른 것은 이번 여행 세명의 관심사가 일치하던 카메라샵.
사진 좋아하는 분들이면 잘 알만한 키타무라 카메라라는 가게인데, 잘 정리되어 있는만큼 가격이 좀 나가는 편입니다.
정크 쪽에서 건질게 있나 열심히 들여다보다가 그냥 있는 카메라에 충실하자는 결론을 얻고 나왔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유니클로 신주쿠 본점이 10월에 새로 오픈했다길래 열심히 돌아보고 옷도 많이 샀는데 거기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고지라 70주년 기념 UT, GU 해리포터 콜라보 슬리데린 후드티, GU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콜라보 플리스, 그리고 GU 카고팬츠를 샀습니다.
오타쿠 티내기 딱 좋고 한국에서는 안 파는 물건들이라 아주 만족스럽게 잘 입고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좀 팔아주면 좋겠네요 맨날 일본 가서 살 수도 없고...

 



기내식 먹고나서 아무것도 안 먹으니까 배가 고픕니다.
유니클로 나오니까 바로 앞에 긴자 라이온 비어홀 신주쿠점이 보입니다.
원래 계획 짤때는 긴자를 가서 본점을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을 짜다보니 4박 5일에 다 낑겨넣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신주쿠점이라도 들러보기로 합니다.
저녁을 야키니쿠를 먹고 싶다는 일행의 의견을 수렴하여 가볍게 맥주 한잔만.
기왕 이런데를 오면 생맥주는 에비스를 먹고 싶어집니다.
철판에 구운 소세지랑 먹으면 맥주가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보러간 것은 고지라 로드의 고지라 헤드...
사실 이것도 원래 계획으로는 앞에 가서 고지라 티셔츠를 입고 셀카를 박을라고 했는데, 폭설로 인한 지연으로 인해 여러모로 일정 맞추기 어려울 거 같아 결국 방문을 포기했습니다.
대학교 때 초대 고지라에 대한 발표를 한 이후 관심이 생긴 캐릭터인데, 다음에는 꼭 앞에 가서 사진 찍어보고 싶네요.
그때까지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주기를...
아무튼 멀리서라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녁은 야키니쿠 무한리필집.
히노마루라는 곳인데, 한 건물 지하에 본점이 있고 6층에 2호점이 있습니다.
현금이나 페이페이/카카오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네요.
저희는 2호점을 이용했는데, 두당 5만원 정도 선에서 고기랑 음료 무한리필이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구글 리뷰 평점 본점과 2호점 모두 5점에 육박할만큼 되게 좋은데, 고기가 꽤 맛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만족했습니다.
한국어 메뉴가 있긴 했는데 정작 직원분들이 다 중국 분들이고 손님들도 중국 분들이 주로 찾는 거 같더라고요.
결국 한국어 메뉴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주문했습니다.
우설을 엄청 먹었네요.
다만 닛카 하이볼은 제가 타는 것보다 맛이 없기 때문에 다른 술을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식사를 마치고서 향한 곳은 가부키쵸 1번가.
동행한 동생들이 다들 용과 같이를 즐겼기 때문에 초행길인데도 익숙해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예전에는 진짜 좀 돌아다니기 위험한 느낌이 물씬 나는 거리였는데,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정돈되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때 유명했던 토호 시네마 옆도 울타리 쳐놓으니까 사람도 없고... 오히려 삐끼들이 줄을 서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대로변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2023년에 새로 생긴 가부키쵸 타워가 이날의 마지막 행선지였습니다.
여기는 새벽까지도 영업을 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묵으신다면 야식 먹으러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DJ 공연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풍경과 여기저기 가득한 네온사인이 그야말로 도쿄 사이버펑크.
2층에는 오락실도 있고 가볍게 들러서 구경하기 여러모로 좋은 곳이 아닌가 싶네요.

 



이건 신주쿠역으로 돌아오다가 드러그 스토어에서 산 드래곤퀘스트 콜라보 안약, 로토 Z! 프로입니다.
슬라임처럼 생긴게 너무 귀여워서 샀는데 이날 이후 다른 드러그 스토어에서 찾질 못해서 몇개 더 살걸 아직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일단 보이면 사야하는 것이 여행의 진리인 거 같네요.

 



숙소가 있는 닛포리역 인근은 주택가라서 아주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역에서 숙소까지는 도보 5분 정도인데, 오는 길에 마트도 있고 패밀리마트도 2개 있어서 이거저거 사먹기도 좋고...
원래 술을 잘 안 마시는데 여행 가면 괜스레 마시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여행도 매일같이 편의점 털고 매일같이 야식을 먹는 방종한 삶을 즐겼습니다.

 



여행 첫날부터 가볍게 2만보 돌파.
여행 중 가장 적게 걸은 게 첫날이었네요.
제가 일정을 짜면 늘 이렇게 되는데, 매번 힐링 여행을 꿈꾸면서도 미친듯이 걷다오는 걸 보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에게 일정을 맡겨야 할 팔자 같습니다.`
여행기는 2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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