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2ch 괴담

오딕 오디오 괴담 - 07 오스트레일리아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22. 22:39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215th]오스트레일리아 https://vkepitaph.tistory.com/364

 

[번역괴담][2ch괴담][215th]오스트레일리아

[1850년대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골드 러시가 일었지. 그래서 전 세계에서 일확천금을 노린 사람들이 몰려 들었어. 그 중에는 몇 만명이나 되는 중국인도 있었지.] 존은 모닥불의 불꽃을 바

vkepitaph.tistory.com

 

320x100
320x100

 

초등학교 4학년 때, 같은 반에 코우군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코우군은 조용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타입이었지만, 혼자 노는 건 아니고 다른 아이들과도 잘 어울렸다.

나와도 딱히 친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교실에서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곤 했다.



어느 여름날 하굣길.

수풀 옆을 지나가는데, 검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뭔가 싶어 자세히 보니, 그것은 책가방이었다.



누군가 있었다.

뭘 하는건가 싶어 다가가 보니, 책가방을 메고 있는 건 코우군이었다.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어?]



코우군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대답했다.

[별 거 아니야. 개구리 가지고 놀고 있는 것 뿐.]

[개구리를 좋아하는구나.]



수풀 사이로 흐르는 개울가에 쪼그리고 앉은 채, 코우군은 등을 돌린 채 대답했다.

[그래. 개구리를 이렇게 하는 게 즐거워.]

왼손으로 참개구리 한마리를 잡아들더니 내게 보여줬다.



[어! 뭐야, 그거!]

코우군은 참개구리의 오른쪽 다리를 잡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참개구리의 왼쪽 다리는, 허벅지 부근에서 사라져 있었다.



[코우군이 자른거야? 그거...]

코우군의 오른손에는 미술 공작 시간 때 쓰던 커터칼이 들려 있었다.

칼날에는 붉은 피가 살짝 묻어있었다.



[맞아. 여기 있는 개구리의 왼쪽 다리를 모두 잘랐어.]

그렇게 말한 뒤 코우군은 손에 잡고 있던 참개구리를 놓아주고, 근처에서 뛰어다니는 새 개구리를 잡으려 했다.

놓아준 참개구리는 비틀비틀 기어가다, 개울로 들어가 그대로 흘러갔다.



어제, 3년만에 고향에 돌아와 동네 슈퍼에 들렀다가 어릴 적 친구인 다이군과 우연히 만났다.

나는 코우군이 문득 떠올라,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코우군은 내가 목격하기 전, 훨씬 어릴 때부터 개구리 왼쪽 다리를 자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 녀석, 개중에서도 올챙이가 발이 자라나기 직전에 잘라내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했었지.]

잘 잘라내면 상처가 아물어, 마치 선천적으로 왼쪽 다리가 없는 개구리처럼 된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요즘은 그런 짓 안하지?]



우리도 이제 20대 후반이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은 그런 짓을 하지 않을거라 믿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아, 그 녀석 죽었어. 오토바이 사고였지. 뭐랄까, 비 오는 날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는데, 어떻게 부딪힌건지 왼쪽 다리가 허벅지에서 잘려나가는 바람에 출혈과다로 살릴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



다이군의 말에 충격을 받아, 나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주변에서도 다들 개구리의 저주 아니냐는 소리를 하더라. 코로나 전에 있었던 일이니까 벌써 한 4년 됐나? 너도 시간 있으면 코우네 집에 가서 향이라도 피우고 와라.]
다이군은 그 말을 남기고, 카트를 끌어 계산대로 향했다.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저주라던가 액운이라던가 그런 건 모르지만, 그저 인과응보라는 단어가 머릿 속을 맴돌았다.

무엇이 코우군에게 개구리 왼쪽 다리에 집착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날 수풀 속에서 다리가 잘려나간 개구를 보며 행복해하던 그의 미소를, 나는 잊을 수가 없다.

 

320x100

오딕 오디오 괴담 - 06 공중전화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15. 20:12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1st]공중전화 https://vkepitaph.tistory.com/33

 

[번역괴담][21st]공중전화

5년 전 여름 나는 여동생 3명과 함께 바다에 갔습니다. 오전부터 오후 3시 정도까지는 날이 맑았습니다만, 이후에는 지독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어머니에게 귀가가 늦어질 것 같다

vkepitaph.tistory.com

 

320x100

[번역괴담][5ch괴담][1020th]소의 무덤

괴담 번역 2023. 3. 14. 23:03
320x100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몇년 전 개축을 통해 지금은 현대적으로 리모델링 됐지만, 내가 다닐 무렵만 해도 곳곳이 낡아빠진 오래된 학교였다.

역사만큼은 현 내에서도 손꼽히는 이 학교에는, 오래 전부터 남몰래 전해 내려오는 전설 같은 괴담이 있었다.

통칭 "소의 무덤" 이라는 이야기.



제목만 들으면 오컬트 판에서도 유명했던 "소의 목" 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오컬트 판에 들어오게 된 건 아주 최근의 일이지만, 우리 학교에 전해져 내려오는 소의 무덤 이야기는 일반적인 소의 목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너무 무서워서 아무도 말할 수 없는 스타일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신기하게 일치했다.



하지만 어느 선배는 [안보 투쟁이 한창이던 시절, 학생운동과 관련된 이야기 같아.] 라고 말하고, 우리 학교를 나온 10살 많은 사촌형은 [타이쇼 후기에서 쇼와 초기 시절 이야기라던데.] 라고 말했다.

이야기의 제목도 소의 무덤(墓, はか / 하카) 이라는 설과 소의 바보(バカ / 바카) 라는 설이 있어서, 그야말로 정체불명의 괴담이라 할 수 있다.


[소의 무덤 전설을 자세히 조사해 보자.]



나에게 그런 말을 건넨 것은,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A였다.

막 하복으로 갈아입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A는 나와 달리 우등생이라,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부터 오칼트나 판타지 쪽에 상당히 심취해 있어서, 이 이야기도 원래는 A가 정년퇴직을 앞둔 노교사로부터 듣고 온 게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소의 무덤 (혹은 바보?) 전설 에 대한 조사는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었다.

A는 도서관에서 지역판 신문을 뒤지고, 졸업한 동문을 찾아가기도 하고 대학 도서관까지 들락거렸다.



그야말로 수많은 자료를 쉴 새 없이 조사했던 것이다.

나도 A의 조사에 몇번 동행한 적이 있는데, 그의 열의는 어딘가 이상하다고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 어쩌면 A는 그때 이미 무언가에 홀려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A는 학원에서 여름방학 특강을 들으면서도, 여전히 향토사를 찾아보는 등, 여전히 소의 무덤에 관해 지치지도 않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나는 A와는 다른 학원에 다니고 있었던 것도 있고, 여름방학 직전부터 같은 학원을 다니는 여자아이랑 친해지면서 불순한 목적이지만 학원에 신경을 더 쏟고 있었다.



8월 초순, 나와 A가 속해있던 동아리의 여름 합숙이 열렸다.

여름 합숙이라고는 해도 동아리 활동 끝나고 부원들끼리 학교에 있는 숙박실에서 하루 묵는 것 뿐이었지만.

그날 밤, 오랜만에 A를 만난 나는 그동안의 조사 상황에 대해 물었다.



[6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에 학생이 사망한 사건이 있던 건 진짜 같아. 하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공개되지 않은 또다른 사건이 과거에 있었다는 얘기를 어느 나이 많은 졸업생한테 들었어. 아무래도 그 이야기야말로 소의 무덤 사건의 숨겨진 진실과 닿아 있는 것 같아.]

A는 분명히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을 지금 찾고 있어.]



그 후, 관례대로 한밤 중까지 동아리원들이 모여 이런저런 괴담을 늘어놓던 도중, 한 여자부원이 [콧쿠리상 할래?] 라는 제안을 했다.

A는 거기 찬성해서, 말을 꺼낸 여자아이와 함께 10엔 동전에 손가락을 올렸다.

나는 오컬트는 좋아하지만 쫄보였기에, 다른 부원들과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실내의 공기가 묘하게 축축하다고 할까, 끈적끈적하고 점기가 있는 것 같은 무거운 분위기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영감이 없는 나조차도 [아, 이건 좀 위험한 거 같은데.] 라고 느낀 순간, 콧쿠리상을 하고 있던 여자아이와 A의 손가락 밑에 있던 10엔 동전이, 불규칙하게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싫어... 뭐야, 이거...]



주변을 둘러싼 나와 다른 동아리 부원들의 안색도 나빴지만, 제멋대로 움직이며 멈추지 않는 10엔 동전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은 여자아이와 A의 안색은 파랗게 질리다 못해 창백할 지경이었다.

방 한구석에 누군지 모를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았지만, 몸이 벌벌 떨려서 그 쪽을 볼 용기도 없었다.

다른 여자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너희들 뭐하는거야!]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전 부장이자 작년 졸업생인 B 선배가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B 선배는 여자아이와 A의 뺨을 때리더니, 10엔 동전을 낚아채 모기장을 열고 밖으로 힘껏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콧쿠리상 할 때 쓴 종이를 들고 합숙소 밖으로 나갔다.

나중에 물어보니, 종이를 구겨서 화장실 변기에 흘려보냈다고 한다.

[농반진반이래도 이런 건 하지 말라고, 너희들.]



B 선배는 꽤나 영감이 강해서, 자던 도중 기분이 울렁거리고 메스꺼워져서 깨어났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단한 사람이다.

[이제 너희들 좀 얌전히 자라.]



A는 여전히 멍한 표정이었지만, 어물어물 일어나 남자 숙소로 가려고 했다.

[아, 그리고 말인데.]

그 뒷모습을 향해 B 선배는 말을 건넸다.



[나쁜 말은 안 할테니까, 적당히 해둬라.]

A는 아무 대답도 없이 나갔다.

결국 제대로 잠도 못 잔채 다음날 아침이 되었고, 우리는 해산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2주 정도가 지나, 여름방학도 절반 정도 남은 어느날 밤, A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소의 무덤 사건 말인데.]

[너, 아직도 그거 조사하고 있었어? B 선배도 말했지만 적당히 해두라고.]



[거의 알 거 같아. 또 하나의 이야기의 진상을 알게된 여자한테만 저주가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다더라.]

[여자한테만?]

[그러니까 우리는 괜찮아. 그래서 학생운동 시절의 이야기를 자세히 안다는 사람을 내일 만나기로 했어. 모레 동아리 활동 때 다 들려줄테니까, 기대하라구.]



그렇게 전화는 끊어졌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 날, 결국 A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궁금해서 밤에 A네 집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몇번을 걸어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



A와 연락이 닿지 않은 채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나는 A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A네 집은 창문이 모두 닫힌 채, 현관 신문꽂이에는 신문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물론 초인종을 눌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점점 커지는 막연한 불안감만 안은 채, 그 여름방학이 막을 내렸다.

2학기가 되어도 A의 모습은 학교에서 찾을 수 없었다.

A한테는 1학년이던 여동생이 있었기에 1학년 후배에게 물어봤지만, 그 여동생도 학교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후, 나는 한 후배 여자아이에게 소문을 듣게 되었다.

A의 여동생이 여름방학 때 갑자기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이었다.

매우 밝고 활기찬데다, 친구들 중 누구도 그런 낌새는 느끼치 못했는데, 갑자기 자기 방에서 칼로 목을 그었다고 한다.



학교에는 집안 사정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는 연락이 와서 그대로 처리되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전학의 이유에 대해서는 결코 말해주지 않았다.

그로부터 15년.



아직도 A의 이후 행방은 알 수 없는 채다.

결국 나는 A에게 "소의 무덤 사건" 의 진상을 듣지 못했다.

아무도 내용을 모르는 가장 무서운 괴담이라는 점에서도, "소의 목" 과는 희미한 공통점이 나타나지만...



다만 아직도 신경 쓰이는 것은, A가 "소의 무덤 사건" 에게 대해 조사하며 적은 노트를 2권 가량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조사 기록을 A의 여동생이 읽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렇지 않다면 갑작스러운 그녀의 자살시도를 설명할 수 없는데...



나중에 B 선배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B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그 녀석, 그날 밤 콧쿠리상을 하기 전부터 뭔가 안 좋은 기운이 몸을 감싸고 있었어. 그림자가 진하다고 할까,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게 혼을 빼앗긴 것은 예감이 들었지. 나는 그게 신경 쓰였던 거야. 아마 그건 원념이 아니었을까.]

A군, 아직 네가 그 조사 기록 노트를 가지고 있다면 하루빨리 불태워 버리기를 바랄 뿐이다.

320x100

오딕 오디오 괴담 - 05 휴대폰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12. 21:18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50th]휴대폰 https://vkepitaph.tistory.com/90

 

[번역괴담][2ch괴담][50th]휴대폰

밤에 이부자리 안에서 벽 쪽을 향해 누운 채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가위에 눌렸다. 전혀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눈마저도 움직일 수 없고, 한 곳만을 계속해서 보고 있을 수

vkepitaph.tistory.com

 

320x100

오딕 오디오 괴담 - 04 썩어가던 것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10. 00:09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93th]썩어가던 것 - https://vkepitaph.tistory.com/150

 

[번역괴담][2ch괴담][93th]썩어가던 것

어린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일들. 그리고 그 기억. 나중에서야 그 당시의 인상과는 다른 사실을 알아차리고 소름 끼치는 일이 자주 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초등학생이었던 때의 일이

vkepitaph.tistory.com

 

320x100
320x100

 

우리 외할아버지 장례식 때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대부분 어머니에게 들은 소문이라,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장례식 자체는 차질 없이 진행되어 무사히 끝났다.



철야가 끝나자 모였던 친척들도 다들 돌아가고, 어머니와 두 삼촌만 남아 술에 취한 채 조의금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거지를 하고 있던 숙모가 다가왔다.

[여보, 참배를 하고 싶다는 분이 왔는데...]



상당히 취해있던 어머니와 삼촌들은 이상하다고 여겨, 혹시 참배를 하는 척 조의금을 훔치러 온 사람은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들 동요하고 있었으리라.

모처럼 찾아와 준 사람인데, 실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있었을테고.



조의금도 다 꺼냈겠다, 유사시에는 삼촌들 둘이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거라 낙관적으로 생각해, 그 남자를 안으로 들이게 되었다.

어머니에게 물어봤지만, 남자의 모습은 확실치 않다고 한다.

어쨌거나 남자인 것은 확실하지만, 중년인 것 같기도 하고, 노인인 것 같기도 했다고 한다.



옷차림도 올 때와 갈 때가 서로 다른 옷을 입고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인상 깊었던 것은, 남자의 몸에서 생선 비린내 같은 게 났던 점이었다.

남자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시종일관 웃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웃고 있는데도 어쩐지 기분 나쁘고 섬뜩했어.] 라고 말했다.

남자는 불단에 들어서자마자, [향을 끄면 안되겠습니까?] 라고 묘한 말을 꺼냈다.

무례한 놈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껏 찾아온 참배객이니만큼 원하는대로 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러자 남자는 [저와 고인 둘만 있도록 해주세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 또한 상주를 물리는 무례한 부탁이었지만, 향도 다 치웠고 조의금도 없는데다 딱히 불심이 깊은 집안도 아니라, 남자가 원하는대로 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장지문을 닫고 옆방에서 상황을 살피는데, 경을 읽는 기색도 없다.



아무래도 수상하다는 생각에, 유체에 해코지라도 하는건 아닌가 싶어 슬쩍 들여다보았다고 한다.

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남자는 할아버지의 얼굴 코끝에 자기 얼굴을 가져다 대고, 빙그레 웃으며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 남자는 아무리 봐도 그 상태로 할아버지를 만지려는 것 같았어.]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결코 유체를 만지려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동안 보고 있자니, 남자의 중얼거림이 점점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무념. 무념. 무념. 무념. 무념. 무념. 무념. 무념.]

남자는 그렇게 분명히 되뇌이고 있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남자의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어쩐지 화를 내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삼촌들은 갑자기 겁이 나, 장지문을 조심스레 닫고 옆방에서 한마음이 되어 경을 읊었다고 한다.



그러자 갑자기 [쾅!] 하고 장지문이 열렸다.

남자는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서둘러 돌아갔다.

안도하는 것도 잠시, 혹시 할아버지에게 해코지라도 한 게 아닌가 싶어 관을 확인했다.



관 바깥쪽에는 무수한 발톱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엄청난 양의 짐승 털이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에게는 발톱자국은 커녕, 짐승의 털 한 올도 묻어있지 않았다고 한다.



안도감과 동시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 어머니와 삼촌들은 급히 청소를 했다고 한다.

다음날, 스님이 찾아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스님은 [짐승 냄새가 나는구려. 만약을 대비해 돌아가신 분 방에 향을 피워두길 잘했소.] 라고 말했다.



어제 일이 현실이었구나 싶어, 다시금 소름이 돋았다고 한다.

나는 그런 짓을 하는 건 필시 여우일거라 여겨, 어머니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바보야, 괜찮아. 여우님은 그런 나쁜 짓은 하지 않아. 우리 집에서는 모시지 않지만, 여우님을 나쁘게 말해서는 안된단다.] 라며 나를 꾸짖었다.



[그럼 뭔데?] 라고 되묻자, 어머니는 갑자기 입을 다물어, 그날은 더 이상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그 남자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320x100

오딕 오디오 괴담 - 03 미소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5. 13:58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217th]미소 - https://vkepitaph.tistory.com/370

 

[번역괴담][2ch괴담][217th]미소

무섭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직접 겪은 일이다. 그 날 나는 역의 홈에서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홈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내 옆에서 5m 정도 떨어진 곳에 한 커플이 있었다. 그들

vkepitaph.tistory.com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