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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괴담

[번역괴담][2ch괴담][101st]책상 밑에서

괴담 번역 2010. 11.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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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옮긴 회사에서 막 일이 손에 익어갈 무렵의 일입니다.

그 때 나는 작은 회사에서 사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 나는 다음날까지 마감인 서류 작업 때문에 잔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사장님도 함께 남아 작업을 도와주셨지만 그 날은 다른 볼 일로 먼저 돌아가셔서 사무실에는 나만 있었습니다.



작업을 한참 하는데 남자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하지만 일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바쁘다고 답장을 하고 다시 일에 몰두했습니다.

시간은 그리 늦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슬슬 일이 마무리 되어가서 커피라도 한 잔 마시려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그 때 갑자기 문에서 [콩콩] 하는 소리가 작게 울려퍼졌습니다.

순간 깜짝 놀랐지만 피곤해서 잘못 들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커피 자판기는 사무실 밖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문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문 쪽으로 다가가니 이번에는 훨씬 큰 소리로 [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무실 안에 있는 CCTV 모니터에는 문 바깥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잔뜩 겁에 질린 나는 어쩔 수 없이 책상으로 돌아와 급히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 때 갑자기 정전이라도 일어난 것 같이 불이 꺼졌습니다.



너무나도 무서워져서 어쨌거나 도망치자고 생각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책상 밑에서 왠 여자가 내 양쪽 발목을 움켜잡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사무형 책상 밑의 의자가 들어가는 곳에서 그 여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다보며 내 발목을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나는 너무나도 큰 두려움에 그만 기절해버렸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을 마구 두드리는 소리와 익숙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남자친구가 와 있었습니다.



전화 기록이 남아 있는데 내가 전화를 통 받지 않아 걱정하며 달려왔다고 합니다.

그 때 이후 내가 무서운 일을 겪은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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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15th]회송 전차

괴담 번역 2010. 6. 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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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학생이었을 때의 이야기이니, 벌써 20년은 더 된 것입니다.

 

어느 겨울날 나는 친구의 맨션에서 평소처럼 마작을 치고 있었습니다.

 

정신 없이 보내는 대학 생활이었기에 대개는 해가 뜰 때까지 마작을 하곤 했지만, 그 날은 의외로 판이 일찍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시간은 새벽 2시.

 

나의 대학은 교토의 후시미에 있었고, 친구들과 어울리던 맨션은 교토-오사카 전철의 연선에 있었습니다.

 

깊은 밤 맨션을 떠난 나는 집에 돌아가기 위해 스쿠터를 타고 철로 옆을 신나게 달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조금 졸렸기 때문에 찬 바람이 불어 딱 좋았고, 주위에는 다른 사람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철로를 가로질러 가기 위해 건널목에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건널목을 건너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 갑자기 경보기가 [쾅쾅쾅]하고 요란스레 울리며 차단기가 눈 앞으로 내려왔습니다.

 

급히 스쿠터를 멈추고 시계를 보니 시간은 3시 즈음.

 

[뭐지? 이런 시간에. 막차라면 훨씬 전에 끊겼는데...]

 

이런 상식을 벗어난 시간에도 전철이 주행하는 건지 의문을 가지면서도, 할 수 없이 나는 추위를 참으며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멀리서 열차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차량의 앞에는 [회송]이라는 큰 두 글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이런 새벽에도 회송 전철이 다니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눈 앞을 지나가는 전철의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주변이 주택가인데다가 새벽이었기 때문에 전철은 스피드를 낮춰 최대한 조용히 지나가려 하는 듯 했습니다.

 

중간 정도 지나갔을까, 나는 전철에서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어째서인지 금방 내가 본 것이 너무도 이상해 참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다만 그 때에는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었지만...

 

내가 본 것, 그것은 여자였습니다.

 

새벽 3시의 회송 전철에 여자가 단 한 명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갈색의 울로 된 코트를 입고 머리가 긴 사람이었습니다.

 

주위에 역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이외에 다른 사람이 타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 여자만이 문 근처도 아닌, 열차 한 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기묘한 것이 보통 열차 안에서 서 있는 사람은 손잡이를 잡고 창문 쪽을 향해 서 있는데 그 여자는 뒤로 돌아서 손잡이도 잡지 않은채 그저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전철이 지나가고 차단기가 올라간 다음에야 나는 내가 본 것이 기묘한 것이란 것을 알아차리고 확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로부터 이미 상당한 세월이 흘러 지나갔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여자의 뒷모습은 나의 뇌리에 똑똑히 박혀 있습니다.

 

그리고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가 내 쪽을 보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Illust by rabbitc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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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14th]베란다

괴담 번역 2010. 6. 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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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돌아갈 때는 살고 있는 아파트가 보이는 다리 위에서 방의 베란다를 올려다 보곤 합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그 날도 내 방의 베란다를 올려 보았습니다.

 

 

 

[응?]

 

 


베란다에 누군가 있다...

 

분명히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긴 머리를 늘어트린 채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나는 무서워져서 가까이에 살고 있는 동료 K씨에게 전화를 하고 근처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일의 경위를 이야기했지만 K씨는 믿지 않으며 착각이라고 단언하고는, 함께 집까지 가 주기로 했습니다.

 

방에 들어가니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낯익은 방이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베란다에도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역시 잘못 본 거야]

 

그리고 K씨는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의 불안이랄까, 공포는 전혀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에게 [헛것을 본거야] 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저녁도 먹지 않은채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딩동]

 

벨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멍하니 도대체 누구냐며 투덜대면서 인터폰을 들었습니다.

 

동료 K씨였습니다.

 

K씨는 대단히 무서운 얼굴을 하고 [빨리 나와! 안에 누군가 있어! 이 집 베란다에 사람이 있다구!] 라며 문을 두드렸습니다.

 

잠이 확 깬 나는 짐도 챙기지 않고 그 길로 부리나케 집을 나왔습니다.

 

문 밖에 있던 K씨는 나를 보자마자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K씨의 모습을 보니 나도 무서워져서 같이 소리를 내어 울어버렸습니다.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여러번 전화 했었어.]

 

휴대폰을 보니 3통이나 전화가 와 있었습니다.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저녁 때 일이 마음에 걸려 다시 다리 위까지 와 봤거든.]

 

무서움 탓인지 K씨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빨래가 크게 말려 있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모두 사람이었어. 도대체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이 베란다에 한꺼번에 있을 수 있

니? 거기다가 빨래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 사람들 모두,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방 쪽을 째려보고만 있었어...]

 

이야기를 듣자마자 온 몸에 소름이 돋고 또다시 눈물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그대로 경찰서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역시 믿어주지는 않았지만, 경찰관 한 명이 함께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베란다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날은 K씨에게 돈을 빌려 택시로 근처에 있는 부모님의 집으로 가서 잤습니다.

 

다음날 부모님과 함께 돌아와 그 방에서 나가기로 하고 부동산에 집을 내놓으러 갔습니다.

 

일단 부동산에 있는 사람에게 추궁해봤지만 여태까지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습니다.

 

 

 

본가에 돌아온 다음날 집에서 편히 쉬고 있는데 직장 상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K씨가 입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일도 있고 해서 불안해진 나는 바삐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K씨는 얼굴과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자고 있었습니다.

 

곁에서 간병하는 가족에게 친구임을 알리고 그 사람이 K씨의 오빠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혹시 회사에서 K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회사에서는 그다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K씨의 오빠의 물음은 이어졌습니다.

 

[그럼 남자친구라도 있었나요?]

 

[K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나는 어제 일은 이야기하지 않고 K씨의 오빠에게 사정을 물어보았습니다.

 

[방에서 자해를 한 것 같아요.]

 

[네?]

 

무엇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 관리인이 찾아가 보니 K씨가 엄청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문이 잠겨 있어 관리인은 경찰에 전화를 한 뒤 비상키를 사용해 들어갔다고 합니다.

 

[병원에 옮겨지고 나서 경찰에게 들은 거지만, 베란다 유리가 산산조각 나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도 침입자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런

흔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안에서부터 깨진 창문의 모습이 K가 직접 깨버린 것 같다고 해서...]

 

나는 눈 앞이 어두워짐을 느꼈습니다.

 

분명 그거야...

 

 

 

그 뒤 K는 정신을 다쳐서 지방의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면회를 하고 싶다고 K의 가족에게 몇 번 부탁해봤지만, [나중에] 라는 대답 밖에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 갑자기 K씨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즐겁게 지내고 있다던지 병실 동료인 누구를 싫어한다던지 어떤 남자가 멋있다던지 하는 내용이 정신 없게 적혀 있었습니다.

 

사진의 끝에는 건강하고 힘내고 있어! 라는 말과 함께 흰 병실의 침대에 K씨가 피스 사인을 하고 있는 사진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등 뒤에 보이는 창문은 모두 검은 종이로 가로막아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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