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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번역괴담][2ch괴담][251st]도움

괴담 번역 2011. 10. 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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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를 당해서 자살을 할 바에야 차라리 따돌리는 놈을 죽이면 되잖아.]

이런 이야기를 이따금씩 보곤 한다.

솔직히 과격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내 중학교 시절 친구 중 저런 이야기를 했던 S라는 녀석이 있다.

S는 성격이 밝은데다 덩치가 제법 있는 열혈남이었다.

왕따 같은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녀석으로 기억한다.



어느 방송사에서 특집으로 왕따에 관해 방영한 다음 날, S는 위에 적은 것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나라면 차라리 저렇게 할 거야. 그냥 죽어버리는 건 너무 한심하지 않냐?]

다른 아이들의 의견은 어땠는지 잊어 먹었지만, S가 콧김을 거세게 내쉬며 그렇게 말했던 것만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나는 S와 사이가 멀어졌다.

원래 자주 어울리는 패거리가 아니었던데다 학교도 갈렸던 것이다.

그런데 졸업 후 반년쯤 지날 무렵, 나는 묘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



S가 고등학교에 와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상상이 안 됐다.

차라리 S가 따돌리는 역할이면 모를까,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 외의 일이었던 탓이다.



그 소문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S가 우리 집에 전화를 건 적이 있다.

그 전까지 S는 나에게 한 번도 전화를 하지 않았었다.

무슨 일인가 갸우뚱거리며 어머니에게 수화기를 건네 받았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S냐? 야!]



[아... 응... 어...]

[야, 오랜만이다. 잘 지내냐?]

[아... 응... 저기...]



[응?]

[...아,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니야. 미안.]

그리고 S는 전화를 끊었다.



그 전화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S가 정말로 왕따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목소리는 S였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몹시 안절부절하고 있는 것이 목소리만으로 느껴졌다.



다음 날,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녀석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녀석도 S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나랑 비슷한 즈음에, 제대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점심 시간,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야, S가 옥상에서 뛰어 내려서 자살했대!]

충격적이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유서도 있었다.

원인은 역시 왕따였다.

장례식은 밤샘도 없이, 친지들만 모여서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장례식 때문에 오랜만에 모인 중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나는 이상한 공통점을 찾아냈다.

그 자리에 모인 거의 모든 친구들이 그 날 S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S는 그 누구에게도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던 모양이다.



S는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싶던 것일까?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하고 싶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들과 이야기를 하는 걸 통해서, 자신이 가장 즐거웠던, 눈부시게 빛나고 있던 시절의 잔영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것일까?

이제 와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나에게는 그렇게나 밝던 S가 너무나 짧은 시간 사이 딴 사람처럼 변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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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17th]미소

괴담 번역 2011. 7. 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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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직접 겪은 일이다.

그 날 나는 역의 홈에서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홈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내 옆에서 5m 정도 떨어진 곳에 한 커플이 있었다.



그들 역시 나처럼 아슬아슬하게 홈의 노란색 선 안 쪽에 서 있었다.

그 커플은 즐거운 듯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자 아이가 꽤 귀여운 인상이었기 때문에, 나는 부러운 기분으로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이가 역을 통과하는 열차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시선은 저절로 열차 쪽으로 향했다.

전철이 들어오는 쪽에 그 커플이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그 커플도 시선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전철이 커플 앞을 지나칠 무렵, 여자 아이가 남자 친구를 보며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은채 전철로 뛰어들었다.

쾅하고 딱딱한 물건에 무엇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뒤를 이어 전철이 엄청난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멈췄다고는 해도 역을 통과해서 지나가는 열차였다보니 워낙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던 터라 역을 완전히 통과한 후였다.



선로에는 여자 아이의 잔해 같은 것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지만, 결코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다.

남자 친구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나는 혼란스러워서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그런거지?

아까까지 분명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뛰어드는 순간마저도 즐거워 보였는데...



전혀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그저 멍하니 서 있는데, 역무원 몇 명이 달려 왔다.

그 중 한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죄송합니다만 혹시 사고를 목격하셨습니까?]



나는 혼란스러웠던 탓에 말을 더듬으며 [네, 네...] 라고 겨우 대답했다.

그러자 역무원은 [그러십니까... 저,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만 경찰이 오면 사고 상황을 증언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라고 물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전철에서 인명 사고가 날 경우, 자살 사고 외에도 살인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찰의 현장 검증과 목격자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개를 돌려보니 남자 친구에게도 역무원이 말을 걸고 있다.

남자 친구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인지 완전히 혼이 빠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증언을 하기로 하고, 역 사무실로 안내되었다.



[경찰이 올 때까지 여기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

역무원의 안내를 받아 나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곧 역무원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남자 친구가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대로 사무실 안 쪽으로 데려가져서, 나에게는 그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경찰이 도착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상황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나는 정직하게 본 것을 그대로 말했다.

여자 아이는 자기가 열차로 뛰쳐들었기 때문에 사고가 아니라 자살이다.

남자 친구는 물론이고 그 누구도 밀치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도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전철로 뛰어들던 여자 아이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이었다.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여자 아이가 미소를 지으며 뛰어들었다고 경찰에게 설명했다.

그렇지만 경찰은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 듯 [네, 감사합니다.] 라고 수긍할 뿐이었다.



방 안 쪽에서 남자 친구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너무나도 냉정한 경찰의 태도가 마음에 걸려서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자살 사건의 경우에는 모두 이런 상황입니까?]



경찰은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종종 이런 상황이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경찰의 말에 의하면, 자살할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갑작스레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모양이다.

그런 사람들을 모두 밝은 얼굴로, 마치 산책이라도 가듯 자살해버리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죽는다고 마음 속에서 결정해버렸기 때문에 들뜨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다른 무엇에 홀려버린 것일까?

하지만 내가 보았던 전철에 뛰쳐드는 그 모습은 무엇인가에 끌려 들어갔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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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01st]도움

괴담 번역 2011. 6. 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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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택배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날 역시 평소처럼 일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2층 아파트에 짐을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 별다를 일 없는 평범한 일이었습니다.

손님의 이름은 야마구치씨였습니다.

그 날은 여자친구와 데이트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빨리 일을 마치고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높은 곳에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달려서 12층까지 갔습니다.

가벼운 짐이었기 때문에 그리 지치지 않았죠.

그리고 나는 무사히 짐을 야마구치씨에게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 나는 무심코 야마구치씨 옆 집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현관에는 벽보가 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나이가 먹어서 다리가 좋지 않아져 쓰레기를 버리러 갈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여자친구를 보러 빨리 가고 싶었지만 곤란에 처한 사람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습니다.

나는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러자 집에서 70세 정도의 할아버지가 나오셨습니다.



나는 [저, 벽보를 봐서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오오, 고맙구만. 조금 준비를 할테니까 이거라도 먹고 있어주게.] 라고 말하고 할아버지는 내게 과자를 몇개 주셨습니다.

5분쯤 기다렸을까요?



할아버지는 작은 골판지 상자를 하나 건네주셨습니다.

검은 테이프로 꽉 닫혀 있어서 쓰레기 상자치고는 조금 부자연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뭐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었습니다.



[네, 그러면 제가 버리겠습니다.]

[그래, 고맙네. 마중은 못 나갈 거 같아. 잘 부탁하네.]

[네, 안녕히 계세요.]



상자가 꽤 무거웠기 때문에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습니다.

타고 나서도 내려놓고 있었지만.

정말로 다리가 안 좋은 듯 했고, 꽤 좋은 분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지독하게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찾았을 때는 조금 낙심해 하고 있었던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아, 이제 곧 6층입니다.



[쾅!!]

깜짝 놀랐습니다.

엘리베이터가 6층에 도착하자마자 골판지 상자가 천장에 대단한 소리를 내며 부딪힌 것입니다.



갑자기 골판지 상자가 붕 떠올랐으니 나는 어이가 없어서 조금 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나는 바로 상자를 열어봤습니다.



그 안에는 쇠로 만들어진 아령에 피아노줄이 칭칭 감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깜짝 놀라 바로 12층까지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방에 도착하고 나서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웃었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오늘은 여자친구와 못 만나겠구나, 이 과자는 어쩌지? 같이 묘하게 머릿 속에 냉정한 생각들만이 감돌았습니다.



이미 아시겠지요.

할아버지는 자살을 하셨던 겁니다.

할아버지는 목에 피아노줄을 휘감고 쓰러져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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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171st]사진관

괴담 번역 2011. 4. 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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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 전까지 사진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내가 일하는 사진관에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포토 프린터가 있었다.

가게를 찾는 대부분의 손님은 바로 이 포토 프린터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온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사용했었던 것인지는 특별히 체크하지 않는다.

점원이 포토 프린터를 체크하는 때는 인화가 잘못 되었을 때, 용지를 보급할 때,그리고 가게 문을 닫을 때 손님이 놓고 간 물건이 없는지 확인할 때뿐이다.

가끔씩 메모리 카드나 사진을 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분실물은 1년 정도 사무실에 보관하다 주인이 오지 않거나 문의가 없을 경우에는 그대로 버리곤 한다.



2주 정도 전, 가게 문을 닫으며 포토 프린터 주변을 살펴보니, 사진이 10장 정도 수북히 쌓여 있었다.

[어라?] 하고 생각하며 주워보니 손목을 그은 사진이다.

머리가 긴 것으로 보아서 아마 여자의 팔인 것 같다.



칼로 그은 것은 손목뿐만이 아니었다.

팔과 어깨에도 몇 곳이나 커터칼로 그은 것 같은 상처가 나 있다.

사진은 자른 상처 자국, 잘린 한가운데, 피투성이가 된 사진 투성이였다.

얼굴은 찍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장난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 상처 자국은 가짜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기분이 나빠진 나는 점장에게 사진을 가져가 이야기했지만, 장난일 가능성도 있어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미루기로 했다.

결국 사진은 그대로 사무실에 보관하게 됐다.

보관이라고는 해도 봉인해버리듯이 신문지에 싸서 창고에 처박아 둔 거지만.



그런데 그 날 밤부터 꿈이랄까, 자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눈 앞이 새빨개져 깜짝 놀라 일어나는 일이 계속 일어나기 시작했다.

꿈 속에서 무엇인가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굉장히 무서웠다.

몸 전체가 나른해지며 숨이 차고, 식은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잠에 들 수도 없어, 부들부들 떨면서 아침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일주일이나 계속되었다.

도저히 정상적으로는 잠을 잘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 나머지 나는 수면제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장에게 상의를 해서 아르바이트를 잠시 쉬기로 하고, 의사를 찾아가 처방전을 받아 약을 받아 왔다.

그러자 이상하게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마침 날씨도 좋았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24시간 내내 방에 깔아뒀던 이불을 햇빛에 말리기로 했다.

베개와 이불을 베란다에 가져다 널고, 마지막으로 바닥에 깔린 요를 들어 올렸다.

그런데 요 밑에 지난번 사무실에 가져다 놓았던 손목을 그은 사진이 깔려 있는 것이다.



사진은 1장.

커터로 손목을 긋고 있는 도중의 사진이었다.

사진에는 선명하게 핏방울까지 찍혀 있었다.



물론 나는 사진관에서 사진을 가져온 적이 없었다.

게다가 요 밑에 일부러 깔아두는 짓 따위는 결코 할 리가 없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지만 나는 반사적으로 사진을 찢고 불에 태워 버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이 사진이 나에게 죽음을 가져올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대로 가게에 달려가 창고에 처박아 두었던 사진도 모두 태워버렸다.

점장은 나를 걱정해줬지만 갑작스럽게 사진을 태운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아마 점장도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진작에 태워 버리지 그랬어.] 라고만 했을 뿐이었다.



나는 그 다음 날에 아르바이트를 그만 뒀다.

지금은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고, 이사도 할 생각이다.

요즘에는 어떻게 어떻게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지만 약 덕분인지 사진을 태운 덕인지는 모르겠다.



그 사진에 관한 일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종종 순간적으로 머릿 속에 그 이미지가 떠오르곤 한다.

그렇지만 더 이상 그 사진에 관한 것은 알고 싶지 않다.

장난이었던 것인지, 누가 무슨 이유에서 그런 사진을 찍었던 것인지, 무사한 것인지 따위는 결코 알고 싶지도 않고, 알 수도 없을 것이다.

나로서는 그저 이 끔찍한 사건을 빨리 잊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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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5년 전, 회사의 보직 발령으로 인해 사이타마에서 아타미로 전근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타미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두근거리며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일본 유수의 온천들이 몰려 있는데다 기숙사비도 무료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별 거 없었습니다만...)



어쨌거나 아타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지사로 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잠시 일 관련 이야기를 했지만, 회사의 상사가 [오늘은 기숙사에서 편히 쉬도록 해요.] 라고 말해줬습니다.

그 덕에 저녁까지 도시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잔뜩 흥분하고 있었습니다.

아까 그 상사 분이 [아타미는 야경이 멋지죠.] 라고 말한 것이 기억나서, 나는 드라이브를 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밤 11시 정도.



아타미에 간 적 있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타미에는 고개가 매우 많습니다.

길 사이에는 고개 투성이입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잘 모르는 길인 것까지 겹쳐 결국 나는 길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멀리 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대충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야경을 보며 슬슬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내려와 성 같은 곳을 지나친 뒤, 다시 조그마한 고개를 넘고 나니 여기가 어딘지 정말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당연히 마음은 불안해지는데, 마침 카 스테레오마저 고장나 버렸습니다.

울상을 지으며 나아가다 보니 30m 정도 되어 보이는 짧은 터널 앞에 오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나한테는 영감은 전혀 없습니다.

이 때를 빼고는 영적인 체험도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터널에 들어가려던 순간, 본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들어가면 안 돼!]

뭐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그 터널에 들어가면 끝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나를 휩쌌습니다.

그렇지만 그곳을 지나가지 않고서는 왔던 길을 돌아가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본능을 무시하고 터널로 들어갔습니다.



터널에 들어가고 한복판쯤 왔을 때, 나는 차를 세웠습니다.

차가 자동으로 멈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터널의 한복판에는 어린 아이가 5, 6명 있던 것입니다.

돌을 발로 차거나 공기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습니다.



이 때 뇌리에 멍하게 충격이 왔습니다.

12시가 지난 한 밤 중에 터널 한복판에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입니다.

온 몸을 사로잡은 공포에 차마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습니다.

마치 심장을 망치로 세게 두드려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몸이 부들부들 흔들리고 이가 딱딱 마주쳤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움직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아이 중 한 명이 나를 보고 웃었습니다.

커다랗게, 이를 활짝 드러내고.

그 순간 나는 엄청난 비명을 지르며 차를 고속으로 후진시켰습니다.

차 문이 터널 벽에 긁혀 불꽃이 튀었지만 미친 듯 뒤로 달려 겨우 터널 입구까지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유턴해서 어떻게 기숙사까지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 그 동네 토박이인 접수센터 직원분께 어제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이런 길을 지나서 터널에 들어갔더니 어린 아이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러자 그 분이 알겠다는 듯 말씀하셨습니다.

[그 곳이네요... A씨, 그 터널을 지나가면 니시키가우라에요.]

나는 니시키가우라가 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자살 명소예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만약 내가 그 터널을 그대로 지나갔다면 그대로 돌진해 바다로 떨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동차 옆문은 너덜너덜해졌지만 살아있는 것만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른 차가 뒤에 없던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사실 뒤로 30분을 돌아가도록 다른 차는 한 대도 보지 못했었습니다.)

이게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었던 무서운 일입니다.



* 니시키가우라(錦ヶ浦)는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에 있는 해안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절경으로 인해 관광명소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경치에도 불구하고, 주변이 낭떠러지인 탓에 현재까지 500명 이상의 자살 사건이 보고 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 탓에 현재는 성인 키 정도의 경계 철책이 세워져 있으며, 일본에서도 유명한 심령 스폿 중 한 곳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찍은 사진에는 종종 심령 사진이 찍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며, 원한을 가진 지박령이 여럿 붙어 있다고 전해집니다.




본문에 삽입된 사진은 http://yukeito.blog.me/100103226056 에서 퍼왔습니다.
추후 블로그 주인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사진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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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다.

그 녀석에게는 도쿄에서 혼자 살고 있는 여동생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끊어졌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여동생이 사회인으로 독립해 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했던 탓에 그대로 내버려뒀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뒤, 경찰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여동생이 자살했다는 것이었다.

유서에 의하면 직장 상사와 불륜 관계에 있던 여동생이 임신한 뒤 버림 받은 나머지 죽음을 택했다고 한다.



친구는 당연히 미친듯이 화를 냈고, 그 직장 상사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도쿄로 달려갔다.

여동생의 영정과 뼛가루를 품에 안고.



우선 여동생의 직장으로 가서 그 상사를 불러내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녀석은 이미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던 것이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회사의 이미지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권고 사직 당한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다행히 여동생의 친구를 만날 수 있었고, 그 친구에게 사정 사정해서 그 녀석의 주소를 알게 되었다.

친구는 단숨에 그 놈의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대답이 없다.



현관문을 끈질기게 두드리자 결국 그 놈은 얼굴을 드러냈다.

친구는 이를 갈며 자신의 신분과 찾아온 이유를 밝혔다.

친구는 영정을 보여주며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분노하며 따졌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남자의 반응이 이상하다.



화가 난 친구는 위협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 동생이 널 용서했을 거라고 생각하냐! 그 녀석은 매일 내 머리맡에 나타나서 울고 있어. 네녀석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성불도 못 할거라구!]

그렇지만 그 남자는 지친 것 같은 표정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비웃는건가?

그렇게 생각한 친구는 더 화가 났다.



[말도 안 되긴 뭐가 말도 안 된다는 거냐! 일단 사과해! 그 아이가 성불할 수 있도록!]

남자는 그런 친구를 여전히 지친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쓸데 없는 짓입니다. 몇 번을 사과해도 그녀는 용서해 주지 않아요. 지금도 이 옆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어요.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 저주할 생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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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4th]별을 보는 소녀

괴담 번역 2010. 9. 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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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학에 다니는 남학생에게 최근 너무나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생겼다.



심야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있는 아파트의 창에, 별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가 있다.



그 소녀는 싫증도 나지 않는 듯,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그도, 그런 날이 며칠이고 계속되다보니 자신의 마음 속에서 점점 소녀의 존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날, 자신의 생각을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그는 아파트의 소녀에게 고백을 하기로 결심했다.

뛰는 가슴을 겨우 억누르며 계단을 올라, 드디어 소녀의 방 앞까지 왔다.

초인종을 눌렀지만 대답이 없다.

[부재중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문고리를 돌렸다.

의외로 저항 없이 문이 열렸다.



거기서 그는 모든 것을 깨닫고 말았다.

자신이 마음에 품고 있던 소녀는, 창가에 목을 매달고 있던 것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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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4th]자살 지원자

괴담 번역 2010. 8. 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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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

 

다마오키 요시오의 머리 속은 그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매일이 고통스러운 가운데 죽음은 그것을 지워줄만한 훌륭한 수단 같이 느껴졌다.

 

집에 남겨 온 가족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요시오는 수해(樹海)를 향해 발을 디뎠다.

 

가지고 온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집에서 입고 온 옷 그대로 수해에 들어왔다.

 

이대로 가다가 길가에 쓰러져 죽으면 좋을 것 같다.

 

수해에는 들개가 많다고 들었다.

 

개한테 물려 죽는 것도 좋다.

 

신분이 밝혀지지 않도록,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 만한 물건은 전부 집에 두고 왔다.

 

시체가 발견되었을 때 자신이라는 것이 알려져 가족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서였다.

 

그저 계속해서 걸었다.

 

수해는 문자 그대로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면 나무 줄기의 다갈색이 시선을 덮는다.

 

하늘을 우러러 보면 초록색 잎들이 가득 덮여 하늘을 가리고 있다.

 

가만히 계속해서 걷는다.

 

힘이 빠져 주저 앉으면, 그곳에서 죽는 것으로 하자...

 

곧 해가 지고, 수해는 완전한 어둠으로 뒤덮인다.

 

손전등 같은 것은 물론 가지고 있지 않다.

 

이미 자신이 눈을 뜨고 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하게 하는 어둠이 요시오를 감싸고 있었다.

 

양손을 헤엄치듯 내저으면 곧 나무들에 부딪힌다.

 

그런 완전한 어둠의 세계를 다만 걷고 또 걷는다.

 

그렇지만 아무리 이런 상황에서라도 배는 고프다.

 

물론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식량 같은 것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죽기 위해서 수해에 들어왔는데도 배고픔이 그를 습격한다.

 

무엇이라도 좋다...

 

나뭇잎이라도 먹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만 걸었다.

 

문득 나무뿌리 같은 것에 걸려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높이 자란 잡초를 헤치자 동물이 도망치는 소리가 난다.

 

드디어, 죽을 곳을 찾은 것이다.

 

굶어죽던, 아까 그 동물에게 잡아 먹히던 빨리 생을 끝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강렬한 공복감이 있어 무엇이라도 입에 집어넣고 싶었다.

 

그런데 코 끝에 좋은 향기가 느껴졌다.

 

아까 그 동물은 좋은 향기가 나는 저것을 먹고 있었던 것인가...

 

코를 베어가도 모를 것 같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주위를 살핀다.

 

그러자 손이 푹하고 따뜻한 그릇 안으로 들어갔다.

 

희미하게 물렁물렁한 것이 손에 잡혔지만 밥과 반찬 같은 것이 확실했다.

 

아마 캠프를 하러 왔던 누군가가 먹고 버리고 간 것 같다.

 

아직 따뜻한 잡탕죽인 것 같았다.

 

요시오는 죽을 양손으로 떠내 얼굴 가까이에 대고 다시 한 번 냄새를 맡았다.

 

썩기 시작하고 있는지 조금 시큼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분명히 사람이 만든 음식이었다.

 

요시오는 허겁지겁 양 손의 잡탕죽을 먹었다.

 

쌀의 맛이 감격스러울 정도로 맛있다.

 

틀림 없는 닭고기의 씹히는 맛.

 

야채의 단 맛.

 

그것이 그리운 가족의 요리와 같은 맛이어서인지, 지금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도 한심해서인지 계속 눈물이 흐른다.

 

[맛있다... 맛있어...]

 

혼자 독백하면서 요시오는 잡탕죽을 먹었다.

 

배가 반 정도 찼을까.

 

갑자기 몰려온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요시오는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졌다.

 

아, 배도 부르고, 이제 이대로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

 

마지막 소원을 빌고 요시오는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요시오는 두통과 함께 잠에서 깼다.

 

옆에는 수면제 병을 손에 쥔 남자가 쓰러져 있다.

 

[으악!]이라고 고함치는 요시오.

 

남자의 사체는 들개에게 물어 뜯긴 듯 배가 찢겨져 있었다.

 

덜렁거리는 피부 속에는 찢겨진 위 주머니가 보였고, 그 안에는 그 사람이 최후에 먹었던, 어제 그 잡탕밥이 가득 차 있었다. 

 

 

*아오키가하라 수해 ; 후지 산 북서쪽에 위치한 약 3000 헥타르에 육박하는 거대한 숲.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자살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매해 70명 이상의 시체가 발견되는 곳이며, 2003년에는 무려 105명의 자살자가 나오기도 했다. 그 크기가 너무나 광대해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으며, 안에는 자살한 사람들의 인육을 먹고 자란 개들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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