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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이야기다.


어릴 적 시골에 놀러갔었단다.


간만에 시골 친구들을 만나 놀 생각에 들떠있었다.




친구들 중 한놈이 [귀신 나오는 집에 가자!] 라고 말을 꺼내, 다들 뜻을 모았다.


그 폐가는 산을 약간 오르면 덩그러니 한채 놓여 있는 곳이었다.


인적이 끊긴지 한참이 됐는데도 종종 집안일 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난꾸러기들이라 진심으로 귀신이 나올까봐 두려워하는 놈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폐가에 비집고 들어가 마음껏 이리저리 뛰놀며 살폈다고 한다.


2층 안쪽을 찾고 있는데, 한놈이 갑자기 우뚝 멈춰섰다.




무언가가 슥슥 스치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었다.


다들 멈춰서 귀를 기울이니, 확실히 희미하게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알아차리자, 다들 겁에 질려 울상이 되었다.




이미 올라온 계단 바로 아래, 딱 그 무렵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가위바위보를 해 진 녀석에게 아래를 내려다보게 했단다.


사람의 모습은 없었다.




단지 낡아빠진 걸레 한장이 보였다.


벌레가 움직이듯 혼자 마루 위를 닦으며 돌고 있었다.


[아...]




그제야 알아차렸다고 한다.


장난꾸러기들이 들이닥치며 여기저기 흙발로 밟아댄 자취를 열심히 닦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보고 있자니 무섭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미안한 마음이 들더란다.




다들 신발을 벗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미안합니다...]


다들 그렇게 사과하고 폐가에서 나왔다.




걸레는 아무 반응 없이 단지 열심히 자기 일만 했다고 한다.


후배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그 폐가는 철거됐다.


아직도 후배는 시골에 내려갈 때면 "그 걸레는 어떻게 됐을까?" 하고 떠올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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