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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자 구조나 수색에 참가한 후, 영혼에게 시달리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


영혼이 아니라 환각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기껏 발견했는데 이미 죽어있던 남성이 있었다.


곁에 떨어져 있던 메모를 보면 어젯밤까지는 분명 살아있던 사람이다.


메모 마지막 줄에는 자신을 찾아내지 못한 구조대에게 원한을 품고 죽어간다고 적혀있었다.


그걸 쓸 무렵에는 이미 사고가 흐트러져 일종의 혼란 상태에 빠져있던 거겠지.


구조대원 중 한명은 그렇게 생각하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발견 당시 이미 자살해 있던 남성이 있었다.


곁에는 여성의 시체가 있었다.


부검 결과, 여성은 이미 며칠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이 사망하자 스스로를 자책하다 남성 또한 자살한 것으로 처리되었지만...


그의 얼굴은 상처투성이였고, 여성의 손톱에서는 남성의 피부 조각이 잔뜩 발견되었다.





눈사태에 휘말려 온몸이 짓이겨진 나머지, 내장이 죄다 드러난채 발견된 여성도 있었다.


[얼어붙어 있던 내장의 선명한 색깔은 영원히 못 잊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쉰 건 전업 구조대원이 아니라 수색을 도우러 끌려온 현지 청년이었다.




이런 일들이 줄지어 일어나다보니, 끝내 자살이나 인격 파탄에까지 이른 구조대원도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조난자의 영혼이 꿈과 현실에 나타나 원망을 늘어놓으며 째려본다는 증언을 남겼다.


이유 없는 원한일지라도, 이미 죽은 이의 감정을 어찌할 도리가 있겠는가.




조난자의 가족에게 욕을 먹는 일도 허다하다.


[아들을 못 찾으면 거기서 그냥 죽을 때까지 돌아오지 마세요.] 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무너질 것 같이 약해진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해, 상대에게 터무니 없이 거친 감정을 내비치는 것이다.




  1. 오늘의 괴담은 구조 과정 중 구조대원들이 겪게 되는 잔혹한 현실에 관한 이야기.
    구하고 싶었지만 끝내 구하지 못한, 남겨진 이의 마음은 누가 달래줘야 하는 걸까요.
    살아남은 것이 도리어 고통이 되는 현실이라니, 너무 안타깝고 잔혹하다는 생각만 드네요.
  2. 흑요석 2016.07.11 00:41
    이런 글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항상 감사합니다. 119아저씨들.
  3. 보살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구해주는 사람들에게 원망을 돌리지는 않았으면 하네요. 서러워서 구해줄 의지가 나겠나...
  4.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되게 많죠.....아파트에 불나서 헬기 띄웠는데 헬기의 프로펠러 풍압 때문에 불이 더 번졌다며 화내는 입주민들이 있었죠.
    그외에도 심폐소생술 하느라 갈비뼈가 부러졌는데 고맙다는 말 이전에 대뜸 화부터 내며 배상을 요구한다건가....
    한국이나 일본이나 구조대원들은 항상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군요.
    • 그사건은 아파트 화재의 원인(아마 오토바이에 났던 불 때문이었던걸로...)과 보험 같은 걸로 따졌을 때 보상 받을 길이 없어서 정부에 책임을 돌려서 보상금을 삥뜯어내려고 입주민들끼리 작당을 해서 벌어진 언플입니다. 더 지독하고 악독한 놈들이죠.
  5. 도미너스 2016.07.12 00:13
    우리나라 소방공무원과 응급구조대 그리고 구급대원 여러분들도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시겠죠... 안타깝습니다.
  6. 이것 뿐이겠습니까. 한국에서는 더 대규모로 더 오래 지속되는 일인데. 국민감정 자체라고도 볼 수 있죠.
  7. 한국에서도 더 크게 더 오래 벌어지고 있는 일이란 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구조를 위한 노력은 알아주지 않은 채 더 많이 요구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