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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64th]똑똑똑

실화 괴담 2016. 8. 2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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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hellghost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 대학을 다니느라 현재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원룸에서 혼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아주 깔끔하고 시설도 좋은 자취방입니다.


느낌도 좋아서 안심하고 계약을 했죠.




그런데 4월 즈음, 아마 제 기억으론 4월 20일이었을 겁니다.


자취방의 구조는 현관문이 있고 들어오자마자 부엌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엌과 방 사이에 유리 미닫이 문이 있고요.




저는 그때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기에, 야행성이었던 습관을 버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원래라면 깨있었을 새벽 2시에 이미 잠을 자고 있었죠.


그렇게 한참을 자던 저는 이상한 느낌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깨자마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쾅쾅쾅 두드리는 것이 아닌, 아주 작게 똑똑똑 하는 소리가요.


현관문에 아무 힘도 주지 않은 채 노크를 하는 듯, 너무나도 작은 똑똑똑 소리였습니다.




똑똑똑.


똑똑똑.


똑똑.




그 날 저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매일 새벽 그 소리는 들려왔습니다.


그냥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기엔 노크랑 박자가 너무나 똑같았고요.




똑똑똑.


똑똑똑.


똑똑.




노크소리는 매번 현관문에서 났습니다.


항상 자다가 반쯤 깨서 듣는 소리이기에 짜증이 나서 저는 확인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혹시 어떤 사람이 술을 마시고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도둑이 들어오려고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으니까요.




잠에서 막 깨서 몽롱한 상태로 저는 식칼을 하나 꺼내들고 슬쩍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밖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둠뿐인 복도.




인기척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복도의 침묵만이 저를 반겨주었을 뿐입니다.


저는 자다 깼기 때문에 너무 졸렸고, 잘못 들었나 싶어 바로 방으로 돌아와 다시 잠을 잤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현관문에서 노크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더라고요.




저는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소리가 안들리니까 좋다는 생각으로 일상생활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현관문에 노크가 사라진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다시 노크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현관문이 아니었습니다.


유리 미닫이 문이었습니다.


부엌과 방을 가로막는, 그 유리 미닫이 문 말입니다.




똑똑이라기보단 콩콩콩에 가까운, 너무나 작은 소리.


하지만 규칙적인 노크.


저는 그 소리를 듣고 왜 현관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깨달았습니다.




현관문에서 노크를 했던 그 무언가는 제가 문을 열었을 때 들어왔던거겠죠.


그리고 바로 며칠 전, 부모님이 제 자취방에 오셔서 주무셨을 때, 덥다는 이유로 그 유리 미닫이 문을 열고 주무셨습니다.


아버지는 가위에 눌리셨고, 이상한 여자가 부엌에서 스르르 다가오더니 어머니 배 위에 엎드려 누워 이상한 말을 속삭이는 걸 봤다고 하시더군요.




제 현관문에 노크했던 그 무언가는 제 방에까지 온 걸까요?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제 뒤에서 그 무언가가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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