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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나에게만 보이는, 가족에게 불행이 일어나기 전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몇십년 전부터 계속 같은 모습이니 사람은 아니겠지만, 편의상 여기서는 사람이라고 쓰려 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이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그제껏 전혀 교류가 없었던 삼촌이 죽기 전에도 보았다.




사촌형의 형수 같이 혈연이 없어도 친척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날 때면 늘 나타난다.


무엇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거기 있을 뿐.




겉으로 보기에도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평범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언제 어디라도 같은 얼굴에 같은 모습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내 눈에만 보인다.




성별은 알 수 없다.


남자로 보이기도 하고 여자로 보이기도 한다.


그저 무표정하게 시야에 겨우 들어올 정도 위치에 가만히 서 있을 뿐.




집안에서는 본 적이 없고, 밖에서만 마주쳤다.


대개 멍하니 있으면 어느새인가 시야에 들어와있다.


확실한 것은 그 사람을 보면 분명히 가족에게 불행한 일이 찾아온다는 것.




오랫동안 보지 않아 잊고 있었지만, 지난 봄 오랜만에 그 사람을 봤다.


일을 째고 편의점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 건물 앞에, 또다시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아, 누군가 죽겠구나.


그렇게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사이 그 사람은 사라졌다.


그리고 사흘쯤 지난 어느 늦은밤.




근처 편의점까지 쇼핑하러 가는데, 또 그 사람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불행이 일어나기 전에 연속으로 나타난 적은 없었다.


나는 깜짝 놀라 우뚝 멈춰섰다.




그 사람에게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사이 차에 치일 뻔 했다.


위기일발이었다.


그야말로 자전거 앞바퀴와 자동차 사이 간격이 몇cm 되지도 않는 수준이었다.




나도 멍하니 있던 잘못이 있었지만, 상대 운전자에게도 한마디 해야겠다 싶었다.


몇미터 앞에 멈춰있는 차로 다가가, 운전석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나는 소름이 끼쳐 할말을 잊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것은 지금까지 무표정하게 내 시선에 들어왔던 그 사람이었다.


[쯧...] 하고 혀를 차고는 그대로 차를 타고 떠나갔다.


그때까지, 나는 어느쪽일까 하면 아군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녀석이 가족에게 불행을 불러오고 있던 것이라는 걸, 그날 알아차렸다.


그날 이래 그 녀석은 보질 못했다.


가족 중 죽은 사람은 없다.




물론 나도 살아있다.


하지만 언젠가 그 자가 다시 나를 잡으러 오지 않을까, 지금도 걱정되서 견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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