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320x100
300x250


늦은 밤, A는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떴다.

무엇인가를 질질 끄는 듯한 소리가 창 밖에서 들리고 있다.

길에 맞닿아 있는 집이지만, 이 시간쯤 되면 사람들은 거의 다니지 않는다.

부모님이 여행을 가서 혼자 있던 그녀는 무서워졌지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잠시 후 소리가 멈췄다.

그러나 다음 순간, 커튼이 쳐져 있는 창문이 [] 하고 울렸다.

A의 심장은 가슴에서 튀어나올 듯 고동쳤다.

똑... 똑...

힘이 느껴지지 않는 소리가 몇번이고 들린다.

그녀는 용기를 쥐어짜서 창문 쪽으로 다가간다.

[누구세요? 누군가 있나요?]

창 밖에서는 대답이 없다.



다만 힘 없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만 들린다.

[이런 장난은 그만두세요!]

떨리는 입술로 그녀는 단호하게 소리쳤다.

그러나 답변은 없고, 커튼 뒤에서는 느린 템포로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올 뿐이었다.

그녀는 커튼의 끝을 손으로 잡고, 눈을 감은 채 단숨에 커튼을 열었다.

천천히 뜬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얼굴이 피투성이인데다가, 엷은 웃음을 띄고 있는 머리가 긴 여자의 얼굴이었다.





[꺄악!!]

그녀는 소리를 지르고 급히 집에서 뛰쳐 나왔다.

도망치 듯 친구의 집에 들어간 그녀는 금방 일어난 사건을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영감이 강한 친구는 그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서랍에서 부적을 꺼내서 그것을 그녀의 목에 걸었다.

안심한 그녀는 친구의 집에서 아침까지 푹 잠들었다.

아침에 돌아갈 때 친구는 걱정했지만, 그녀는 [부적이 있으니까 괜찮아.] 고 말하고 혼자 돌아가기로 했다.

그녀가 집 근처에 오자, 주변에 수많은 경찰차들이 멈춰서 있었다.

가까이 서 있는 아주머니에게 그녀는 물어봤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주머니는 대답했다.

[어젯밤에 괴한에게 습격당한 여자가 겨우 도망쳤지만 저 쪽의 집 앞에서 결국 숨이 끊어졌대요. 불쌍하기도 해라.]

아주머니가 가리킨 손가락은 그녀의 집을 가리키고 있었다.



Illustration by 써재(http://blog.naver.com/alliezzang)

  1. 주말 동안에는 고연전 참가 때문에 아마 글이 안 올라올 것 같습니다.
    양해 부탁해요.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업시간에 잠 깨려고 읽고 있는데 뜬금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표준어 고연전.... 하앍
      반갑네요!
    • 진짜 괴담이 뭐냐면 제가 아직도 안암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 구찮은 2010.09.09 19:52
    허? 전 자살한 여자가 떨어져서 여자집 창문에 부딧히면서 똑똑 소리난줄 알았는데ㅋㅋㅋ
  3. 기기묘묘 2010.09.10 10:23
    흠....뭐 안타깝기만 하죠...
    그때 웃고있지만 않았어도...
  4. 그레아 2010.09.10 13:32
    이제 살았다!!라는 의미의 웃음이었군요...
  5. 미스티블루 2010.09.10 20:51
    오.. 이런 이야기 엄청 좋아하는데..
    자주 들릴게요 ~! 분위기를 무척 잘 꾸며 놓으셨네요.
  6. VK님의 취향은 정말 최고예요^^*
    "어.. 젠장, 있을법해!" 싶은 이야기만 모아두시는 센스~
  7. 오헨리추종자 2010.09.11 20:20
    여자가 엷은 웃음을 띠고 있던 건 겨우 도망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띤 웃음이겠지

    옆집 괴담이랑 비슷한 유형이구나
  8. 와아.... 그 미소 소름..
  9. 귀신이 아니였어~!
    살았다는 안도의 웃음이였어!
    지못미...
  10. 무적 깝 2010.11.26 00:47
    여자귀신 귀엽네
  11. dlsehdrud 2010.12.03 20:53
    현대 사회의 파편화, 개인화.
  12. ...귀신이에요? 아니면 도망치다가 문을 두드린 거에요? 'ㅅ'? 살아서 문을 두드린거면 저렇게 느긋하게 두드리진 않을 것같은데....'ㅅ'? 살려달라고 소리도 치고 ㅇㅇ
  13. 난 귀신인줄알았는데 .. 의외로 사람이였네여 ㅎㄷㄷ
  14. AprilMirage 2011.06.17 15:43
    그보다 이거 층을 얘기 안해서 또 2층 이상 높이인줄 알고 'ㅅ'..
  15. Aㅏ...일러스트와 함께 다시보니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괴한에 대한 공포와 도와줄 사람을 만났다는 안도 등 복잡한 감정이 얼굴에 얽혀 있는 듯 해요.
  16. Aㅏ...일러스트와 함께 다시보니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괴한에 대한 공포와 도와줄 사람을 만났다는 안도 등 복잡한 감정이 얼굴에 얽혀 있는 듯 해요.
  17. 영감 운운으로 훅 쳐주는 뒤통수
  18. 흑요석 2016.06.12 19:48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전에 Tv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 여성이 새벽2시경에 아파트 뒷문에서 습격을 당했는데, 침착하게 그 여성은 그 괴한에게 중상을 입히고(아마 괴한의 다리를 찔렀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피흘리며 아파트로 도망쳤다고 합니다. 아파트까지는 무사히 도착했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도 어떤 집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결국 뒤따라온 괴한에게 살해당했다더군요. (그당시 아파트의 중간높이에 있던 한 남자는, 자는데 시끄럽다고 조용하라고 소리를 질렀다는군요) 결국 그 괴한이 자리를 떠나고 30분이 지나서야 한 주민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었고, 그제야 경찰이 출동을.... 괴담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야기였습니다.
    • 일명 제노비스사건 사건이죠.
      방관자효과라는 심리학에도 오른 일입니다만
      이 사건은 전부 거짓으로 밝혀졌어요.

      당시 피해자의 가족들이 이 일은 거짓이였다고 인터뷰했답니다.
  19. 흑요석 2016.06.12 19:56
    아마.. 저 괴담 속의 여성은, 괴한이 따라올 것을 염려해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창문을 살짝 두드린 것 같네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최대한 조용히 문을 두드렸겠지요.(아마 Tv에서 나온 실화처럼 소리를 지르면, 괴한이 바로 그 위치를 파악하고 마저 죽이러 왔을겁니다) 그리고 두드리면서도 자신의 현재모습이 피흘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을테니.. 안에있는 사람이 놀라지 않게 -혹은 경계심에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 염려해서- 자신이 현재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우호적인 표정을 지은 거겠지요.. '웃음'이 아니라 마지막 힘을 짜낸 '미소'이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