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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도쿄 여행 4박 5일 - 4일차

잡동사니 2017. 12. 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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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흘째.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비 오니까 나가기가 싫어서 커피 끓여먹으면서 숙소 라운지에서 한참 있었네요.

왼쪽 위에 있는 건 이로리라는 일본식 화덕인데, 저 화덕으로 희망자에 한해 아침식사를 만들어 줍니다.

이 숙소 이름도 저 이로리에서 따왔더라고요.




아무튼 아무리 비가 쏟아지더라도 기왕 온 여행 열심히 돌아다녀야 보람이 남겠죠.

우산을 쓰고 출발합니다.

오늘 목적지는 아키하바라.

숙소에서는 걸어서 20분 남짓 거리입니다.

커다란 취미 전문 서점도 보이고, 아키하바라역과 연결된 요도바시 카메라도 보이네요.

열시쯤 도착했는데, 마침 딱 요도바시 카메라 오픈 시간이었습니다.




요도바시 카메라는 우리나라 하이마트 같은 전자제품 전문 매장입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만요.

아키하바라점 역시 온갖 PC 용품, 모바일 용품, 게임, 취미용품 등을 잔뜩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본어가 각인된 키보드, 직접 레이싱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레이싱 기어 등 이거저거 신기한게 많았습니다.




아키하바라점은 입지가 입지인만큼 취미용품 관련해서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포켓몬스터 인형이나 스타워즈 굿즈 같은 것도 잔뜩 있고, 장난감 매장도 한층을 통채로 쓰고 있더라고요.




근처에 AKB48 극장이 있다보니, 새 싱글 발매 기념으로 직접 찾아와서 싸인을 하고 간 모양이더라고요.

오른쪽은 최근 스위치로 신작이 발매된 슈퍼마리오.


게임 관련 잡지나 공략집도 많았습니다.

아랫줄 오른편은 종이로 만드는 페이퍼 시어터라는 건데, 입체적인 구성을 하고 있어서 참 신기했어요.




이곳저곳 독특한 가게가 많아서 걸어다니기만 해도 신기한게 참 많은 거리였습니다.

원래 취미가 레트로 게임 쪽이라서 중고 매장을 많이 찾아다녔는데, 가격이 전체적으로 만만치가 않아서 뭘 사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이 차라리 더 싸더라고요.




요도바시 카메라와 비견되는 대형 전자제품 매장 빅 카메라.

중고제품 전문 매장 트레이더.

아랫줄 왼편에는 국산 게임 배틀그라운드 광고판이 보이길래 찰칵.

비는 오전 내내 계속 내렸습니다.




돌아다니다 문득 하드오프가 눈에 들어와 잠깐 들어가봤습니다.

책이나 음반을 취급하는 북오프와는 달리, 게임기나 오디오 기기,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는 매장입니다.

이거저거 많기는 한데 딱히 건질 건 없더라고요.

싸게 파는 정크품도 있긴 한데 동작 보증이 없으니 손이 안 갔습니다.


아래쪽은 길 가다 발견한 고전게임 전문매장 레트로 게임 캠프.

젤다의 전설 테마를 계속 틀어놓고 있어 절로 발이 갔는데, 역시나 가격이 정말 천정부지로 뛰고 있었습니다.

레트로 게임 취미 자체가 돈이 들 수 밖에 없는거지만, 아무래도 한국이 더 싸긴 한 거 같아요.




점심은 야로라멘이라는 곳에서 먹었습니다.

양이 많기로 유명한 곳인데,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위에 쌓인 숙주나물만 한참을 파먹으면 그제야 면이 나옵니다.

제가 시킨 건 그나마 양을 좀 줄인 거였는데도 저 지경이었어요.

그래도 맛은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나니 슬슬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산을 접고 또 여기저기 돌아다녀봅니다.

스루가야라는 중고 게임 매장인데, 가격 비싼거는 매한가지더라고요.

슈퍼 마루오라는 해적판 패미컴 게임이 무려 270,000엔에 팔리고 있더랍니다.




한켠에는 지하주차장을 빌어 정크품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맞은편에는 인텔 8세대 프로세서 출시 기념 행사 중이라 뭔가 대비가 됐습니다.

아키하바라답게 메이드 카페부터 시작해 온갖 카페가 많더라고요.

고슴도치 카페랑 고양이 카페가 같은 건물에서 경쟁하고 있기도 했고요.




왼편의 커피우유는 패밀리마트에서 105엔으로 할인하길래, 1엔짜리 해결할 겸, 잠시 앉았다 갈 겸 쉬엄쉬엄 마시고 갔습니다.

어느 매장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오른편에 있는 이상한 걸 파는 곳도 있었어요.

처키의 핏빛 파스타 소스랑 핏빛 카레...




여기는 레트로 게임 전문 매장으로 유명한 슈퍼 포테이토.

맨윗층은 옛날 게임만 돌아가는 오락실이었습니다.

잠깐 구경하고 내려와보니 온갖 옛날 게임 관련 물건은 다 팔고 있더라고요.

비싸서 구경만 하긴 했지만, 왠만한 게임기는 다 갖추고 있어서 참 부러웠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버추얼 보이 시연도 해봤네요.




여기는 돈키호테 8층에 있는 AKB48 극장.

인기가 최전성기만은 못하다고 하지만, 이날도 공연이 있는지 팬들이 앞에 줄을 쫙 서 있었습니다.

앞에서 슬쩍 안을 들여다보기만 하고 내려왔어요.




7층과 6층은 오락실 겸 파칭코였는데, 게임 체험해보라고 코인 10개를 주더라고요.

덕분에 난생 처음 파칭코도 해보고 슬롯머신도 돌려봤습니다.

결과는 죄다 꽝이었어요.

역시 도박은 하면 안되는 거 같습니다.

인형 뽑기도 한번 해볼까 싶었는데, 저렇게 대롱대롱 매달려도 안 떨어지는 거 보고 진작에 포기했습니다.




근처에는 AKB48 카페도 있었습니다.

기념품점에는 크리스마스 상품들을 잔뜩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딱히 좋아하는 멤버가 있는 것도 아니라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걷다 지친 것도 있고, 카페에서 좀 쉬다가기로 했습니다.

밥때도 아니고 가격도 비싸서 식사메뉴는 스킵.

딸기모카라는 게 있어서 시켜봤는데 커피 뒷맛에 묘한 딸기향이 섞여 올라와서 그저 그랬습니다.

500엔.

추가로 음료를 시키면 종이 랜덤 코스터를 뽑게 되는데, 저는 이와타테 사호라는 친구가 나왔네요.

지난번 총선거에서 42등 했다는군요.




카페 내부에서는 계속 AKB48 관련 영상을 틀어주더랍니다.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영상 같은 게 주로 나오고, 중간중간 멤버들이 나와서 카페 메뉴 추천도 해주더라고요.




이제 쉴만큼 쉬었겠다, 아키하바라도 다 돌아봤으니 천천히 또 이동을 해야겠죠.

가는 길에 부엉이를 머리에 얹은 부엉이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있길래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머리에 있는 부엉이가 꽤 무거운 모양이더라고요.

지금 와서 보니까 복장이 호그와트 교복 코스프레네요.




다음 목적지는 우에노 아메요코 시장.

원래 미군 부대 옆에서 시장을 열었던 게 점점 커지면서 지금 규모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찾아갈만한 전통시장 중 하나입니다.

인근 우에노 동물원에서 팬더가 새끼를 낳았는지, 우에노 이곳저곳에 아기 팬더 탄생 축하 플래카드가 붙어있더라고요.




1,000엔에 초콜렛 마구 담아주는 걸로 유명한 가게도 있었는데, 이날은 어째 손님이 없는 거 같았습니다.

불닭볶음면도 만났네요.

전통시장이라고는 해도 꽤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걷다보니 하드오프와 하비오프가 같이 있는 건물이 있길래 또 들어가봤습니다.

하비오프는 취미용품 전문 매장으로, 중고 악기 같은게 잔뜩 있더라고요.

장난감이나 게임기도 많이 있었지만, 이건 아키하바라에서도 질릴만큼 봤으니.




사람들도 바글바글하고, 이런저런 가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곳입니다.

돌아다니면서 참 재밌었어요.

어느 나라를 가던 시장 구경은 꼭 해봐야하는 거 같습니다.




저녁으로는 텐동 체인점 텐야에서 올스타 텐동을.

마침 우에노점에서는 올스타 텐동 가격을 200엔이나 깎아주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550엔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튀김이 바삭바삭하고 아주 꿀맛이었어요.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다시 아키하바라를 거쳐가는 길.

버스 타이어로 카메라 렌즈를 표현한 센스 있는 광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옛날 전자상가 시절 아키하바라의 상징이었다는 라디오 회관도 스쳐 지나갔고요.




아키하바라에도 겨울맞이 일루미네이션 행사가 있더라고요.

이름은 후유하바라 일루미네이션.

가을을 뜻하는 "아키(秋)" 대신, 겨울을 뜻하는 "후유(冬)" 를 넣은 언어유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 마지막까지 예쁜 걸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녁 야식은 딸기 롤케이크랑 초코 수플레 케이크를 냠냠.

숙소에서 자는 것도 마지막이라니, 참 아쉬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즐거운 여행이었는데도 돌아가려니 아쉬운 건 사람 욕심인 거 같아요.

다음날 짐을 뺄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 날은 25,942 걸음이나 걸었네요.

왠만하면 교통비가 좀 들어도 전철을 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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