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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913rd]문고리

괴담 번역 2018. 1. 2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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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한살 어린데 자주 같이 근무하는 남자 녀석이 있다.


노래방 아르바이트인데, 손님이 오지 않을 때는 카운터에서 담배 피거나 잡담도 해도 되는 꽤 자유로운 곳이었다.


나도 틈이 나면 그 녀석, M과 자주 떠들어대곤 했다.




이야기를 하던 와중, M은 자기가 영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가게, "나오니까" 가끔 상태가 안 좋아져] 라던가.


확실히 새로 들어온 알바생이 [문을 확실히 닫았는데 청소하는 사이에 열려있었어. 무서워...] 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무서워서 아르바이트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했었으니, M은 정말 영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M에게 물어봤다.


[지금까지 겪은 것 중에 가장 무서웠던 일이 뭐야?]




그랬더니 M은 [바로 요 얼마 전 이야기인데...] 라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M은 자동차를 좋아해서 혼자 자주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곤 한단다.


그날 역시 드라이브를 가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 해안선은 지역에서 유명한 심령 스폿이었다.


시간은 이미 새벽 1시를 넘긴 터였고.


하지만 M은 아무래도 달리고 싶었는지, 차를 꺼냈다.




동반자 없이, 혼자 나서는 드라이브였다.


M은 혼자 드라이브 하는 걸 특히 좋아했으니까.


해안선은 심령 스폿으로도 유명하지만, 당시 유행하던 도로 경주가 자주 열릴만큼 커브와 직선 코스가 적절히 섞인 좋은 드라이브 코스기도 했다.




다만, 어느 다리에서 새벽 2시가 되면 여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있었다.


M은 귀신 이야기 따위는 잊은채 기분 좋게 해안선을 드라이브했다.


그리고 귀신이 나온다는 다리 바로 앞에 도착했을 때, 문득 귀신 이야기가 떠올라 시계를 봤다.




딱 2시였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딱 들었단다.


U턴을 하려해도 중앙 분리대가 있는데다, 갓길도 없어서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M은 그대로 그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시선은 다리 너머로 고정하고, 절대 사이드미러와 백미러에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애써 콧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무척 기분 나쁜 분위기였지만, 어떻게든 건넜다.


어차피 이런 귀신 이야기는 헛소문에 불과할 것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으며, M은 드라이브를 마저 즐겼다.


해안선을 쫙 지나가며 만끽한 뒤, M이 집에 돌아온 시간은 새벽 4시 무렵.




드라이브는 즐거웠지만, 조금 지친 탓에 M은 눈을 붙이기로 했다.


M의 방은 특이해서, 집 안에서 혼자 동떨어진 위치에 있다고 한다.


아파트 같은 입구에 현관도 있지만, 애시당초 집 안 부지에 있다보니 평소에는 문을 굳이 잠그지 않는다.




그런데 M이 이불 속에 들어가자, 갑자기 문고리가 철컥철컥하고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족이라면 문이 열려 있다는 건 진작에 알고 있을테고, 친구가 장난치러 왔다 쳐도 이미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이다.


M은 심장이 멎을 정도로 놀라 그대로 굳어있었다.




그 와중에도 문고리는 계속 철컥거리는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어쩔 도리도 없이, M은 문고리를 지켜봤다.


갑자기 소리가 멎었다.




그리고 서서히 문고리가 돌아가는 게 보였다.


M은 미친듯 달려가 문고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반쯤 돌아간 문고리를 우격다짐으로 돌린 뒤, 문을 잠궜다.




M이 문고리에서 손을 떼자, 문고리는 다시 미친 듯 철컥철컥거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M은 날이 밝을 때까지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벌벌 떨었다고 한다.


[혹시 친구였을지도 모르잖아. 문에 달린 구멍으로 내다보지 그랬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M은 새파란 얼굴을 하고 말했다.


[그거는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어. 무서워서 내다볼 수도 없었다고. 그냥 짐작이지만, 밖을 내다봤으면 피투성이 여자가 있었을 거 같아서 도저히 내다볼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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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괴담은 귀신이 나온다는 다리를 건넌 뒤 겪게 된 기괴한 사건에 관한 이야기.
    그 새벽에 누가 나타나서 문고리를 잡고 흔들어댔던 걸까요?
    으시시한 이야기지만, 귀신이 문 여는 법을 몰라서 한참 흔들기만 했던 게 아닐까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좀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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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가지 말라면 가지 말아야 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않는것이 좋지요... 무서운 꼴 당하기 싫다면...
    오늘의 번역도 잘 봤습니다
    항상 열심히셔서 감사해요!
  4. 주인장님ㅠㅠ 2018.01.29 00:23
    타 커뮤에서 블로그 주인장님의 글을 그대로 게시하는 것을 보았는데 말려야 할까요? 보자마자 딱 알아봐서 키워드를 함께 검색하니 역시나 그대로 옮긴 거더라구요ㅠㅠ
  5. 주인장님ㅠㅠ 2018.01.29 00:44
    “물론 이미 블로그에 무료로 게시하는 분이시지만 번역 괴담으로 책도 출판하셨고 계좌를 공개해 후원금도 받는 분이셔서 님이 최소한 출처를 밝히는 것이 그 분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문의 드립니다.” 라고 보내드렸습니다...! 항상 괴담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6. 나그네 2018.02.24 20:49
    이건 좀 아닌듯요~ 귀신은 영체인데 문을 못열어서 그러고 있었다는게... 좀도둑이거나 밤늦게 술먹고 차끊겨 잘데없던 친구였거나요~
    • 실제로 겪어보면... 좀 그런 게 있습니다 물리법칙을 완전히 무시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나지요.
    • 도둑이었다면 안에 사람이 있다는걸 안 순간 포기했을테고, 친구였다면 문을 잠갔을때 이름을 부르면서 열어달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7. 귀신학 전문가가 오셨군요 나그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