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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987th]휴일의 회사

괴담 번역 2020. 11. 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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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 회사 근처 치과에 다녀왔다.

치료가 끝난 뒤 문득 사무실 쪽을 올려다보니, 창 너머로 사람 모습이 보였다.

너댓명 정도 있는 것 같았는데, 그 중 회사에서 가장 친한 동료의 모습도 보였다.



휴일 출근인가 싶었는데 문득 그 녀석이 일요일에는 가족과 디즈니 랜드에 갈 거라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의아해서 그 자리에서 그 녀석에게 전화를 걸자 바로 받았다.

사무실 창문 너머로도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귓가로 가져가는 모습이 분명히 보였다.



[어, 무슨 일이야.]

[너 지금 뭐하고 있어?]

[뭐하다니, 디즈니 랜드 간다고 했잖아. 해저 2만리 앞에서 줄서고 있다.]



[어...? 너 지금 회사에 있잖아.]

그 순간 전화가 끊어졌다.

그 녀석이 창 밖을 두리번거리다 잠깐 나와 눈이 마주쳤던 기분이 들었다.



왠지 기분 나쁠 정도로 소름이 끼쳤다.

언제나 싱글벙글 웃는 녀석인데, 그날은 눈에 생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뚝뚝한 얼굴이었다.

그것만으로 이미 불길하게 느껴질만큼.



나는 그대로 집으로 도망쳤다.

다음날.

조금 무서웠지만 무슨 일인지 확인은 해야할 거 같아, 용기를 내 동료에게 어제 일에 관해 물었다.



[너 말이야, 어제 진짜 디즈니 랜드에 갔었냐?]

[왜? 갔었어. 왜 그런게 궁금해? 어제도 이상한 전화나 하고... 너 좀 이상한데?]

[아니, 사실은... 어제 네가 회사에 있는 걸 봤거든.]



순간 회사 안 공기가 얼어붙고, 싸늘한 시선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쩐지 등골이 오싹했다.

[...뭐? 무슨 소리하는거야, 너. 어제는 하루 종일 가족이랑 디즈니 랜드에서 놀았다니까. 하하, 이거 봐, 어제 찍은 사진.]



동료의 스마트폰에는 분명히 디즈니 랜드에서 찍은 것 같은 가족 사진이 보였다.

방긋 웃고 있는 녀석의 딸이 무척 귀여웠다.

게다가 날짜도 딱 지난 일요일에 찍은게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선물이라며 크런키 초콜렛을 받았는데 무서워서 먹을 수가 없다.

그날 이후 어쩐지 다른 동료들의 분위기가 좀 이상하게 느껴진다.



나에 대한 태도가 부자연스럽다.

지금도 일이 끝나고 술을 마시러 가곤 하는데, 문득 시선을 느끼고 뒤돌아보면 몇몇이 정색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일이 자주 있다.

그게 너무 무섭다.



나는 지금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어 여기에 적는다.

더는 회사에 나가고 싶지 않다...

 

 

 

  1. 오늘의 괴담은 휴일 회사에서 목격한 동료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영화 바디 스내쳐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이야기네요.
    누군가가 동료를 흉내내어 회사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던 걸까요?
    동료 말고도 다른 이들도 회사에 있었다는 부분도 신경 쓰이네요.
    과연 진짜 동료는 어디로 가버린걸까요?
  2. 아키이누 2020.12.01 00:05
    블로그 자주 즐겨보는 입장인데 요즘 업로드 빈도 잦아져서 너무좋네요 ㅎㅎ
    물론 블로거님이 본업도 있고 귀한 시간 쪼개서 번역+수정까지 하시는거라 매번 감사하게 여기고있습니다~
  3. 회사가기 싫은 핑계를 그럴써하게 적어보기...
  4. 도미너스 2020.12.01 15:33
    나만 빼고 뒤에서 뭔가 꾸미는 것 같은 현실적인 공포네요.
    이번 이야기도 잘 보고 갑니다.
  5. 가족들과 디즈니랜드에 가기로 한 휴일 아침...
    기대에 찬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챙기는 와이프와 함께 집을 나서려는 찰나, 급한 일이 생겼으니 빨리 회사로 출근하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수많은 갈등 끝에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와 원망스런 눈으로 째려보는 와이프를 뒤로 하고 회사로 출근했다.
    어지간히 급한 일이었는지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와 있었는데, 동기 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니 전화기가 꺼져있다고 한다. 눈치채고 전화기를 끈 것인가...?
    정신없이 일을 수습하고 있는데, 동기 녀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너 지금 뭐하고 있어?"
    나는 터져오르는 분통을 뒤로하고 비꼬는 투로 대답했다.
    "...뭐하다니, 디즈니 랜드 간다고 했잖아. 해저 2만리 앞에서 줄서고 있다."
    "어...? 너 지금 회사에 있잖아."
    순간 머리를 망치로 맞은듯한 느낌이 들며 주위를 둘러봤다.
    창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동기 녀석의 모습... 남은 가족과의 시간을 뒤로 하고 회사에 와있는데, 저 녀석은 전화기를 끄고 잠적했다가 회사 근처까지 와서 전화를 하다니... 내 표정은 차갑게 식어갔다.
    휴일 긴급업무와 가족들에게 시달린 다음 날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출근해서 업무 준비를 하는데, 어제의 그 동기가 말을 걸어왔다.
    "너 말이야, 어제 진짜 디즈니 랜드에 갔었냐?"
    천연덕스러운 말에 나는 짜증나는 기분을 억누르고 말했다.
    "왜? 갔었어. 왜 그런게 궁금해? 어제도 이상한 전화나 하고... 너 좀 이상한데?"
    "아니, 사실은... 어제 네가 회사에 있는 걸 봤거든."
    순간 회사 안 공기가 얼어붙고, 싸늘한 시선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긴급한 일이 터졌는데, 전화기 끄고 잠수를 탔으면서 그 날 회사 근처에 왔었다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마음을 굳게 먹은 나는 천연덕스럽게 작년 같은 날 디즈니랜드에 갔던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을 보고 돌아서는 동기들 뒤로 무언의 시선들이 쏟아진다.
    동기를 제외한 동료 직원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었다.
    .
    .
    .
    같은 스토리는 어떤가요?

  6. 뭔가 불법적인 일을 하는 회사가 아닌가 싶네요...
  7. 직장내 왕따인듯 ㅋㅋㅋ
  8. 왠지 짱구 곤약인간 극장판이 떠오르는 내용이네요..ㄷㄷ(제목이 쌈바어쩌고인데 괴담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짱구무서운편 철수엄마 짤"로 접해본적 있을 것.
    실제 존재하는 사람과 똑같은 곤약인간을 만들어내서 쥐도새도 모르게 바꿔치기 한다는 내용이었음)
    이 극장판 내용처럼 어쩌면 글쓴이를 제외한 나머지 동료들은 이미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다른 누군가로 교체되었던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