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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992nd]뱀이 많은 산

괴담 번역 2020. 12. 1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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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아 계신다면 아흔이 넘으셨을 조부모님께 들은 옛날 이야기.

150년 전, 도호쿠 지방 시골.

그곳 산은 산나물만 캐러 가도 뱀이 잔뜩이라 사람들이 아예 산에 발도 들여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게 하도 심해서,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책이 없을까 상담하러 신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며칠인가 지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근처에 살던 영감이 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 산에 갔는데, 폭우 때문에 밀어닥친 갑작스런 홍수에 그만 휘말리고 말았다.



영감은 그대로 물에 떠내려가, 겨우 떠다니는 나무토막을 붙잡고 바다까지 흘러갔다.

그때 수많은 뱀들이 함께 물에 쓸려나갔다고 한다.

물 속을 자세히 보니 크고 작은 뱀들이 물살에 휩쓸리고 있었다.



이윽고 영감 곁에 이제껏 본 적 없는 가장 큰 뱀이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다른 뱀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사람이 둘 누워있는 걸 합친 정도의 길이에, 입가에는 수염이 자라있고 머리에는 짧게나마 뿔 같은 게 돋아 있었다.



그 뱀의 머리 위에는 신선 같은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영감에게 말을 걸었다고 한다.

[이 몸은 이 뱀의 영혼일세. 나를 본 걸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아주게.]



[어째서?]

[뱀은 산에서 100년, 강에서 100년을 수행하면 용이 될 수 있다네. 그 사이 인간에게 들키면 용이 될 수 없어. 그러니 아무에게도 나에 대해 말하지 말게. 말하면 죽여버릴테니.]

[약속하지.]



하지만 용케 바다에서 구출된 영감은 마을에 돌아가자마자 흥분해서는 뱀에 관한 이야기를 죄다 털어놨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감은 급사했다.

이무기를 보고 49일째 되던 날이었다고 한다.



죽기 전에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 심하게 떨고 있었다고 한다.

조부모님은 우리 조상이 바로 그 영감이라고 말했었다.

실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기하고 기묘한 이야기다 싶었다.

 

 

 

  1. 오늘의 괴담은 옛날옛적, 이무기를 목격한 조상님의 기묘한 이야기.
    용이 되려고 수행하는 이무기가 좌절하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여럿 전해내려오죠.
    비밀을 잘 지켜줬더라면 오히려 복을 가져다줬을지도 모르는데 참 입이 방정이다 싶습니다.
    하필 조상님 이야기인데 흉만 봤네요...
  2. 괴담 번역을 시작하고 11년째가 됐네요.
    늘 모자라고 게을러서 죄송합니다.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3. 낭만빽곰 2020.12.16 00:52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4. 애독자J 2020.12.16 01:19
    늘 잘보고있습니다...!!
  5.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6. 도미너스 2020.12.16 21:51
    덕분에 재미난 괴담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얘기 올려주시길 자랄 따름입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행복한 연말 되시길...
  7. 감쟈튀김 2020.12.17 09:21
    그래도 후손운 안 건드리네ㅋㅋㅋ
  8. 밀랍술사 2020.12.19 00:51
    어떻게 돌아가자 마자 떠벌리냐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