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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도쿄의 어느 주택가에 살았었다.

근처에는 전철 선로가 있어, 가장 가까운 역에서 하행 방면 기준 두번째에 위치한 건널목이 있었다.

그 건널목에서는 묘하게 사망 사고가 잦았다.



열리지 않는 건널목 같은 것도 아닌데.

철이 들 때까지 거기서 몇명이고 사람이 죽었다.

어떤 때는 정정한데다 꽤 잘사는 근처 할머니가 건널목 가운데서 정좌를 하고 앉아 있다 전철에 치인 적도 있었다.



어떤 때는 자주 눈에 띄던 노숙자 아저씨, 어떤 때는 젊은 형.

그리고 어느날, 같은 반 친구의 형이 중학교 2학년이라는 젊은 나이에 거기서 숨을 거뒀다.

함께 있던 형네 친구는 평범하게 이야기하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슬렁어슬렁 선로에 들어가더니 어리둥절하는 사이 전철이 와버렸다고 증언했다.



다른 목격자들도 있었고, 딱히 사건이 될 요소는 전혀 없었기에 결국 자살로 처리되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고였던 탓에, 그 친구와 가족 단위로 각별히 친하던 사람이 아니면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마저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올 정도였다.

그 후 친구네 아버지도 일찍 세상을 떠났고, 둘만 남은 친구와 그 어머니는 같은 구기는 해도 정반대 동네로 이사를 갔다.



몇개월 뒤, 이번에는 내가 자전거를 타고 그 건널목을 지날 때였다.

갑자기 자전거가 못이라도 박힌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페달을 밟아도 자물쇠가 잠긴 것처럼 돌아가질 않았다.



억지로 힘을 주어 밟으니, 이번에는 선로 틈새에 타이어가 꽉 끼어서 빠지질 않았다.

그러는 사이 건널목의 바가 내려오고, 경고음이 울려왔다.

"위험해! 이러다 죽겠어!" 싶었지만, 이제는 몸도 움직이질 않았다.



움직여야 한다고 미친 듯이 생각하고 있는데도.

그때 갑자기 지나가던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자전거를 들어올리더니, 내 팔을 잡고 끌었다.

[이제 됐으니까 뛰어!]



그 사람이 없었다면 나도... 죽었겠지.

그 후 얼마 지나 나도 그 동네를 떠났기에, 지금도 사망 사고가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 건널목은 아직도 변함없이 거기 남아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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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괴담은 사망사고가 잦은 전철 건널목에 얽힌 이야기.
    정좌를 틀고 앉아있다 죽은 할머니도 그렇고, 움직이지 않는 자전거도 그렇고 무언가가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거대한 의지로 작용하여, 아무리 사람이 죽어도 결코 철거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 되게 하는 분들이 많은거 같네요 이런 문의가 계속 오는거 보면... 잘되면 수익 좀 나눠주십쇼. 지금까지는 아무도 안 주더라고요 흑흑.
  2. 1호선 외대앞역에는 지하차도에 육교까지 만들고 건널목을 폐쇄하려고 했는데도 동대문구청장과 근처 상인들이 죄다 뛰어나와서 시위하는 바람에 폐쇄가 무산된 사례가 있죠. 결국 현재도 존치...
    그러고 보니 90년대 1호선 외대앞-회기역 사이에 건널목이 3-4개 정도 있었는데 유독 아이들이 많이 죽어서 마의 건널목이라고 뉴스에 뜨기도 했었죠. 지금은 대부분 육교로 대체됐지만
  3. 그러고 보면 이상하게 사고 날 만한 위치도 환경도 아닌데 사고 잘 나는 곳이 꼭 있어요
  4. 안녕하세요! 고3 때 지루한 야자시간을 이 블로그로 버텼는데, 요즘도 올라오고 있다는 게 참 반갑고 행복하기도 합니다. 꾸준히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전 괴담을 진짜 엄청 좋아하거든요 ㅎㅅㅎ 특히 이런 글로 쓰여진 것들이요!
    커피 한 잔 사드리고 싶은데 페이팔이 잘 안돼서.. 계좌나 다른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용?
  5. 울나라도 저런 건널목이 있긴있죠 19년전 2002년5월1일 호남선 새마을호 3번연속 의문의 사고가 일어난적이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