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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995th]둥글고 노란 빛

괴담 번역 2020. 12. 2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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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5시쯤, 역을 향해 오래된 마을을 걸어가고 있었다.

해가 떨어져 주변은 깊은 남빛에 물들고, 집들에서는 저마다 주황색 불빛이 새어나온다.

너무 추워서 목을 잔뜩 움츠리고 등을 푹 숙인채 걸었다.



문득 앞으로 보니, 50m 정도 떨어진 곳에 둥글고 노란 빛이 길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둥실 날고 있었다.

새해 벽두부터 공포 체험인가 싶어 잔뜩 긴장했는데, 묘하게도 따뜻한 빛처럼 보였다.

나는 조금 걷는 속도를 낮추고 그 뒤를 따라갔다.



둥근 빛은 2개, 3개로 늘어나더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나타나고는 또 반대편으로 둥실둥실 날아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내가 다가갈 수록 빛은 어슴푸레해지더니, 10m 정도 근처까지 다가가자 빛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지금 그 빛은 뭐였을까... 하면서, 나는 빛이 날고 있던 근처까지 걸어갔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길 왼편에 카메라를 든 30대 정도 되는 남자가 서 있었다.

깜짝 놀라 [우왓!] 하고 소리를 내자, 그 사람은 미안하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인사했다.

길 반대편을 보니, 그 사람의 아내인 듯한 여자와 여자의 팔에 안긴 6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보였다.



남자를 향해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잡고 있었다.

벌써 어두운 이 시간에, 이가족은 뭘 하고 있는거람.

잠깐 지켜볼까 싶었지만, 놀라서 소리를 낸 게 부끄러워 그 가족을 뒤로 하고 걷기 시작했다.



그 순간, 뒤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A짱 이거 보렴? 집이야. 오랫동안 입원해 있느라 정말 고생했어... 잘 다녀왔어.]

잘 돌아왔다는 말을 할 즈음에는, 아내의 목소리가 눈물에 젖어 떨리고 있었다.



곧이어 여자아이가 [아빠, 다녀왔어!] 하고 밝게 대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는 목소리가 작은 사람인지, 뭐라고 말하는지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하지만 아내와 마찬가지로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는 것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듣고있는 나마저도 가슴이 떨려와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 빛은 행복의 빛이었으리라.

행복한 사람은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 빛나던 빛은 그런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던 것이다.

나는 눈물을 닦으며 천천히 걸어 역으로 향했다.

 

 

 

  1. 오늘의 괴담은 한 해를 정리하는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오랜 투병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딸을 보는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정말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할 감정일 것 같습니다.
    따뜻한 행복의 빛이 저 가정에 영원히 깃들기를.
    다가올 봄까지 다들 희망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