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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봄, 바람이 무척 세게 불던 날이 있었다.

등유가 담긴 말통을 넣은 커다란 케이스가 현관 앞에 있었기에, 혹시 바람에 날려가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형과 함께 둘이서 확인을 위해 문 밖으로 나섰다.

케이스는 현관에서 2m 정도 날려가 집 앞 도로까지 떠밀려 가 있었다.



나는 황급히 케이스를 멈추고 옮기려 했다.

하지만 형은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뭔가 날고 있어.]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에 수많은 인간이 바람을 따라 날고 있었다.

강풍 때문에 사람이 날아갈 정도인가 싶었지만, 그렇다면 우리도 바람에 날려가고 있을 터였다.

둘이서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사람이라고 생각한 게 사실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형태는 사람 모양이었지만, 날아다니는 것은 하나하나 다 다른 물체였다.

마쉬멜로우 같은 하얀 덩어리가 있는가 하면, 구멍이 뚫린 치즈 같은 모양도 있었다.

형은 [사람 모양을 한 풍선인가 보다.] 라고 말했기에, 나도 그럴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사람 모양 풍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비슷한 이야기는 보이지 않았다.

3일 뒤, 형은 갑작스럽게 쓰러져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죽기 전에 [나도 날려진다, 나도 날려진다.] 라고 몇번이고 중얼거렸다.

 

 

 

  1. 오늘의 괴담은 바람이 세게 부던 날 하늘을 날아가던 것과, 형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이야기.
    마치 이토 준지 작품에나 나올법한 기괴한 상황과 갑작스런 상황 전개가 충격적인 이야기입니다.
    하늘을 날아가던 것은 무엇인지, 형이 남긴 말의 뜻은 무엇일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두렵네요.
  2. 밀랍술사 2020.12.31 06:23
    쿠네쿠네랑 공포의 기구가 생각나네요.
  3. 디저트 2020.12.31 06:23
    오우....인상적이네요
  4. 영식이 2021.01.02 02:53
    잘봤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받으십쇼!
  5. 오늘 가뜩이나 추운데 바람도 휭휭 부네요. 오늘 같은 날 참 어울리는 괴담이네요. 추운데 오싹해지기까지...ㅠㅠ
  6. 도미너스 2021.01.05 13:39
    저도 이토 준지 만화 분위기가 떠올랐는데
    다른 분들도 그러셨나 보네요.
    이번 이야기도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