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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봄, 바람이 무척 세게 불던 날이 있었다.
등유가 담긴 말통을 넣은 커다란 케이스가 현관 앞에 있었기에, 혹시 바람에 날려가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형과 함께 둘이서 확인을 위해 문 밖으로 나섰다.
케이스는 현관에서 2m 정도 날려가 집 앞 도로까지 떠밀려 가 있었다.
나는 황급히 케이스를 멈추고 옮기려 했다.
하지만 형은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뭔가 날고 있어.]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에 수많은 인간이 바람을 따라 날고 있었다.
강풍 때문에 사람이 날아갈 정도인가 싶었지만, 그렇다면 우리도 바람에 날려가고 있을 터였다.
둘이서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사람이라고 생각한 게 사실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형태는 사람 모양이었지만, 날아다니는 것은 하나하나 다 다른 물체였다.
마쉬멜로우 같은 하얀 덩어리가 있는가 하면, 구멍이 뚫린 치즈 같은 모양도 있었다.
형은 [사람 모양을 한 풍선인가 보다.] 라고 말했기에, 나도 그럴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사람 모양 풍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비슷한 이야기는 보이지 않았다.
3일 뒤, 형은 갑작스럽게 쓰러져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죽기 전에 [나도 날려진다, 나도 날려진다.] 라고 몇번이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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