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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12th]6시 반

괴담 번역 2011. 7. 1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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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수학여행으로 교토에 간 적이 있다.

나를 포함해서 여자 아이들은 연애 이야기로 잔뜩 떠들어대서, 잠자리에 든 것은 새벽 2시 반쯤이 되어서였다.

나는 집을 나오면 잠에 쉽게 들지 않는 체질이어서, 3시가 지날 때까지 졸린데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조금씩 잠이 밀려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옆에서 자고 있던 친구가 꾸물꾸물 움직이기 시작했다.

[...괜찮아... ...다르지만...]



거기다 이어서 중얼중얼 잠꼬대까지 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대로는 잠을 못 자겠다 싶어서 귀를 막으려고 했다.

그 순간, 귓가에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6시 반이네요. 네, 알겠어요. 주의할게요.]

친구는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잠꼬대인데도 너무나도 냉정하고 사무적인 어조였다.



의미는 도저히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어째서인지 소름이 끼쳤다.

다음날 아침, 우리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6시에 일어났다.

이불을 개고, 옷을 갈아입었다.



오늘 일정은 어떨지 친구들과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펑!] 라는 폭음이 들렸다.

깜짝 놀라 방의 커튼을 젖히니, 호텔 앞 큰 길에서 차가 불타고 있었다.

당연히 우리는 패닉에 빠졌고, 선생님들의 방으로 달려갔다.



뒤이어 사이렌이 울려퍼졌고, 호텔 안내 방송이 울려퍼졌다.

나는 불안한 나머지 안정을 찾으려고 친구의 손을 쥐었다.

어젯밤 내 옆에서 잠꼬대를 했던 그 친구였다.



[...딱 6시 반이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놀라고 있는 나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와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친구로 지내고 있지만, 그 때 그 일에 관해서는 아무리 물어도 미소만 지을 뿐이다.



도대체 그 사고는 무엇이었고, 친구의 잠꼬대는 무슨 뜻이었을까?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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