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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 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밤에 너무 더워서 잠에 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을 때였다.

그렇지만 눈을 감고 있자, 나도 모르게 문득 잠에 빠지고 말았다.



잠을 자면서 나는 꿈을 꾸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풍경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공동 묘지가 있다.



먼 옛날부터 있었던 묘지다.

그 묘지 근처에는 은행이나 슈퍼마켓이 있는데다 지역 축제도 열리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자주 갔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자마자 이 곳이 묘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은 울창한 나무로 둘러 쌓인 숲 속이었다.

무덤 앞의 묘비에는 여기저기 이끼 같은 것들이 붙어 있다.

꿈 속의 나는 어째서인지 무덤에 이상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묘비를 발로 차거나, 무덤 위에 올라가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던 것이다.

어째서 그런 짓을 하던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히히히히히...]

이런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게다가 점점 소리는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에서 크게 [히히히히히!] 라고 웃음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그것이 있었다.

머리카락이 산발이 되어 여기저기 뻗친 노파의 목이었다.





쭈글쭈글한 얼굴에 외알 안경을 쓰고 있었다.

얼굴색은 회색으로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목이 사라졌다 바로 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내 눈 앞에서 노파가 웃기 시작했다.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그 순간 나는 땀에 흠뻑 젖어 깨어났다.

단지 이것 뿐이라면 그저 조금 무서운 악몽 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얼마 뒤에 찾아왔다.



추석이 가까울 무렵 그 묘지 주변에서 마을 축제가 열렸다.

나도 가족과 함께 밤 중에 축제에 나갔다.

축제는 즐거웠지만, 그만큼 피곤해졌기에 나는 축제 회장에서 조금 벗어나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꿈이 문득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무심코 묘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밤의 묘지는 조용하고 어두웠다.



바람이 불어서 나무들이 흔들리고 있어 정말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그 때, [히히히...] 하고 소리가 머릿 속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기분 나빠서 소리를 멈추게 하려고 했지만 소리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무서워진 나머지 축제 회장 쪽으로 돌아가려고 마음을 먹은 그 순간.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머릿 속이 아니라, 귓가에 노파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온 힘을 다해 축제 회장까지 도망쳤다.

설마 꿈이 현실로 나타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것도 시간이 꽤 흐른 뒤의 일이었는데...

마치 원숭이 꿈이 현실에서 일어 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이후로 공동 묘지 근처에는 가지 않고 있다.



Illust by Mamesiba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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