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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는 싱글벙글 아줌마가 있다.

어째서 싱글벙글 아줌마라고 부르냐면, 언제나 웃는 얼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뿐이라면 어느 마을에나 있을 법한 마음씨 좋은 보통 아줌마일 것이다.



그렇지만 싱글벙글 아줌마는 다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화를 내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해도 말이다.



우리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싱글벙글 아줌마는 있었다고 한다.

싱글벙글 아줌마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해서 언제나 과자나 사탕을 주곤 했었다.

아이들을 잘 돌봐주었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감사해 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처럼 그 날도 싱글벙글 아줌마의 집에 놀러 갔었다.

친구 A, B, C와 나까지 4명이었다.

B와 C는 비교적 얌전한 아이들이었지만, A는 장난을 좋아하는 짖궂은 녀석이었다.



싱글벙글 아줌마에게도 종종 장난을 칠 정도였다.

우리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싱글벙글 아줌마는 정말 화를 안 내는구나.] 라고 감탄하곤 했다.

그렇지만 그 날따라 장난이 심했던 A는 싱글벙글 아줌마가 소중하게 가꾸던 나무를 뽑아 버렸다.




이번에야말로 화를 낼 거라며 나와 B, C는 벌벌 떨었다.

하지만 싱글벙글 아줌마는 변함 없이 싱글벙글이었다.

친구들은 감탄했지만, 나는 조금 무서웠다.



그리고 A가 나무를 뽑아 버린 다음날, 사건은 일어났다.

A가 살해당한 채 발견된 것이었다.

전날 A가 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A는 짖궂은 녀석이지만 집에는 언제나 저녁 전에 돌아오곤 했었다.

그리고 경찰이 마을을 수색하던 도중, 풀숲에서 A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범인은 싱글벙글 아줌마가 아닐까 싶었다.



아마 B와 C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들은 당분간 싱글벙글 아줌마의 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그렇지만 잠시 뒤, 범인이 잡혔다.



범인은 무직의 남자였다.

나는 다시 싱글벙글 아줌마의 집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A를 죽인 것은 싱글벙글 아줌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싱글벙글 아줌마의 집으로 향했다.



싱글벙글 아줌마의 집에 도착했지만, 무엇인가 이상하다.

싱글벙글 아줌마네 집에 아무도 없다...

싱글벙글 아줌마도 없다...




나는 어떻게든 싱글벙글 아줌마가 보고 싶어서 마음대로 집 안에 들어갔다.

싱글벙글 아줌마의 집 안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싱글벙글 아줌마를 찾아 집안 이곳 저곳을 뒤지던 와중, 부엌 테이블 위의 노트가 눈에 들어왔다.



뭐지, 이게?

펄럭펄럭 페이지를 넘겨 본다.

노트에는 수많은 이름이 적혀 있다.



앗!

나는 A의 이름이 적혀 있는 페이지를 발견했다.

페이지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O월 X일.

장난을 치고 도망쳤다.

-1점.



O월 X일.

친구들과 사이 좋게 놀았다.

+2점.



A의 행동 하나 하나에 점수가 매겨져 있다.

일기 같은 것일까...?

나는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O월 X일.

나무를 뽑아버렸다.

-10점.



그리고 빨간 글자로 적혀 있었다.

0점이 됐으니까 A는 사형!

나는 A를 죽인 것은 싱글벙글 아줌마라고 확신하고 곧바로 집까지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집에 돌아온 나는 내 방에 들어가 문을 잠궜다.

응?

책상 위에 종이가 놓여 있다.



가까이 가 보았다.

종이에는 거무칙칙한 글자로 글씨가 적혀 있었다.

마음대로 남의 집에 들어갔다.



-5점.

다른 사람의 노트를 엿봤다.

-5점.

 

Illust by Mamesiba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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