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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85th]목을 매단 사람

괴담 번역 2012. 1. 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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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옆에 큰 대학교가 있어서 주변에 아파트가 많다.

집 오른쪽과 앞 쪽이 모두 아파트다.

이 이야기는 2년 정도 전의 일이다.



내가 저녁 5시쯤, 고등학교가 끝나서 돌아오다 우연히 우리 집 앞 쪽의 아파트를 지나가게 되었다.

우리 집에 가까운 쪽의 2층 방에, 창문과 커튼이 열린채 불이 켜져 있었다.

빈 방으로 알고 있었던 곳이라서 자세히 봤더니, 베란다 안 쪽의 모습이 보였다.




방의 천장 부분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어쩐지 사람이 목을 매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설마하는 마음에 몇 번이고 각도를 바꿔가며 자세히 살폈지만, 밧줄이 확실히 보이고 그 아래에 사람 머리 같은 게 있었다.

얼굴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을 매서 자살한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마침 일찍 퇴근하셨던 아버지를 모셔왔다.

아버지도 역시 얼굴이 새파래져서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파트 주인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자, 경찰차와 구급차가 왔다.

그리고 경찰관 2명이 우리들 쪽으로 다가와 방의 모습을 살폈다.

[분명히 목을 맨 것처럼 보이네요.]



그리고 경찰관 한 명과 구급대원들이 아파트로 들어갔다.

잠시 뒤, 승합차 한 대가 도착하고 집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리고 경찰관이 방에 들어간 것인지 커튼이 쳐지고 창문이 닫혀서, 더 이상 안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나와 아버지는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15분 정도 지나자, 미안해 하는 모습의 집 주인과 경찰관, 구급대원이 나왔다.

집 주인은 경찰관과 구급대원 한 명 한 명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있었다.



구급차는 그대로 돌아갔다.

그리고 경찰관 한 명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수고하셨습니다. 걱정하셨죠? 다행히 자살은 아니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그렇습니까? 마치 자살하는 것처럼 보여서... 죄송하게 됐군요.] 라고 말했다.



그러자 경찰관은 [아니,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실제로 정교한 마네킹이 매달려 있었거든요. 게다가 온 몸에 부적을 붙여 놨더군요. 저 방은 빈 방이라 집 주인이 매달아 놓은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내가 [도대체 왜요?] 라고 묻자, 경찰관 2명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중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이 [말씀을 안 드릴 수도 없겠군요. 주인의 말에 따르면 오늘은 진짜 자살한 귀신이 나오는 날이어서 귀신이 나오기 전에 위조품을 매달아 놨다는 겁니다.] 라고 말했다.



나와 아버지는 선뜻 이해할 수가 없어 머뭇거리고 있었다.

경찰관도 곤혹스러운 듯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은 옛날 그 방에서 자살한 기일이라 매년 귀신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네킹을 미리 매달아 놨더니 귀신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2년 뒤, 집 주인은 아파트를 팔고 다른 곳에 사는 딸의 집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그 아파트는 지금 허물어지고 편의점이 들어서 있다.




Illust by agony2008(http://blog.naver.com/agony2008)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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