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320x100



10여년 전, 내가 학생이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한밤 중, 쓰레기를 버리려고 밖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쓰레기 버리는 곳에서 한 남자가 쓰레기를 마구 뒤지고 있었습니다.




어두워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오른팔이 없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저 [장애인이나 변태인가? 어쨌든 이상한 사람이네...] 라고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기분이 나빴기 때문에, 결국 그 날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그냥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쓰레기장에 갔더니, 토막난 사체가 나왔다고 큰 소란이 일어나 있었습니다.


여러개의 쓰레기 봉지에서, 각각 다른 신체 부위가 발견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마을에서도 오른팔이 발견되어서, 우리 집에도 경찰이 탐문 수사를 왔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날 보았던 오른팔이 없던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혹시 그 오른팔이 그 남자 팔은 아니었을까요.] 라고 말하자, 경찰은 비슷한 목격담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목격된 쓰레기장마다 왼손이 없었다, 다리가 없었다는 둥 남자의 몸에 없는 부위가 달랐다고 합니다.




나는 [역시 잘려나간 몸을 찾고 있는게 아닐까요?] 라고 농담으로 말했습니다.


경찰도 쓴웃음으로 대답하고, 탐문은 끝났습니다.


그리고 결국 범인은 발견되지 않은 채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남자는 이후로 본 적이 없고, 나는 점차 그 사건을 잊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학교 동창회에서 친구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 집 근처의 쓰레기장에 왼발이 없는 남자가 쓰레기를 뒤지는 것이 종종 보인다는 것입니다.




매일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은 정해진 듯 새벽 2시.


잠시라도 눈을 떼면 그 사이 사라지고, 쓰레기가 있던 곳에 가도 아무런 흔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남자는 토막 살인 당한 피해자의 유령일까요?




그렇다면 그는 10년째 자신의 왼발을 찾아 구천을 떠돌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지요.


왠지 불쌍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 글을 읽으신 후 하단의 손가락 버튼 한 번씩 클릭 해주시면 번역자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