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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청년이 K현에 가게 되었다.


배가 고파진 청년은 밥을 먹기 위해 한 돈까스 가게에 들어갔다.


부부가 운영하는 듯한 작고 오래된 가게였다.




가게 안 쪽에는 다다미방이 있어 가족들은 그 안에서 사는 듯 했고, 멀리 아이가 TV를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남편도 아내도 무뚝뚝한데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손님이라곤 청년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 곳의 돈까스는 먹어보니 놀라울 정도로 맛있었다.


순식간에 돈까스를 해치우고 청년은 만족스러운 기분에 젖었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갈 때, 점장은 [내년에도 부디.] 라고 인사했다.




이상한 인사가 다 있다고 청년은 생각했지만, 돈까스는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들르기로 하고 가게를 뒤로 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K현을 찾게 된 청년은 그 돈까스 가게에 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가게는 찾을 수 없었다.


이상했다.


분명히 주소도 맞고, 근처의 풍경도 그대로인데...




설마 그 1년 사이 가게가 망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게나 맛있는 가게인데?


어쩔 수 없이 청년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러자 한 노인이 이런 대답을 했다.


[아, 그 가게인가. 거기는 11년 전에 화재가 나서 전소했다네. 가족 3명이 살았지만 모두 불에 휘말려 죽고 말았지.]


청년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그 가게에 들어갔던 것은 불과 1년 전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황하는 청년은 신경 쓰지 않고 노인은 말을 이었다.


[매년, 화재로 가게가 타 버린 날이자 가족의 기일에는 그 가게가 문을 연다는 이야기가 있지. 들어간 손님도 여럿이고... 혹시 자네가 작년에 들어갔던 거 아닌가?]




[내년에도 부디.]


돌아갈 때 점장이 말했던 이상한 인사.


그것은 곧 내년의 기일에도 찾아오라는 것이었던걸까...




패닉에 빠졌으면서도 청년은 가족의 기일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가족의 기일은 작년에 청년이 가게에 들어갔던 바로 그 날이었다.


그 이야기를 청년으로부터 들었던 한 친구는 비웃으며 물었다.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있을리 없잖아. 너 정말로 돈까스 먹었던거야?]


청년은 대답했다.


[정말로 먹었다고! 그렇게 맛있는 돈까스는 처음이었던걸. 그 집 아이가 안 쪽 방에서 TV로 루팡 3세를 보고 있던 것도 기억난다.]




그러나 청년은 거기서 잠시 말문을 잃었다 조용히 중얼댔다.


[그러고 보니, 그 아이의 머리가 없었던 것 같은데...]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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