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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396th]이상한 버릇

괴담 번역 2012. 8. 1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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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광경으로 남아 있는 사건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같은 반에서 왕따를 당하던 N이라는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키는 작았지만 딱히 성격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다 이상하게 생긴 것도 아닌,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왜 그런 아이가 왕따를 당했냐면, 이상한 버릇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버릇이란 언제나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즉, 언제나 코딱지를 파고 있었다는거죠.




같은 여자 아이들끼리도 [더러우니까 그만 둬!] 라고 몇번이나 이야기를 하고, 선생님도 [그러면 콧구멍이 넓어져 버린단다.] 라고 상냥하게 설득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N은 코를 후비는 걸 그만두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도중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N은 파낸 코딱지를 책상 밑에 붙이고 있대.]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수업 시간 도중에 뒤에 앉은 아이들이 몇 번이나 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탓인지 N에 대한 왕따도 점점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나는 딱히 개구쟁이 그룹과는 상관 없었기에 직접적으로 괴롭힌 적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더럽다는 인상은 있었기에 따로 편을 들어주거나 하지도 않았습니다.




주변에도 그런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방과 후, 평소 N을 괴롭히던 아이들 중 남자 아이들이 N을 화장실에 가둬버렸습니다.


집에 돌아가려는 N을 일부러 남자 화장실까지 끌고 가서 개인실에 집어 넣은 후 문이 열리지 못하게 막아놨던 것입니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났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단순히 N이 집에 돌아갔을거라고 생각한 나와 친구는 [정말 N의 책상 밑에는 코딱지가 잔뜩 붙어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우리는 과감하게 N의 책상을 뒤집어 보기로 했습니다.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도, 지우개똥 같은 크기의 코딱지가 책상 밑에 군데군데 붙어 있는 수준일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뒤집은 N의 책상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책상 밑 가득 빽빽하게 N의 코딱지가 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책상 뒤에 마치 니스를 칠해 굳혀 놓은 것처럼, 코딱지가 잔뜩 붙어 굳어져 있었습니다.




코딱지 때문에 책상의 나무가 1mm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그 광경은 잊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결국 나와 친구는 절규하면서 책상을 던져 놓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가자 학급회의가 열렸습니다.


남자 아이들이 N을 가둬놓고 집에 가버린 탓에, N은 밤까지 화장실에 갇혀 있었던 것입니다.


우연히 화장실 앞을 지나가던 선생님이 눈치를 챈 덕에 간신히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N은 그 날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교무실에 불려가 엄청나게 혼났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N이 갇혀 있던 화장실 개인실의 문에는 우리가 봤던 책상 아래 마냥 코딱지가 빽빽하게 붙어있었다고 합니다...




N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코딱지를 계속 팠습니다.


그리고 계속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야뇨증 같이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증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얼마 전 친구에게 근황을 듣게 되었습니다.


N은 아직도 그 지역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묘하게 무서운 사실을 알고 말았습니다.




N은 현재 어느 도너츠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코를 후비는 버릇은 고쳐졌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만약 고쳐지지 않았다면 정말로 무서울 것 같습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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