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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오래된 이야기다.

어느 반에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여자아이가 있었다.

못생긴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럽다는 이미지 때문인지, 어느샌가 같은 반 남자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점점 괴롭힘은 다른 학년까지 퍼져갔고, 그녀는 선배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후배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자기 반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

조리 실습으로 인해 반에 아무도 없을 때였다.



아침이나 저녁에 자살하면 아이들이 보기 전에 시체를 수습할테니 일부러 그 시간을 노린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소문으로 떠돌았다.

칠판과 자신을 괴롭힌 아이들의 책생에는 붉은 페인트로 저주가 써 있었다.

당연히 시체가 발견되자 학교는 발칵 뒤집어졌다.



전교생은 급작스레 귀가 조치당했다.

그 와중에도 신발장에서 잇달아 비명 소리가 울렸다.

괴롭히던 아이들의 신발에도 새빨간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던 것이다.



그 후, 괴롭힘을 당하던 여자아이의 장례식은 적막하게 치뤄졌다.

지금마냥 왕따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된 때가 아니었기에 언론에 나오지도 않았고, 왕따가 자살의 원인이라는 것도 학생들에게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새빨간 페인트로 저주를 여기저기 써 놓았었기에 말은 안 해도 거의 대부분 알고 있었다.



얼마 후 학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정상적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반 아이들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도 그럴것이, 사건이 일어난 반에서 그대로 수업을 진행한 것이었다.



벽에 칠해졌던 새빨간 페인트를 가리기 위해 벽 도배를 새로 해서, 부자연스럽게 그 곳만 새 벽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반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여자아이를 괴롭히던 상급생 한 명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 후로도 자살은 계속되었고, 결국 졸업할 때까지 같은 반에서만 서너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겁에 질린 몇몇 사람은 전학을 갔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자살은 끊이지 않았다.

성인식날 오랜만에 모였을 때 그 반이었던 친구에게 듣기로는,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은 그 여자아이에게 온갖 저주가 적힌 편지가 날아온다는 것이다.

글씨체도 그녀의 것이 틀림 없어서, 죽기 전에 몇백통이고 써 둔 것 같다.



게다가 한 사람에게 한 통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편지가 오고 1년 정도의 기간이 흐르면 다시 오는 것이다.

보낸 사람의 이름은 없는데 예쁜 편지봉투나 회사에서 보낸 것 같은 느낌의 봉투에 담겨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열어보게 된다고 한다.



안에는 편지말고도 머리카락이나 손톱이 들어 있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편지에 계속 시달리다 못해 정신병자가 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녀석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귀신이 된 그녀에게 언제나 감시당하고 있어.] 라고 말하던 녀석도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아무리 이사를 해도 편지는 따라 온다는 것이다.

뭐... 실은 그 편지, 내가 보낸 거지만 말이다.

죽은 그 여자아이와 나는 소꿉친구라, 그녀가 죽은 후 그 편지들이 잔뜩 남겨져 있던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 중에는 자살이 아니라 사고로 죽은 사람도 많았다.

보통 40명 정도 있는 한 반에서, 익사나 사고사로 죽은 사람이 그렇게나 많이 나오는 게 정상일까?

아직 그녀의 원한은 다 풀리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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