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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있었던 일이다.


우리 가족은 네명으로, 언제나 아내랑 첫째가 같이 자고 나는 막내를 데리고 잔다.


근데 막내가 자꾸 침대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나도 나름 조심한다고 꼭 안고 자지만, 정말 매일 같이 침대에서 떨어졌다.


그러던 와중 꿈을 꿨다.


자고 있었는지 깨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누워서 옆에서 자는 아이를 보고 있었다.




아이는 뒤척임 없이 얌전히 자고 있었지만, 어쩐지 주변에서 무슨 낌새가 느껴진다.


나는 어째서인지 몸이 움직이질 않아, 눈동자만 꿈벅꿈벅 아이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언가가 걸어온다.




그건 작은 인간 같이 보였다.


세어보니 셋 있었다.


머리카락을 위로 질끈 묶고, 20센치 정도 되는 창을 든 남자가 아이 주변을 걷고 있었다.




그 녀석들은 무언가를 중얼대며, 종종 아이를 만졌다.


그만두라고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갑자기 그 중 하나가 창으로 아이의 손등을 찔렀다.




아이는 격렬히 날뛰며 뒤척거렸다.


찌른 놈은 악의에 가득찬 얼굴로 소리를 내며 웃었다.


여태 들어본 적도 없는 웃음소리로.




[게데게데게데게데게데게데.]


그놈들은 몇번이고 아이를 찔렀다.


그 때마다 아이는 몸을 비틀며 점점 침대 가장자리로 다가갔다.




그놈들은 아이가 구석에 가까워질 때마다 끔찍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이대로는 또 떨어질 것이다.


어떻게든 해보려 손을 뻗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아이는 손발을 계속 찔려 점점 구석으로 몰려간다.


[게데게데게데게데게데게데.] 


기분 나쁜 웃음소리만 귓전에 울려퍼진다.




이제 한 번만 더 찔리면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질 듯 했다.


놈들은 다시금 아이를 찌르려 한다.


그만둬!




나는 강하게 염원하며 손을 뻗었다.


몸이 움직였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찌르려는 놈에게 주먹을 내리쳤다.




[푸겍!]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쓰러진 놈을 내버려두고, 옆에 있는 다른 놈도 후려쳤다.


[푸규루.]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또 한놈 사라진다.


다음 순간, 손에 느껴지는 격통에 나는 소리를 질렀다.


주위를 보니 마지막 남은 놈이 엄지손가락 손톱 사이에 창을 찔러넣고 무언가 소리치고 있었다.




순간 이렇게 아픈 걸 내 아이에게 몇번이고 해댔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나는 놈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잡았다.


그놈은 어디선가 작은 칼을 꺼내 내 손을 마구 찔러댔다.




그 때마다 고통이 느껴졌지만, 분노에 가득찬 내게는 별 것도 아니게 느껴질 뿐이었다.


나는 걸레를 짜듯 양손으로 놈의 몸을 힘껏 비틀었다.


[부게부게부게부게.]




그놈 역시 몹시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고 사라졌다.


이상한 놈들은 없어졌다.


겨우 마음을 놓고 아이를 옆에 끌어 온 후, 나는 의식을 잃었다.




다음날,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아이는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쿨쿨 자고 있었다.


문득 손에서 대단한 고통이 느껴졌다.




손을 보니 손등 여기저기 상처가 나, 피 때문에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순간 꿈이 생각나 등골이 오싹했다.


그 날 이후 1주일 가량 지났다.




아이는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게 되었다.


다만, 이제는 내가 한밤 중 갑자기 쿡하고 날아오는 아픔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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