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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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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으니, 아마 2000년 즈음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조부모님과 부모님, 형이랑 나까지 6명이서 가족 여행을 떠났다.

S현의 H 호수.



우리는 호숫가에 있는 낡은 호텔에 묵게 되었다.

다다미가 깔려있어 그 위에 이불을 깔고 다같이 자는 일본식 방이었다.

이불을 깐 뒤 형이랑 베게싸움을 하며 놀다가, 밤 9시쯤 잠을 청했다.



밤 중 문득 눈을 뜨자 눈앞에 보이는 천장에 하얗고 희미한 것이 보였다.

1m 정도 되는 타원형의 무언가가 떠 있었다.

그 주변에는 비상등 같은 작은 전등이 있다는 게 떠올라, 전등이구나 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가족들은 벌써 다들 일어나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다들 분위기가 축 쳐진 느낌이었다.

무슨 일 있냐고 묻자, 아버지가 영 기분 나쁜 얼굴로 대답했다.



[한밤 중에 눈을 뜨니까 네 위 근처에서 사람이 떠다니더라.]

어머니는 같은 위치에서, 목을 맨 사람 그림자를 봤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형은 딱히 뭘 본 것은 아니었지만 계속 답답해서 잠이 깨는 바람에 피곤한 모양이었다.



다들 얼굴이 시퍼래져서는 침묵을 지킬 뿐.

방 안에는 무거운 공기만이 흘렀다.

내가 잠자던 주변 천장에는 비상등과 두꺼운 대들보가 있었다.



대들보를 자세히 보니, 끈을 맨 것 같은 닳고 깎인 흔적이 있었다.

방을 어둡게 하고 비상등을 켜봤지만, 그저 천장 부근이 어슴푸레 밝을 뿐이었다.

각자가 본 게 결코 비상등 불빛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자 기분이 나빠져, 우리 가족은 서둘러 방에서 나왔다.



결국 우리가 무얼 본 것인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다만 가족 모두가 창백한 얼굴을 한 채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그 상황 자체가, 어린 시절 나에게는 무엇보다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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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988th]천장씨

괴담 번역 2020. 12. 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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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있는 고향 집 이야기입니다.

고향 집은 단독주택인데, 연립주택은 아니고 어디에나 있는 흔한 2층 양옥집입니다.

1층 거실 천장에 작은 얼룩이 지고 있는 건 가족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딱히 그 누구도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그 얼룩은 비가 새서 그런 것인지 흰 천장에 갈색으로 침착되어 있었습니다.

긴 시간에 거쳐 조금씩, 세로로 길고 얇게 그 영역을 늘려갔습니다.



아버지가 위에 도료를 덧칠하기도 했지만, 끈질기게 같은 형태의 얼룩이 나타나 또 조금씩 커져갔습니다.

점차 허리가 생기고, 머리, 어깨, 양 발까지 마치 사람 같은 형태로 보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기분 나빠했지만, 내가 초등학생이 될 무렵에는 이미 익숙해져서 "천장씨" 라고 별명까지 지어서 부르곤 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던 해,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을 마치고 화장 전, 시신을 마지막으로 집에 모시고 와서 이불을 깔고 눕혀 드렸습니다.

친척 분과 신세를 진 비구니 분이 이불을 펴고 아버지를 눕혀드린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과 천장의 얼룩이 만든 실루엣이, 소름 끼치도록 일치한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어머니도 같은 심정이었는지, 우리는 그저 말을 잃은채 천장씨를 올려다볼 뿐이었습니다.

그 후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때까지 계속 넓어지던 천장씨는 그 후 그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10년 뒤 집을 신축할 때까지, 그대로 아버지가 잠든 마지막 자리를 내려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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