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분류 전체보기

오딕 오디오 괴담 - 03 미소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5. 13:58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217th]미소 - https://vkepitaph.tistory.com/370

 

[번역괴담][2ch괴담][217th]미소

무섭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직접 겪은 일이다. 그 날 나는 역의 홈에서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홈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내 옆에서 5m 정도 떨어진 곳에 한 커플이 있었다. 그들

vkepitaph.tistory.com

 

320x100

[실화괴담][109th]뉴욕 지하철

실화 괴담 2023. 3. 4. 20:31
320x100

 

 

*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 이 이야기는 jh5967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는 뉴욕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괴담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사람이 하는 말 치곤 웃긴 이야기지만, 저는 평소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아마 어느 순간 괴담에서 귀신으로 나오는 존재는 억울한 일로 원한을 품게 된 약자인 경우가 많다는걸 깨달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부조리를 당하다 자살한 병사의 귀신이나, 성적을 비관하다 결국 자살한 학생의 귀신은 수없이 많지만, 재벌집 귀신이나 국회의원 귀신 얘기는 들어본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거기다가 귀신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지만, 초등학생 때 왕따를 당하는 등 타인의 악의로 인한 고통을 겪은 경험은 있다보니 아마 더욱 그런 생각을 갖게된 것 같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이러한 제 가치관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 경험 중 하나입니다.



때는 약 3개월 전, 제가 대학교에서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 저는 캘리포니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혹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뉴욕시는 크게 맨하튼, 브루클린, 퀸스, 그리고 브롱스 총 4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 보통 사람들이 뉴욕하면 생각하는 곳은 맨하튼이죠.

저는 맨하튼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있었지만, 맨하튼의 월세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어서 맨하튼이 아닌 퀸즈에 친구와 집을 구해 살고 있었습니다.

퀸즈라고는 해도 맨하튼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저희 학교까지는 지하철로 약 30~40분 정도 거리였기에 통학하는 게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한가지 불편했던 점은, 아마 마지막 학기여서 그랬을까요.

제가 듣던 수업 중 반 이상이 밤이 돼서야 끝이 나는 수업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밤이라곤 해도 오후 9시 즈음, 한국이라면 돌아다니기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뉴욕은 한국과는 비교도 안되게 치안이 좋지 않아 조심스럽게 다녀야 했습니다.



물론 요새 뉴욕의 치안은 과거에 비하면 몰라볼 정도로 좋아졌다고 하고, 저도 밤에 친구들과 같이 놀러다닌 적도 많았지만, 진짜 문제는 지하철이었습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뉴욕 지하철은 더럽고 냄새나기로 유명합니다. 

한국과는 달리 스크린 도어도 없어 위험하고, 시궁쥐가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노숙자들입니다. 

뉴욕 지하철은 한국의 1호선 빌런들은 우습게 보일만큼 노숙자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냥 조용히 앉아있는 노숙자들도 있지만, 지하철 자리 한 열 전체를 차지하고 누워서 자는 사람은 물론이고, 노상방뇨를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 



끽해야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정도인 한국 노숙자들과는 달리, 이곳의 노숙자들은 마약에 중독되거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미국 특유의 의료제도 덕에 치료를 받지 못해 완전히 정신이 나간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 역시도 뉴욕에서 대학을 다니고 지하철로 통학을 하며 이런 일들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그럼에도 정말로 무서웠던 일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수업을 마치고 혼자서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제가 타는 역과 내리는 역은 둘 다 출입구가 플랫폼 양 끝에 위치해 있는 형태였습니다. 

쉽게 말해 지하철 맨 앞 열차쪽, 그리고 맨 뒷쪽 열차쪽에 출입구가 있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저희 집에서 가까운 쪽의 출입구는 남행열차 기준으로 맨 뒷칸 열차쪽에 위치해 있었지만, 학교가 있는 역의 출입구는 맨 앞칸쪽으로 나가야 했기에, 항상 지하철 양쪽 끝으로 오고 가곤 해야 했습니다.



평소와 같이 전철 플랫폼에 내려가, 반대쪽 방향 맨 끝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플랫폼 반대편 끝에, 어느 한 노숙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여타 노숙자와 다를 바 없이 꾀죄죄한 옷차림에, 면도는 하지 못한 듯 수염이 지저분하게 난 모습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숙자들은 먼저 눈을 마주치거나 다가가지 않는 이상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기에, 저는 평소대로 그 노숙자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시선을 다른곳에 두면서,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계속 시선 한켠으로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몇달 전, 한 아시아인 여자가 노숙인에 의해 선로에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기에 평소에도 조금은 경계를 하며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문득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습니다. 



다른 노숙자들과는 달리, 그 노숙자는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가끔 노숙자들이랑 눈을 마주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날처럼 그렇게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노숙자와의 조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플랫폼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수업에 지쳐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그냥 노숙자가 있던 플랫폼 반대편으로 걸어갔습니다.



플랫폼 반대편으로 계속 움직이니, 점차 노숙자와 거리가 가까워져 어느덧 그 노숙자와는 한 3m 정도 거리만을 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노숙자는 저를 계속 쳐다보곤 있었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위협을 하진 않았기에 그냥 자의식 과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열차가 오기까진 2분 정도가 남았기에, 노숙자로부터 시선을 돌려 핸드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에어팟을 끼고 있었기에 주변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문득 신경이 쓰여 고개를 노숙자 쪽으로 돌리자, 그 노숙자가 빠른 속도로 저를 향해 뛰어들었습니다. 

저는 그 노숙자가 저를 선로로 떨어뜨리기 위해 밀려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순간 몇달 전 살해당한 아시아인 여자의 이야기가 떠오르며, 저도 이렇게 죽나 싶었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부모님 생각과 오만가지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그 노숙자는 저를 밀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안이 벙벙해 있자, 그 노숙자는 마치 재미있는 것을 보았다는 듯 누런 이빨을 보이며 기분 나쁠 정도로 크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툭툭 치며 농담이었다는 듯 뭐라 중얼거렸습니다. 

저는 순간 맞장구를 치며 웃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 억지로 웃음을 짜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아마 마약이나 조현병 등으로 인해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가 도착했고,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그 남자가 저한테 뛰어든 후 1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마치 영겁의 시간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 일은 제가 여태까지 겪은 일들 중 손에 꼽힐 정도로 무서운 일이었습니다. 

목숨의 위협도 위협이지만, 정말 한번도 마주친 적 없는 타인의 악의에 의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실제로 겪고나니 너무나도 오싹해졌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존재 여부가 불분명한 귀신과는 달리, 마약에 취해있거나 정신질환으로 인해 환각을 보는 노숙자는 흔하디 흔하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언제든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것. 

원한을 품고 저주하는 귀신도 당연히 무섭지만, 저에게는 이유도 없이 제게 달려드는 노숙자가 더 실질적인 위험이자 공포의 존재였습니다.

새삼 느끼지만, 저는 역시 귀신보다는 사람이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320x100

오딕 오디오 괴담 - 02 신문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2. 22:07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273rd]신문 - https://vkepitaph.tistory.com/462

 

[번역괴담][2ch괴담][273rd]신문

지금이 아침인가, 밤인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이 방에서는 그것조차 알 수 없다. 어두운 눈을 한 채, 나는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떨군다. [똑똑.] [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지

vkepitaph.tistory.com

 

 

320x100

오딕 오디오 괴담 - 01 긴급 구조요청

오딕 오디오 괴담 2023. 3. 1. 23:52
320x100

 

 

 

원본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736th]긴급 구조요청 - https://vkepitaph.tistory.com/1057

 

[번역괴담][2ch괴담][736th]긴급 구조요청

그날 등정은 보기 드물게 사람이 많았다. 사전 회의 끝에 조를 2개로 나눠 행동하게 되었다. 소형 무전기를 나눠가지고, 1시간마다 정시에 서로 연락을 하는 통신 훈련도 겸해서. 첫날은 기가 막

vkepitaph.tistory.com

 

 

 

 

320x100

[실화괴담][108th]숲쪽 창문

실화 괴담 2023. 3. 1. 23:33
320x100

 

 

*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 이 이야기는 Name No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고등학교 때 일입니다.

저희 학교는 전교생의 99%가 기숙생활을 하는 학교였습니다.

학교 위치 자체도 촌구석에 있어, 주변에 나가봐야 즐길거리도 없습니다.



매일이 학교, 기숙사, 독서실의 반복일 뿐이죠.

2학년 때였습니다.

교실의 위치는 1층이었는데, 복도 저편 창문 너머로는 작은 숲이라 부를 수 있을만큼 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창문과 담장 사이가 1m 정도에 불과한 아주 좁은 공간인데,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데 풀과 나무, 그리고 윗층에서 버린 쓰레기들이 가득해 저희는 항상 창문을 닫아두고 한여름에조차 열지 않았어요.

아예 못으로 박아두었다든지 그런 건 아니라, 처음 반에 오고나서는 환기 때문에 종종 창문을 열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열지 않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곳에서는 냄새가 전혀 나질 않았습니다.



숲에서 날법한 나무나 흙 냄새도, 쓰레기에서 날법한 악취도 전혀.

분명 몇년은 된 것 같은 쓰레기가 보이고, 어둡고 축축해서 이끼도 이곳저곳 끼어있는데, 그냥 허공의 공기 냄새를 맡는 것처럼 말이죠.

그 일이 일어난 건 2학기가 시작된 뒤, 가을이었습니다.



4교시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고, 선생님이 살짝 빨리 수업을 끝내줘서 밥도 다른 반보다 빨리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 2학년이 줄을 서고 있더라도 3학년들이 밥을 먹으러 오면 그대로 줄이 새로 생기면서 후배들이 비켜주는 게 당시 학교의 룰이었습니다.

그래서 보통 점심을 다 먹고나면 남는 시간은 30분 정도였는데, 그날은 교실에 들리지도 않고 체육복 차림 그대로, 3학년보다도 빨리 점심을 먹는 바람에 식사를 마치고도 점심시간은 한시간 가까이 남아있었습니다.



체육시간에 땀도 많이 흘려 지친데다, 시간도 꽤 남다보니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 낮잠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꼭 자야겠다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양치를 마치고 와 보니 이미 같은 반 친구들은 한명도 남김없이 모두 자고 있었습니다.

저도 분위기를 타서 책상 위의 책을 모두 치운 뒤, 양팔을 포개어 자려는데 가만히 있자니 너무 더웠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전력난이라며, 에어컨은 선생님이 직접 켜고 끄던 터였습니다.

학생은 임의로 건드리면 안되는 상황이었기에, 창문이라도 열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 혼자 자기 전 숲쪽 창문과 복도쪽 창문, 교실 문을 모두 열었습니다.



양쪽 문을 다 열어야 공기가 잘 통해 바람이 흘러 시원해지기 때문에 복도 쪽 문도 열어야 하는게 당연하지만, 점심시간 특유의 시끄러움 때문에 아이들이 잠에서 깨지 않을까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여니 거짓말처럼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상하리만치 조용했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다행이라고, 모두 밥 먹으러 갔다보다 했습니다.

시끄러워지면 문 근처에 자던 아이가 깨서 문 닫겠지라는 생각에, 그대로 교실 가운데 제 자리로 와서 자기 시작했습니다.

숲을 통해 오는 바람이라 그런지 바람도 조용하지만 시원했습니다.



무척 편하게 잘 자는데, 문득 갑자기 눈이 떠졌습니다.

너무나도 조용했습니다.

너무 곤히 자느라 다른 친구들은 모두 이동수업을 들으러 갔고, 나 혼자 교실에서 자고있는건가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다른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고, 이동수업은 다른 날이라는 걸 깨달아 이내 안도했죠.

그저 짧게 잤는데도 푹 자서, 피로가 금세 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깨어나고 나서도 교실은 이상할만큼 너무나도 조용했습니다.



그 순간, 지금 생각해도 꿈인가 싶은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숲쪽 창문에서 투명하면서도 마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공간이 울렁이는 것 같은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마치 구름이나 담요, 솜사탕처럼 가장 앞 창문에서 흘러나와, 창문 가장 가까이에 있던 아이 위에 덮혀서 그대로 꼼지락거렸습니다.



그때는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곧이어 창문에서 또다시 그 무언가가 나오더니 다른 친구를 덮고 꼼지락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개가 연이어 나타났고, 그러는 사이에도 저는 그저 이제 누가 덮일까 하며 태평한 생각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열명 정도 되는 친구들 위로 그 무언가가 꼼지락대고 있었고, 앞으로 몇개만 더 나오면 나도 덮일 즈음이었습니다.

갑자기 문이 탁 닫히는 소리가 나서 정신을 차렸습니다.

어느덧 수업시간이 됐는지, 선생님이 오신 것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깨어났고, 다시 보니 그 무언가도 사라진 후였습니다.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시작되고 채 5분도 안되었는데, 친구들 몇명이 화장실에 가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선생님은 [엎드려 잘 시간이 있으면 진작 화장실에 갔어야지.] 라고 나무라면서도 보내주었습니다.

눈치 채셨겠지요.

화징실로 향한 것은 그 무언가가 덮고 꼼지락거렸던 아이들이었습니다.



10명 모두가, 동시에 화장실로 향한 겁니다.

선생님도 그렇게 많은 인원이 한번에 화장실로 향하니 당황하셨는지, 식중독인가 싶어 다른 교실로 가서 혹시 화장실에 간 학생이 없냐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반에서도 그런 상황은 없었고, 양호실에도 식중독 환자가 있다는 보고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우리 반 친구 열명이 동시에 화장실에 간, 딱히 기억에 남지도 않을 작은 사건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무언가를 본 저에게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그 무언가를 본게 꿈이었다고 해도, 하필 딱 그 친구들이 동시에 화장실에 간건 사실이니까요.



게다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교실에서 나가던 순서마저 그 무언가에 덮인 순서대로였습니다.

다음은 누구지, 하고 뭔가 규칙이 있을까 싶어 유심히 바라봤었거든요.

졸업하고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떠올리면 두려움과 호기심에 잠기게 됩니다.

320x100

[번역괴담][5ch괴담][1018th]모르는 사람

괴담 번역 2023. 2. 23. 23:35
320x100

 

 

일이 늦게 끝난 날 저녁, 퇴근길에 저녁거리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

하지만 이미 폐점시간이 가까워진 탓에 마땅히 먹을만한 것도 없고, 피곤에 찌들어 멍하니 서성이고만 있었다.

장바구니를 축 늘어트리고 이런저런 상품들을 보며 별다른 목적 없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내 손을 잡았다...



뭐, 그래도 손을 잡힌 느낌으로 아이의 손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에, 조금 놀랐을 뿐이었다.

부모님이라고 착각한 건가 싶었다.

돌아보니 유치원생 정도의 어린 아이였다.



미묘하게 웃으며 [착각했구나?] 라고 농담처럼 말을 건네자, 그 아이는 나를 올려다봤다.

조금 비웃는 것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에엥?] 하고 대답해왔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이상한 사건이 재미있어서, 그 아이와 이상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이상한 억양으로 말하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놀았다.



그러는 사이, 갑자기 눈 앞에 여성이 나타나더니 [저기요.] 하고 아이 손을 잡고 있는 내 팔을 잡았다.

이 아이 엄마인가 싶었다.

혹시 수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싶어 변명거리를 열심히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유괴범이라고 착각당할 상황이었으니까.

그 여성은 아이를 향해 [안된다고 몇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니?] 라고 냉정하게, 조금 지겨운 듯 말했다.

[아니, 저도 어울려서 장난을 쳤으니까...] 라고 당황하면서도 아이를 옹호했다.



하지만 그 여성은 [좀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라고 쏘아붙이고는, [이제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약속했잖아.] 라며 설교를 이어갔다.

그렇게까지 화내지 않아도 될텐데 싶었지만, 집마다 다른 사정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멍하니 내 손을 양손으로 잡은 채로 계속 흔들고 있던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그런 거 몰라!] 하고 말하더니, 손을 놓고 도망쳐버렸다.

반사적으로 아이를 쫓으려던 순간, 갑자기 주변의 소음이 한순간에 밀려들어왔다.

그제야 방금 전까지 주변 소리가 노이즈 캔슬링이라도 된 것마냥 전혀 들리지 않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를 계속 보고 있었고, 아이가 뛰쳐나간 방향도 바라보고 있었기에 바로 쫓아갈 생각이었는데, 아이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멍하니 당황하고 있었는데, 아까 그 여성이 여태 붙잡고 있던 내 팔을 놓아주었다.

[모르는 사람을 멋대로 따라가면 위험해요.]



그리고 그 여성도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 후, 계산대에서 그 여성을 다시 발견했지만, 아이는 데리고 있지 않았다.

 

 

320x100
320x100

 

 

아직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30년 정도 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스님이었습니다.

어느 사진의 위령을 의뢰받았다고 합니다.



의뢰인은 30대의 남자로,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등산이 취미라고 합니다.

그 스님은 조상을 공경하고 추모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이지만, 영혼이나 영능력, 나아가서는 귀신 같은 것까지 내심 믿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님이라는 직업상, 가끔 이렇게 사진의 위령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곤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때까지 본 이른바 심령 사진들은, 풍경을 사람 모습으로 착각했다던지, 유리에 비친 사람 얼굴을 귀신으로 착각했다던지 하는 별 거 아닌 게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뢰인들에게도 그 점을 설명하며, 마음먹음, 마음가짐, 기분다스림의 중요성을 설파해 왔다고 합니다. 



그랬기에, 그 남자가 의뢰한 사진도 비슷할 것이라 여기며 의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진은 의뢰인이 가운데 서 있고, 그 주변에 등산 동료로 보이는 사람들이 너덧명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흔히들 찍는 단체 기념사진처럼 보였습니다.



스님은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위령을 하기 전에 묻고 싶은데, 이 사진의 어디가 신경 쓰여서 의뢰를 하신 건가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아마도 풍경 어딘가에 사람 그림자가 보인다거나 하는 것이리라 여겼다고 합니다.



의뢰인은 고심하며 되물었습니다.

[그 사진에서 무언가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확실히, 처음 봤을 때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지기는 했습니다만...]



실제로 스님도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어딘지 모를 가벼운 위화감을 실제로 느꼈다고 합니다.

[등산 동료들과 찍은 기념 사진이지요?]

그러자 의뢰인은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역시 그렇게 보이시는군요...]

그 대답이 신경 쓰여서, 스님은 다시 한번 사진을 살펴보았습니다.

의뢰인을 중심으로 등산 동료들이 서서, 다같이 찍은 기념 사진.



그런 구도의 사진인데, 다시 보니 오히려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더 커졌습니다.

[아닌가요? 다같이 찍은 기념 사진으로만 보입니다만...]

의뢰인은 더욱 우울해진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 사진, 셀프 타이머로 저 혼자 찍은 겁니다.]

스님은 농담이라도 하는건가 싶어 사진을 다시 한번 보았습니다.

그제야 처음 느낀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의뢰인은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표정이 어둡고 침울했습니다.

무엇보다 맑은 날씨에 찍은 사진인데도, 의뢰인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림자가 없었다고 합니다.

 

 

320x100

[번역괴담][5ch괴담][1016th]시골 학생

괴담 번역 2023. 2. 19. 23:26
320x100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 이야기다.

시골 학생이라면 보통 자동차나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 혼다 스쿠터를 타고 통학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다녔다.

가끔 시골에서 도시까지 30km 가까이 달리기도 하고, 더 나가서 바다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처음으로 이동수단을 얻은 나는,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집에서 10km 정도 떨어진 대형 쇼핑몰에 있는 서점 겸 잡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이유는 두 가지.



내가 쓸 돈이 필요했고, 취업 준비 때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중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나는 어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빨리 자립하고 싶었다.

시골에는 일자리도 적고, 월급도 높지 않다.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고 해봐야 밭일을 돕는 정도인데, 그것도 계절마다 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 먼 곳에서라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한 것이었다.

스쿠터를 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



당연히 여름에는 타서 시꺼매지고, 겨울에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온수를 틀고 욕조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스쿠터를 타는 기분만큼은 참 좋았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상쾌함이, 덥고 추운 고생은 다 잊을만큼 즐거웠으니까.



그리고 춥지도, 아직 그리 덥지도 않던 6월에 그 일이 일어났다.

아르바이트 하는 쇼핑몰에서 나와 귀로에 오른 나는, 평소처럼 스쿠터를 타고 돌아가고 있었다.

낮이 길어졌으니 슬슬 선글라스를 끼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저녁과 밤 사이 무렵의 거리를 달렸다.



해가 막 질까 말까할 즈음, 선글라스를 끼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스쿠터를 타고 있는데 선글라스를 꺼내는 것도 귀찮아 그대로 달렸다.

간선도로에서 차선을 바꿔 다리를 건너고 있던 때였다.

저녁놀이 강하게 비치며 시야를 가렸다.



무심코 눈을 감았다가, 시속 60km로 달리고 있는데다 주변에 차도 많다는 생각에 억지로 눈을 떴다.

시야가 새하얘서,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하지만 서서히 시력이 돌아왔고, 마음을 놓은 나는 그대로 다리에서 내려오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 다리는 예전부터 특이한 곳이었다.

자세히 말하면 위치가 특정될테니 설명은 않겠지만, 다리 중간에서 도로의 종류가 바뀌는 특이한 형태라, 지역 주민들에게는 애칭으로 불리는 곳이다.

그런 이상한 도로이다보니 사고도 잦았기에, 달릴 때면 늘 조심해야 하는 도로였다.



문득 사고가 잦은 것은 햇빛이 비치는 타이밍과도 관련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다리를 내려왔다.

거기서 처음으로 위화감을 느꼈다.

그 다리에서 내려가는 길은 항상 막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 날은 어째서인지 차가 한대도 없었다.

처음에는 [어라? 운이 좋네.] 라고 생각하며 달렸지만, 그 다음 교차로에도, 그리고 그 다음 교차로에도 차는 커녕 사람 한명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달려 집에 도착했다.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길가에 보이는 집들은 불이 켜져 있었고, 가로등과 신호등도 평소대로였다.

그 불빛에 의지해 집까지 올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없었다.



이미 주변은 어둑어둑하다.

평소 같으면 어머니가 집에 있을 시간인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이상하다 싶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할 생각에 휴대폰을 꺼내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하지만 당연히 들어있어야 할 휴대폰이 주머니 속에 없었다.

당황해서 가방을 뒤져보았지만 거기에도 없다.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두고왔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집에 두고온걸까 싶어, 일단 내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 찾아보기로 했다.

집 전화로 내 휴대폰에 전화를 걸고 수화기에 귀를 기울였다.

어디에서도 진동음은 들려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두고온 거 같은데... 하고 생각하며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던 찰나, 불현듯 위화감을 느껴 수화기를 다시 귀에 가져갔다.

통화연결음이 들리지 않고, 누군가 받은 것 같은 낌새가 느껴졌다.

누가 주워서 받았거나, 아르바이트 하는 곳의 점장님이거나 둘 중 하나겠지.



일단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에 말을 걸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그 휴대폰 주인인데요. 혹시 받으시는 분은 누구실까요?]

대답은 없다.



나는 귀를 기울이며 상대의 동향을 살폈다.

희미하게 수화기 너머의 주변음이 들려온다.

무슨 가게인지, 음악이 흐르고 있다.



클래식 음악 같지만, 무슨 노래인지 파악할 정도의 음량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전화를 받은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집 전화 번호 안내판에는 어머니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까지 밖에 있고. 어디야?]

내가 말을 걸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전파가 안 좋은 거 같은데. 들려요? 여보세요?]

그렇게 내가 말을 걸자, 점차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는 ...괜찮니?]

[어? 뭐라고?]

그렇게 대답하는 사이, 갑자기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와, 지진인가? 그쪽은 괜찮아?]

그러는 사이에도 흔들림은 점점 커져만 간다.

[...라고.]



어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잘 들리지 않는다.

지진의 흔들림이 점점 커져가서, 이대로는 위험하다 싶어진 나는 어머니에게 [미안, 일단 책상 밑에 숨어 있을게!] 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 순간, 어머니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너 트럭에 치여서 지금 구급차 안이잖아!]

[어?]

대답을 하는 순간, 내 눈 앞에 흰 옷을 입은 남자가 보였다.



내 오른쪽 귀에는 수화기 같은 게 걸려있고, 나는 들것에 실려 있었다.

창밖을 보니 가로등이 빠르게 지나간다.

분명히 구급차 안이었다.



모든 것을 확인하고, 나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큰일 나버렸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렇다.



나는 귀가 도중 트럭과 충돌해 정신을 잃고 이송되는 중이었다.

그때까지 본 풍경은 아마 무의식 중에서 본 꿈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가, 그대로 기절했다.



다음에 깨어난 곳은 중환자실이었다.

바로 옆에서 울리는 너스 콜에 잠이 깼다.

한밤 중에 눈을 뜨니, 간호사가 와서 안심하라고 말을 하고 갔다.



다시 기절했다 눈을 뜨니 다음날 아침이었다.

거울 속의 나는 사고 때문인지 온몸이 퉁퉁 부어있어 깜짝 놀랐다.

의사는 웃으며 다 나을 거라며 괜찮다고 말해줬지만, 안와골절이 온데다 망막에도 작은 상처가 나서, 경과를 관찰하며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병상의 나를 보고 어머니와 누나는 엉엉 울었다.

나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제서야 비로소 내 생명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입원 중에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큰 수술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랬지 싶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두번 다시 이런 사고는 겪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방학이 되기 전에는 복학할 수 있었다.

학점도 꽤 떨어졌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버텨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나는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매일 여러 곳을 다니며 설명회를 듣고, 면접을 보고, 시험을 치뤘다.

순조로이 진행될 것 같지 않은, 긴 터널 같은 나날이었다.

오사카 우메다의 지하상가를 취업준비 기간 중 틈틈이 걷곤 했다.



나에게 휴식이 되는 시간은 라멘을 먹는 것 정도라, 여러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날은 탄탄멘이었다.

지금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유명한 샘의 광장을 나오면 그 앞에 바로 있는 곳이다.



정통 탄탄멘 가게로 향해 주문을 했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혹시 합격 연락인가 싶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그 순간, 누군가가 입에 손을 밀어넣은 게 아닐까 싶을만큼 입이 경련을 일으켜 말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왜 이런 순간,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지병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무슨 일인가 싶으면서도, 귀를 기울여 상대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들려온 목소리는 뜻밖의 것이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그 휴대폰 주인인데요. 혹시 받으시는 분은 누구실까요?]



틀림 없는 내 목소리였다.

그리고 곧 전화가 끊겼다.

그 순간, 마비된 것만 같던 내 입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바보 같은 일이라고, 착신오류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이, 탄탄멘이 나왔다.

음식을 먹으려는 순간, 내 귀에 들려온 것은 가게에 울려퍼지는 클래식 음악이었다.

모차르트 레퀴엠, 저주받은 자들에게 벌을.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