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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실화괴담][52nd]삼풍 백화점

실화 괴담 2012. 2. 2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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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DECRO님이 투고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저에게는 너무나도 생생한 일입니다.

모두들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며 하루 아침에 건물이 무너져버린 그 사건을요.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그 사건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삼풍 백화점이 무너지던 바로 그 날, 어머니랑 사촌 누나와 삼풍 백화점에 갔습니다.

제가 살던 곳은 서초구 반포동의 미도 아파트여서, 삼풍 백화점은 걸어서 갈 수 있는 매우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 삼아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돌아올 때는 아버지와 삼풍 백화점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고 차를 타고 돌아올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떠올려보면 삼풍 백화점은 꽤나 멋진 곳이었습니다.

물론 건축 상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겠지만, 어린 제가 봐서는 알 수가 없었죠.



들어가자마자 꽤 커다란 홀이 있고, 홀을 기준으로 건물이 좌우로 나뉘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면 서점과 잡화점이 있었고, 식당가도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걸어서 삼풍 백화점에 들어가기 위해 길을 건너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우리 앞에 택시가 섰습니다.

거리 가득 차가 있었지만, 그 전까지 택시는 한 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길을 건너려는 순간 세 사람 앞에 택시가 선 것이었습니다.



누구도 택시를 부르기 위해 손을 들지 않았고, 택시 기사와 눈이 마주치지도 않았습니다.

애초에 택시 기사들은 운전을 난폭하게 하는 경우는 종종 있더라도, 보행자 신호등이 파란 불이 되어 사람들이 길을 건너면 다른 손님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택시는 파란 불이 되어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사람들 앞을 가로막으며 우리를 태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셋 모두 삼풍 백화점에서 무엇을 살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택시를 탔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택시가 길을 건너는 사람 앞을 막아선다면 놀라거나 화를 낼 텐데도 말이죠.

방금 전까지 백화점에서 할 쇼핑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두 택시에 올라 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남부 고속 터미널 옆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 지하로 가서 우선 청바지를 사기로 했습니다.

삼풍 백화점과 그 곳은 매우 가까웠기에 금새 도착했습니다.

저는 가장 왼쪽에 타고 있었고, 가운데에 어머니, 그리고 가장 오른쪽에는 사촌누나가 타고 있었습니다.



갤러리아 백화점에 도착해, 오른쪽 문을 열고 사촌누나와 어머니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내리고 나서 문을 닫으려고 뒤돌아 본 순간 택시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택시 자체가 꽤 낡은 택시였기 때문에, 탈 때 문을 닫으면서 소리가 꽤 크게 났던 것이 생생했는데 그 사이 택시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누군가 택시에 타서 떠난 것이라면 분명 문 닫히는 소리가 났을 것이고, 애초에 제가 뒤돌아 보았을 때는 차와 차문 사이에 제가 있었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엔진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차가 그냥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는 그냥 별 생각 없이 백화점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삼풍 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물론 갤러리아 백화점에 있던 사람들은 전혀 사고에 관해서는 몰랐고, 라디오에서 삼풍 백화점에 붕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어머니께서는 그냥 지붕의 상판 하나가 떨어져서 사람이 좀 다쳤나보다 하실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4층 가전 코너를 지나가는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TV 판매관 앞에 직원들이 모두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그래서 그 쪽으로 가서 TV를 보니 처참한 붕괴 현장이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TV 한 구석에는 삼풍 백화점 붕괴라는 뉴스 자막이 떠 있었죠.



제가 알고 있던 분홍색의 백화점은 온데간데 없고, 마치 전쟁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처참한 폐허 뿐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사태를 깨달은 저는 어머니께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왜 하늘에 헬리콥터들이 수없이 날아다니는지, 구급차와 소방차 소리가 왜 이렇게 계속 울려 퍼지는지, 삼풍 백화점 쪽으로 가는 모든 교통이 통제가 되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택시가 우리를 살린겁니다.

그 이상한 택시가.

사라진 이상한 택시가 말입니다.



도대체 그 택시는 무엇이었을까요?

참고로 아버지는 원래대로라면 붕괴 시간 직전에 삼풍 백화점에 도착하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무 말 없는 전화들이요.

그리고 언제나 들으시는 뉴스 라디오 방송의 속보를 듣고, 가족들이 무너진 백화점에 있던 것으로 생각하고 망연자실해 계셨다고 합니다.

다행히 우리 가족은 모두 무사했지만, 과연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 것은 누구였을까요?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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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th]같이 가자

실화 괴담 2010. 7. 3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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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서 여러분이 직접 겪으신 기이한 체험담을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네이버 아이디 30번꺾어전력질주(rioka22)님이 투고해주신 실화괴담입니다. 


제가 9살 때쯤의 일입니다.

 

어느날 낮에 가족과 함께 마트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오시기를 기다리며 어머니는 벽의 한 면을 채우고 있는 유리창 밖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심심해져서 2살 어린 동생에게 귀신 놀이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때 우리가 하던 귀신 놀이란 누가 어두운 곳에 먼저 숨어 있다가 다른 한 명을 놀래키는 단순한 놀이였습니다.

 

마침 이상하게도 에스컬레이터가 멈추어 있어 제가 먼저 올라가 귀신 역할을 하기로 했습니다.

 

위층은 주차장으로 연결된 곳 같았지만 이상하게 어두웠습니다.

 

 


저는 원으로 표시된 곳에 숨었습니다.

 

어두워서 빛이라고는 화장실과 자판기에서 나는 것 뿐이었습니다.

 

저는 무서움은 잘 느끼지 못하고 동생을 놀래킬 생각으로 두근거리고 있었습니다.

 

곧 동생이 오는 소리가 들려 저는 휙 튀어나갔지만, 동생은 건성으로 [어, 귀신이다.]라고 말하고는 먼저 내려가 버렸습니다.

 

동생보다 순진했던 저는 진짜 귀신이 있다는 말인 줄 알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곳에는 하늘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새하얀 여자가 있었습니다.

 

검은 머리는 앞으로 드러내려 어깨까지 닿고 있었고 챙이 넓은 하늘색 모자를 쓰고 손에는 핸드백을 들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주변은 어두웠지만 웬지 그 여자만은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크게 휘청거리면서 그 여자는 제게 다가왔습니다.

 

마치 늘어진 꼭두각시 인형의 머리를 잡고 양 옆으로 흔드는 듯한 걸음걸이였습니다.

 

그 여자는 천천히 다가오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저에게 말했습니다.

 

[같-이 가자-아-]

 

저는 미친듯이 정지된 에스컬레이터를 달려 내려갔습니다.

 

아래층에 내려와 뒤를 보니 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생에게 물어봤지만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는 대답 뿐이었습니다.

 

그 여자가 귀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무서웠던 일로 남아있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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