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학교의 7대 불가사의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가?
학교에 관련된 7가지의 괴담이 있고, 그 7가지를 모두 알게 되면 죽음을 맞이한다는 어릴 적의 유행 같은 이야기였다.
물론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도 7대 불가사의가 있었다.
밤에 화장실 네번째 칸에 들어가면 귀신이 나온다거나, 과학실의 인체모형이 밤마다 학교를 돌아다닌다거나, 교장실 앞 동상이 밤 12시만 되면 운동장을 뛰어다닌다는 것 같이 말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는 딱 하나 독특한 불가사의가 있었다.
나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이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아, 아직도 어두운 방에서는 좀체 잠을 청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암실]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간결한 이야기였다.
들어가고 만다.]
물론 여기에는 얽힌 뒷이야기가 있었다.
아직 체벌이 당연한 것처럼 취급될 무렵, 우리 학교에는 엄하기로 소문난 T라는 선생님이 계셨다고 한다.
그 방은 특수하게 만들어진 암실로서, 창문 하나 없는데다 문 역시 유리창 하나 없는 철문이었다.
게다가 밖에서 잠그면 안에서는 열 방법이 없어서, 아이가 안에 갇히면 밖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 한 나갈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분명 초등학생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벌이었으리라.
그러던 어느날, T선생님이 혼을 낸 아이 중 어두운 곳을 두려워하는 사내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T선생님은 아이를 방에 밀어넣고 문을 잠궜다.
안에서는 문을 격렬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시간이 지나 T선생님이 암실의 문을 열었을 때, 방 중앙에는 소년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누워 있었다.
소년은 쇼크 때문에 구토를 했고, 토사물에 목이 막혀 질식한 나머지 숨을 거뒀던 것이다.
T선생님의 사직 후, 학교에서는 그 암실의 사용을 금지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선생님들조차 기분 나빠하며 접근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T선생님과 그 방에 얽힌 사연을 알고 있는 몇몇 교직원들은 설마하는 생각에 아이들이 모두 집에 돌아간 뒤 방을 열었다.
아니나다를까, 방 안에는 천장에 목을 맨 채 썩어가고 있는 T선생님의 시체가 있었다.
자살이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무척이나 기묘한 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던 것이다.
기묘한 자살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학교 안에서 기분 나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소문은 실제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이나 사무원들 사이에서도 체험한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암실이 있는 1층에서 휴게실을 이용하는 사무원들은 이 소문 때문에 다들 겁에 질려 있을 정도였다.
학교 안에서 홀연히 A라는 아이가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1시간 뒤.
이미 심장은 멎어 있었고, 온 몸에서는 심한 썩은내가 풍겼다고 한다.
그 날 이후로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 방에는 죽은 아이가 갇혔던 3시 35분이 되면 문을 미친듯이 두드리는 소리가 난대. 거기에 대고 무심코 노크를 했다간 안으로 질질 끌려 들어가서 갇혀 죽는다는거야!] 라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암실은 이미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입학할 무렵에는 존재하지 않는 방이었다.
딱히 방이 해체되거나 철거된 것은 아니었다.
물론 학교 안내도 같은 곳에는 암실의 존재 따위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 방인 셈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분명히 벽에는 문의 자취가 남아 있었고,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방의 정체를 밝히자는 터무니 없는 제안을 해 온 것은, 괴짜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나의 친구였다.
H의 말에 의하면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자 아이가 있는 게 훨씬 든든하니까.] 라는 것이었다.
당시의 나는 그다지 활발한 소년은 아니었던데다 그 이야기에는 별로 흥미도 없었지만, 어쩐지 모르게 나는 쾌히 승낙하고 H와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벽 저 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3시 35분이었기에, 우리는 5교시까지 수업이 있는 날을 골라 모험을 해 보기로 했다.
노크 소리가 정말로 들리는지 확인하고, 들린다면 우리가 노크를 해 보자.
나는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라고 물었지만, H는 [그러니까 너를 부른거잖아.] 라며 내 말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은 흘러, 3시 35분이 되었다.
...똑똑...똑똑똑...똑똑...
희미하게 벽 저 편에서 소리가 난다.
오히려 그것은 안에 갇힌 소년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도움을 구하는 것 같은 소리였다.
노크 소리에 놀란 내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H는 어느새 벽의 정면에 서 있었다.
[야...]
가냘픈 나의 제지는 무시당하고, H는 2, 3번 가볍게 벽을 노크했다.
주변의 모든 벽이 새까맣게 변했다.
아니, 원래 있어야 할 콘크리트 벽이, 그리고 그 안에 있어야 할 문이 사라져 있었다.
밖에서 들어오는 빛조차 삼켜 버리는 어둠.
몇 년, 아니, 몇십년 동안 결코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았던 방과, 거기 갇혀 있던 [무언가]의 통곡.
H는 방에 질질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심연에서 H의 다리를 잡아 끌고 있는 것은 썩어서 살점이 문드러진 손.
H도 나도, 어둠 속의 무언가도 비명을 지르며 절규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른들이 달려오는 낌새는 없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눈 앞에서는 H가 어둠 속으로 질질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H의 팔을 잡고 힘껏 당겼다.
팔과 다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잡아 당겨진다.
하지만 표정에는 아픔 이상의 두려움이 드러나 있었다.
이윽고 남자의 팔은 장딴지에서 복사뼈로 미끄러졌다.
그 순간, 귓가에 울려퍼지던 통곡이 파괴적일 정도로 강해진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자 나와 H는 콘크리트로 메워진, 일찍이 방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벽 앞에서 둘이서 울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둘 모두 운 좋게 끌려 들어가지 않고 살아남은 것 같았다.
다만 H의 구두는 한 짝이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문득 멈춰 서서 얼굴을 찡그리더니, 갑자기 새파랗게 질리는 것이었다.
아줌마는 서둘로 교무실로 달려갔고, 곧 우리 주변에는 어른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엄청나게 울었던데다, 주변 사람들은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다만 곧바로 누군가가 따뜻한 코코아를 건네 주었고, 그것을 마셔서 조금 안심했던 것만은 기억이 난다.
나와 H는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다.
둘 다 외상은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담임 선생님은 남자를 [옛날 우리 학교에서 일하시던 선생님이시란다.] 라고 소개했다.
부모님은 벌써 그 남자에게 이야기를 들었던지, 남자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황급히 병실에서 나갔다.
그렇지만 차라리 꿈이나 환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앞으로 살면서 편할테니 그렇게 생각하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방에서 일어난 일을 다른 사람에게 재미 삼아 말하면 안 된다고 다짐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학교에 돌아간 후에도 두 번 다시 암실에 접근하지 않았고, 그에 관한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다.
이후 나는 도쿄로 이사를 갔고, 대학교까지 도쿄에서 다녀 그 [암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그 암실은 남아 있지 않으리라.
아직도 나는 칠흑 같이 어두운 방이 무섭다.
덧붙이자면 7대 불가사의로 전해지던 암실의 소문이 진짜인지는 나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 방에서 어느 아이가 죽은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혹은 혼자 갇혀서 외롭게 죽어간 아이가 자신을 꺼내줄 친구를 찾으며 울부짖고 있는 것일까.
어느 쪽이던 이제는 알 수도 없지만, 아직도 내 꿈 속에서는 어둠으로 가득 찬 그 방이 가끔 나타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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