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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Autopsy of Jane Doe, 2016

호러 영화 짧평 2017. 5. 1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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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Doe 라는 것은, 영미권에서 여성 아무개를 일컫는 단어입니다.

남자 아무개는 John Doe 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홍길동 정도 되는, 신원미상의 누군가를 지칭하는 단어죠.

이 영화, The Autopsy of Jane Doe 는 제목 그대로 신원 미상의 여성, Jane Doe의 시체를 해부하는 영화입니다.


사실 공포 영화에서 가장 애용되는 소재를 꼽으라면 폐쇄된 공간일 겁니다.

외부로의 지원을 구할 수 없고, 내부의 적과 함께 고립된다는 절망감!

제작비 절감은 따라오는 거고요.

The Autopsy of Jane Doe 역시 폐쇄된 부검실이라는 한정적 공간을 아주 잘 이용해낸 영화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시체를 부검하게 되는데, 계속해서 그 시체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징후들이 발견됩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이 시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이 영화가 매력적인 점이라면, 너무나도 이성적인 시작이 끝에 가서는 광기와 공포로 물든다는 점입니다.

현대 과학이 지배하는 부검실 안에서, 그 현대 과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하나둘 일어나는거죠.


사실 이러한 요소들은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고, 어떻게 보면 작위적이겠습니다만, 호러 영화에 있어서는 완벽한 조합입니다.

그런 부분들을 심리적으로 조여가면서, 설령 있을 수 없는 현상이라도 받아들이게 만드는 게 이 영화의 뛰어난 매력이기도 하고요.





환상과 현실을 절묘하게 섞어둔 작품인데, 후반부 들어 공포가 이성을 지배하면서 아주 재미있어집니다.

호러 영화에 조예가 깊거나, 오컬트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익히 들어보셨을 사건이 연관되어 있기도 하고요.

안드레 외브레달 감독의 첫 공포 영화라던데, 생각보다 무척 훌륭한 작품을 뽑아냈습니다.

차기작이 기대되네요.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등장하는 고양이 이름이 스탠리인 것도 유쾌했습니다.

폐쇄 공간을 다룬 호러 걸작 샤이닝의 감독이 누구였는지를 생각해보면, 아마 감독의 센스였겠죠.

뻔할 수 있을 법한 부분에서 뻔하지 않게 만들고, 그게 또 먹히게 만드는 것.

만만치 않은 숙제를 잘 풀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점수는 8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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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성 : 귀신을 부르는 소리, 2015

호러 영화 짧평 2017. 5. 15.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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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일본의 합작 공포영화입니다.

대만 쪽에서는 가끔씩 기대하지 않은 대박이 터지곤 해서, 이번 영화에도 좀 기대를 걸었었는데 아쉽게도 빗나갔네요.

대만 전통 영혼결혼식이라는 독특하고 무서운 소재를 잘 골라냈음에도, 제대로 활용을 하질 못했습니다.

영화 초반에 모든 걸 보여주고, 그 이후에는 천천히 실망으로 굴러떨어지는 느낌이죠.


사실 이렇게 실망스러운 평가를 하게 된 것에는, 영화의 구조가 이상하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이야기인데, 거기에 또다른 이야기들이 얽히고 섥혀서 오히려 뭐가 뭔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릅니다.

마지막에 가서 풀리기는 하는데, 그게 시원하게 딱 풀리는 게 아니라 황당하게 이어진다는 느낌이 더 강해요.





게다가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설득력이 무척 떨어집니다.

나름대로 트릭을 넣고 싶었던 것 같은데, 정작 그게 무척 엉성하고 배려 없이 놓여져 있어서 전혀 충격으로 다가오질 않더라고요.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더욱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데, 각본가가 이야기를 쓰다가 수습이 안되서 던져버린건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엔딩을 그런 식으로 내버리면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는데...

후반부의 황당한 급전개와 난데없는 엔딩은 이 영화의 평가를 떨어트리는데 톡톡한 기여를 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단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 전통 영혼결혼식이라는 소재는 진짜 훌륭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영혼결혼식이 등장하는 씬은 진짜 오싹합니다.

비주얼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관객에게 압박감과 공포를 선사하는 장면들이죠.

그래서 아쉬움이 더 남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훌륭한 소재를 들고서도 아쉬운 스토리텔링으로 말아먹은 영화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차라리 전생 쪽의 비중을 늘리고, 영혼결혼식 장면을 늘렸다면 훨씬 무서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번쯤 보는 것도 괜찮긴 합니다만 굳이 찾아볼 것까지는 없는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아니면 영혼결혼식 부분만 편집한 클립 영상을 구해보시거나요.

제 점수는 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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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2016

호러 영화 짧평 2017. 5. 1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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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 미쓰다 신조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미쓰다 신조 소설이 영화화된 건 이 작품이 최초인 탓에 저도 기대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원작이 진짜 좋은 작품이거든요.

미쓰다 신조의 음침하고 끈적한, 기분 나쁜 공포를 어떻게 재현했을까 궁금했는데...


실상은 재현하려는 시도도 안했더라고요.

기본적인 스토리 전개 자체가 원작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러려면 굳이 원작으로 이름을 빌려다 쓴 이유가 뭔지 궁금해지는 수준이었어요.

원작과의 접점은 전무하다고 평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더불어 배우 연기도 영...

AKB48의 에이스였던 이타노 토모미가, 그룹 졸업 이후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예쁜 걸로는 아이돌 시절부터 유명한 분이었지만, 연기력은 영 아니더라고요.

영화 자체도 제대로 된 연구가 없었는데, 배우 연기까지 모자라니 여러모로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거기다가 마지막에는 원작과 어떻게든 접점을 엮으려는 건지 이상한 메타픽션이 들어갔는데...

아마 제가 원작 작가 미쓰다 신조였으면 감독을 한대 쳤을 거 같습니다.

거기서 이어지는 엔딩도 완전 별로에요.

이따위로 안일하게 끝내는 건 누굴 위한건지 정말.




결과적으로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그냥 원작 소설을 읽으시라는 겁니다.

원작 소설은 이 망작 영화보다 한 10배는 나은 훌륭한 작품이니까요.

미쓰다 신조 팬으로서, 이따위 쓰레기 영화에 노조키메를 갖다썼다는 데 울분을 금할 수 없네요.

이타노 토모미 팬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차라리 그냥 이타노 토모미 화보집을 사서 보시는게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제 점수는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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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담백경, 2015

호러 영화 짧평 2017. 5. 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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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예와 마찬가지로 오노 후유미 원작에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 작품.

원작은 괴담 신미미부쿠로 시리즈처럼, 100편의 짧은 괴담이 담겨있는 괴담집이었습니다.

필연적으로 그 100개의 이야기 중, 어떤 걸 걸러내고 어떤 걸 담아낼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잔예 때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원작에 너무 매달렸습니다.

솔직히 귀담백경은 아마 여러분이 읽으시면 시시하다고 느끼고 넘어갈 정도의 괴담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노 후유미의 작품들을 좋아하고, 귀담백경 책도 가지고 있지만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100편의 괴담 중 소름끼치는 건 솔직히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그걸 영화로 만든다고 달라질까요?

영화는 10편의 에피소드를 뽑아내서 만들었지만, 원작 이야기를 그대로 영상에 담는데에만 치중했습니다.

당연히 원래부터 안 무서웠던 이야기인데 영상으로 바뀌었다고 심각하게 무서워지지는 않습니다.

근데 그나마도 뭔가 진지하게 공포에 빠지기 애매해요.


지금 여러분이 보고계신 귀신의 자기부양 움짤은 영화 시작과 동시에 나오는 에피소드입니다.

솔직히 이거부터가 하나도 안 무섭고 오히려 웃기지 않습니까.

잔예의 경우에는 차라리 괴담의 기원을 파고드는 다큐멘터리 같은 맛으로 보는 매력이라도 있었지만, 귀담백경은 도저히 뭐 커버가 안 쳐지는 수준이었습니다.

10개 중에서 제 기준으로 그나마 어떻게든 팬심 동원해봐도 건질만한 에피소드는 1개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굳이 안 보셔도 될 작품이라는 겁니다.

솔직히 시간과 돈을 위해서는 아예 안 보시는게 나을 거 같고요.

제 평가는 3점입니다.

나름 기대했던 작품인데 이 정도까지 말아먹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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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트위터에서 호러 영화를 보면서 짧게짧게 개인적인 소감과 평가를 남겨왔습니다.


140자 제한이 있는 트위터에서, 서너개 트윗으로 영화를 정리하다보니 그야말로 짧은 평가, 짧평이 되더라고요.


나름대로 본 영화들이 쌓이고 있고, 개인 취미라서 호러 영화 감상은 평생 할 거 같습니다.


블로그에도 가끔씩 영화 감상을 남기고,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트위터보다 조금 정제된 리뷰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트위터에 올린 짧평의 합본이 되겠습니다만, 거기서 약간 더 다듬어진 리뷰가 올라오게 될 것 같네요.


괴담의 중심,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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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위자 : 저주의 시작(2016)

호러 영화 짧평 2016. 11. 1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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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저링과 인시디어스의 성공은 호러 영화 판도에 큰 영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한정된 장소와 저예산으로도 성공적인 호러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성공만 하면 수백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영감을요.

거기 의거하여 숱하게 쏟아져 나온 '컨저링 제작진', '인시디어스 제작진'의 영화 중, 위자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2014년 빛을 본 이 영화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하다못해 깜짝 놀랄만한 일도 그닥 없는 아주 밋밋한 영화였거든요.

호러 영화에게 기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대치에서 수준 미달인 영화였습니다.

오죽하면 대표적인 영화 평가 지표로 꼽히는 로튼 토마토에서 7%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겠어요.



하지만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 기적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전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찍으며, 5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세계에서 1억 달러 넘는 수익을 거둔거죠.

이 정도 흥행 대박이 터졌으니, 당연히 후속작을 만들어야겠죠.

하지만 호러 영화로서 수준 미달이었던 첫 작품을 어떤 식으로 살려내야만 할까요?

유니버설의 선택은 감독 교체였습니다.



전작인 위자는 각본가로 활동해 왔던 스타일스 화이트 감독의 입봉작이었습니다.

그간 부기맨, 포제션 등 호러 영화 각본가로 활동해 온 스타일스 화이트 감독이었지만, 정작 감독 데뷔작인 위자는 수준 미달이었죠.

유니버설은 후속작 감독으로 오큘러스를 감독했던 마이클 플래너건를 선택했고, 이 선택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습니다.

후속작이자 프리퀄인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전작에 비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을 보였거든요.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이미 언급했듯 프리퀄입니다.

위자에 등장했던 악령의 진정한 정체를 파헤치는 내용이죠.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은 각본 또한 맡아, 전작에서 설명하지 않고 던져놓다시피 했던 내용들을 하나하나 개연성 있게 엮어내는 수완을 보였습니다.

최소한 이 악령들이 어떤 원한 때문에 악령이 되었는지는 확실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죠.

악령의 목적과 원인조차 알 수 없었던 전작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입니다.

스토리 진행은 다소 뻔하게 흘러가지만요.



전작 위자가 그렇게 심각한 혹평에 시달린데는, 호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놀라게 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컸습니다.

영화 내내 긴장감 없이 흘러갈 뿐 아니라, 분명히 귀신이 덮쳐오는데도 심드렁하게 바라보게 되는 괴상한 일이 벌어졌죠.

하지만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적어도 관객을 놀래켜 줄 장면을 여럿 준비했다는 점에서도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을만 합니다.

악령 그 자체는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막내딸 도리스에게 빙의해 시도때도 없이 흰자를 드러내며 튀어나와 관객들을 놀래켜주죠.

전작이 대놓고 겁주는 영화임에도 그거 하나 제대로 못했던 것에 비하면 충분히 발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컨저링과 인시디어스가 촉발시킨 하우스 호러 조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영화입니다.

악령의 근원은 집에서 기인하고, 집안에서 거의 모든 장면들이 이어지죠.

이미 하나의 장르로 일컫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나온만큼, 집이라는 소재를 다룸에 있어 모자라는 부분은 딱히 없었습니다.

다만 집 자체에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있음에도, 정작 집에 관한 서술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예고편에는 나왔는데 정작 본편에서는 잘려나간 지하실 내부 장면들도 그렇고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전작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룩해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그저 평범한 호러 영화에 머물렀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합격점은 넘었지만, 새로운 시도도 없었고 그렇다고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장면들로 도배되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오큘러스 때도 그랬지만,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은 합격점 정도는 확실하게 만들어낼 능력이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무언가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로튼 토마토 82%라는 놀라운 호평은, 아마 전작이 너무 말아먹은 것에 의한 반동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어요.



기본 점수는 6점을 주고 싶네요.

만약 위자보드를 직접 해봤고, 괴이한 경험을 직접 해보셨다면 +2점.

정말 하우스 호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1점.

전작 위자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1점을 더해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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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영화 짧평 2016. 8. 1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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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라이트 아웃이라는 이름은 스쳐가다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겁니다.

 

2013년 제작된 이 단편 영화는 3분이 채 안되는 길이임에도 수많은 이들을 놀래키는데 성공했죠.

 

불을 끄면 닥쳐드는 귀신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아주 효과적인 소재 덕분이었습니다.

 

누구나 어둠에 대한 공포는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영화는 Who's There Film Challenge에서 감독상을, FANT Bilbao 2014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고, 이대로 좋은 단편 공포 영화로 기억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이 영화는 장편 영화로 거듭나 세상에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작금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공포 영화 감독 겸 제작자, 제임스 완의 눈에 들었거든요.

 

원작 감독 데이비드 샌드버그가 그대로 감독을 맡으면서,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습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하우스 호러에 능한 제작자와, 인디에서 이미 역량을 보여준 감독의 만남이었으니까요.

 

 

 

 

아니나다를까, 라이트 아웃은 기대했던만큼 아주 만족스러운 공포 영화였습니다.

 

사실 원본이 짧디 짧은 단편 영화인데다, 이미 그 안에 공포를 조성하는 요소가 모두 갖춰졌기 때문에 장편 영화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있어 다소간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사족이 붙어 원작을 망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죠.

 

 

 

하지만 새롭게 추가된 스토리라인과 뒷설정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스티븐 킹 작품에서 강하게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인데, 다이애나라는 이름을 얻은 귀신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근원은 무엇인지 나름대로 납득이 갈만한 설명을 내놓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공포에 맞서야 한다는 메세지는 다소 진부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귀신의 의도와 결부해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유가 있는 메시지기도 하고요.

 

 

 

 

라이트 아웃에 등장하는 귀신은 빛을 두려워하기에 빛 속에서는 모습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빛이 존재하면 언제나 그림자도 존재하기 마련이고, 빛이 꺼지는 그 순간 공포는 엄청난 속도로 엄습합니다.

 

마치 여고괴담에서 귀신이 순간순간 다가오듯, 네온사인이 점멸할 때마다 가까이 다가오는 귀신의 존재는 엄청난 긴장감을 빚어내죠.

 

작정한 듯 여러번 깜짝 놀래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게 될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귀신입니다.

 

공포 영화 감상에 있어 강력한 한방을 중시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제목이 라이트 아웃이니만큼, 이 영화는 조명에 아주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태양광부터 시작해 형광등, 백열전구, 네온사인, 자외선 램프에 촛불과 벽난로까지 온갖 광원은 다 등장합니다.

 

공포 영화에 있어 조명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감독이 아주 잘 이해한 듯 한데, 적절한 역광과 그림자 연출 덕에 분명 빛이 켜져 있는 상태임에도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이 구성됩니다.

 

당연히 어디서 귀신이 튀어나올지,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관객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긴장하게 되죠.

 

더불어 아주 독특한 광원들이 후반부에 등장하기도 하고요.

 

 

 

 

제작자로 참여한 제임스 완의 역량은 이 영화에서도 충분히 발휘됩니다.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하우스 호러는 여기서도 그대로 이어지죠.

 

정신병에 시달리는 어머니는 모든 빛을 차단하려 듭니다.

 

낮인데도 어두컴컴하고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음침한 집.

 

그리고 정적 속에 천천히 들려오는 발소리.

 

집이라는 한정적인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공포를 만들어 낼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의 노하우가 그대로 전수된 느낌이었습니다.

 

컨저링이나 인시디어스 시리즈에서 자주 보이던 익숙한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감독 데이비드 샌드버그는 첫 장편 상업 영화를 훌륭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제임스 완의 눈에 들었는지, 향후 애너밸 2 감독 자리도 내정받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매력적인 호러 영화를 만들어낼지 기대되네요.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공포 영화였습니다.

 

모름지기 공포 영화라면 이래야지! 하는 느낌?

 

자주 놀래켜주고, 납득할만한 스토리를 이끌어가다 괜찮은 엔딩을 보여줍니다.

 

 

 

기본 점수로는 8점을 주고 싶네요.

 

여기에 단편 영화 라이트 아웃을 재미있게 봤고, 장편 영화를 기대해왔다면 1점 추가.

 

그간 제임스 완이 작업해 왔던 하우스 호러 영화들의 팬이라면 1점 더 추가하면 되겠습니다.

 

 

국내 개봉까지 한참 남은 게 좀 아쉽네요.

 

늦여름 개봉보다는 한여름 개봉이 입소문이나 관객 동원에 더 좋았을텐데.

 

개인적으로 후반기에 기대하던 노조키메, 라이트 아웃, 귀담백경 세 작품 중 노조키메가 무너진 상황이었기에 더 반가웠습니다.

 

 

 

더불어 보러 가시기 전에 2013년에 나온 원작 단편 영화는 한번씩 보고 가시면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실 2013년 버전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완성된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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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위대한 이야기꾼이자, 이름 그대로 영미 대중소설계의 왕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작가입니다.

수많은 명작을 써냈고, 그 중 상당수가 영상화 되어 또다른 전설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 작가 중 한 명이죠.

태어나서 지금까지 메인주에서만 살고 있는 메인주 토박이이기도 하구요.



스티븐 킹의 소설은 대부분 2003년 이후 황금가지가 그의 작품들을 정식으로 소개한 이후부터 국내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국내에 소개됐던 스티븐 킹 작품은 당연히 있었죠.

그리고 그 작품 중 상당수는 지금 와서는 구할래야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해적판으로 출간된 작품도 꽤 있고, 출판사가 망했거나 책이 절판된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더는 구할 수 없지만 꼭 다시 출판되었으면 하는 스티븐 킹 작품 5개를 골라보기로 했습니다.

황금가지님 제발 이 책들 좀 다시 내주세요!






1. 쿠조(Cujo)

쿠조는 1981년에 발간된 스티븐 킹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토끼를 쫓아가던 순한 세인트버나드 멍멍이 쿠조가, 동굴에서 박쥐에게 물린 후 악마 들린 개가 된다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이렇게만 써 놓으면 황당하기 그지 없는 설정 같지만, 스티븐 킹은 이 작품에서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던 개 쿠조가 타락해가는 과정을 소름끼치는 묘사로 나타냅니다.

"내 안에 무언가 악한 것이 느껴져!" 라는 감정을 독자가 공유하게 할 뿐 아니라, 서서히 변해가는 쿠조의 모습을 보며 겁에 질리게 만들죠.

이후 스티븐 킹 작품에서 허구한날 배경이 되는 저주받은 동네, 메인주 캐슬록이 작품의 무대가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은 설정이 너무 황당하다거나, 구성이 단순하다는 이유로 독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편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품 자체의 속도감과 위압감이 너무나도 강렬할 뿐 아니라,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였던 우리집 강아지가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며 느끼게 되는 공포는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쿠조의 경우 지난 1992년, 두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밝은세상에서 '쿠조'라는 제목으로, 홍원출판사에서 '공중그네'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바 있죠.

개중 홍원출판사 쪽은 확실한 해적판으로, 심지어 스티븐 킹을 프랑스 출신 작가로 소개하는 무리수까지 저질렀습니다.




1983년에는 루이스 티그 감독, 디 월리스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사람보다는 주연 견공의 연기가 더 출중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더군요 -.-;






2. 토미노커(The Tommyknockers)

1987년작인 토미노커는, 스티븐 킹의 장편 소설 중 드물게 SF 장르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우연히 땅에서 발견한 우주선 조각을 파내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그 우주선의 힘 때문에 개판이 되어가는 마을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스티븐 킹의 말에 따르면 러브크래프트의 '우주에서 온 색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 작가양반은 자기가 사는 동네에 원한이라도 있는지, 이 작품 역시 메인주 헤이븐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스티븐 킹이 코카인 중독 때문에 힘들어하던 시기 쓴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 본인은 "끔찍한 소설" 이라고 평가하기도 했고, 자신이 뭘 썼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더불어 무력한 주인공들과 질질 끄는 서술 등의 이유로 팬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우주선의 힘 때문에 일어나는 온갖 이상한 일들과, 마굴로 변해가는 헤이븐의 모습은 충분히 소름끼칩니다.

보기 힘든 스티븐 킹의 SF 소설이라는 가치도 있구요.




토미노커는 1994년, 교원문고를 통해 총 3권짜리 책으로 국내에 출간되었었습니다.

지금 와서는 절판되서 구하기 힘든 상황이지만요.





더불어 1993년, TV 미니시리즈로 영상화가 됐었는데...

이 쪽은 영 좋지 못한 평가만 있네요.



추억의 영화들을 비평하는 것으로 유명한 비평가 Nostalgia Critic이 해당 영화를 다루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는 비디오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3. 캐슬록의 비밀(Needful Things)

원제는 니드풀 씽즈, 필요한 것들 정도인데, 국내 출간명은 캐슬록의 비밀이 됐습니다.

1991년 작품으로, '쿠조'의 배경이었던 메인주 캐슬록이 또 나옵니다.

'The last Castle Rock story'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듯, 스티븐 킹의 장편작품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캐슬록이 등장한 소설이기도 하구요.



어느날 갑자기 캐슬록에 새로 생긴 가게, 니드풀 씽즈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별 관심 없이 쓱 둘러보던 마을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필요하고 원하는 물건을 니드풀 씽즈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가게.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마지막 캐슬록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듯, 욕망에 가득찬 주민들이 빚어낸 참상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국내에는 이미 언급했듯 캐슬록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1992년 대성출판사에서 총 3권이 출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분량이 삭제된 편집본일 뿐 아니라, 해적판으로 출간됐던터라 지금 와서는 도서관을 뒤져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1993년 프레이저 클락 헤스톤 감독, 막스 본 시도우, 에드 해리스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고 하니 영화로 접해보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4. 미스터리 환상특급(Four past Midnight)

1990년 출간된 미스터리 환상특급은, 4가지 중편 소설이 2권의 책으로 나뉘어 발간된 작품입니다.

스티븐 킹은 1982년 이미 '사계'라는 제목으로 같은 시도를 했었던 바 있었죠.

작가의 말에 따르면, '사계'에는 공포 장르 이외의 작품을 담으려 했고, 환상특급 쪽에는 공포와 초자연적인 장르에 중점을 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말에 걸맞게, 환상특급 수록작들은 충분히 공포스럽습니다!



첫번째 작품, '소설을 훔친 남자(Secret Window, Secret Garden)'는 한 작가의 파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내가 바람을 피워 이혼해 안 그래도 우울한데, 거기 누가 자기 작품을 표절했다고 찾아온다면?

점차 무너져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특히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두번째 작품 '멈춰버린 시간(The Langoliers)'은 비행기 안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다른 승객들은 다 사라지고 고작 11명 남은 말도 안되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비행기는 메인주 벵고어 국제공항에 착륙합니다.

어째서 11명만이 남게 된 것인지, 그들이 맞이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이어지는 의문들이 풀려나가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시간이라는 소재를 아주 잘 활용했을 뿐더러, 스티븐 킹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 재미있는 소설이죠.



세번째 작품인 '사라진 도서관(The Library Policeman)'은 도서관에서 연체하는 사람들이 대경실색할 이야기입니다.

책을 반납하지 않으면 도서관 경찰이 찾아와 경을 친다니!

게다가 알고보니 그 도서관이 실재하지 않는 곳이라면...?

탁월한 심리묘사와 독특한 설정이 어우러진 오싹한 작품입니다.



네번째 작품 '환상카메라 660(The Sun Dog)'은, 지금은 한물 간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사진 속에 있는 개가 점점 다가오는 기묘한 카메라...

사진 속의 개가 점점 다가올 뿐인데, 그 공포감은 어마어마하죠.

위에 언급한 쿠조와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스티븐 킹 작품에 나오는 개는 대개 귀신보다 더 무서운 듯 합니다.




국내에는 고려원이 1993년 1, 2권을 정식으로 발매했습니다.

하지만 고려원 회사 자체가 망한 지금 와서는 구할래야 구할 방도가 없군요.





이 네 작품 중, 1권에 수록된 '소설을 훔친 남자'와 '멈춰버린 시간'은 각각 영화화 되었습니다.

'소설을 훔친 남자'는 조니 뎁이 주연을 맡아 시크릿 윈도우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도 개봉했습니다.



'멈춰버린 시간' 역시 1995년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Nostalgia Critic이 리뷰하기도 했죠.






5. 드림캐처(Dreamcatcher)

이 리스트에 포함된 작품 중 유일하게 21세기에 나온 작품입니다.

2001년작인 드림캐처의 제목은 악몽을 잡아준다는 인디언 풍습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자폐아를 구해준 후 신비한 능력을 받게 된 네 친구와, 그들이 떠난 여행에서 만나게 된 괴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있죠.

감염이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4권이라는 분량이 꽤 긴 편이지만, 접해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드림캐처는 2001년 창해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출간되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절판되었습니다.

지금은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 작품 역시 2003년 영화화되었는데, 4권짜리 소설을 다 담아내지 못해 결말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모건 프리먼이라는 명배우가 출연하지만, 영화 자체가 그리 좋은 평은 받지 못했고 흥행에도 실패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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