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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괴담

[실화괴담][18th]기숙학원

실화 괴담 2011. 4. 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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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어메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9년의 일입니다.

저는 공부에 영 취미가 없어 영화에 게임에 빠져 살고 있었죠.



그런 저를 보다 못한 어머니가 제게 제안을 하셨습니다.

[너 혹시 기숙학원에 한 번 들어가 볼 생각은 없니?]

하지만 공부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기숙학원 같은 건 전혀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머니께서 제게 30만원을 내미셨습니다.

[다녀오면 너한테 줄게.]

겨우 30만원과 방학을 바꾸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돈이 궁했던지라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죠.

[그 대신 선불로 주세요.]



그리하여 저는 30만원을 선불로 받고 안양에 있는 어느 기숙학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저였으니만큼 수업은 밥 먹듯 빠지고 몰래 숙소로 도망쳐 낮잠만 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그 학원의 숙소는 총 3개였는데, 2층 침대를 쭉 이어 붙여 놓은 구조였습니다.



제 자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안쪽의 2층 침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제 자리에서 낮잠을 즐기다 문득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바로 말로만 듣던 가위에 눌린 것입니다.

저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소리도 못 내면서 눈만 뜨고 있었습니다.



[아, 이런게 바로 가위구나... 그런데 어떻게 해야 풀리지?]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뚜벅뚜벅하고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저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이 나에게 오면 내가 죽겠구나 하는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순간 문이 끼이익하고 열리더니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머리가 긴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분명히 남자 숙소에서 자고 있었는데 말이죠.

너무 무서웠던 저는 눈을 반대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쾅쾅쾅하고 철제 사다리를 밟고 2층 침대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옆으로 다시 눈을 돌리니 그 여자가 저에게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2층 침대를 쭉 붙여 놓은 구조여서 침대가 20개 가량 붙어 있었거든요.

[아... 가위를 못 풀면 죽는다더니 이렇게 죽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아직 해보지도 못한 것이 많은데다 이렇게 죽기에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저는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행히 얼마 지나자 가위가 풀리면서 여자가 사라졌습니다.



식은 땀이 비오듯 흐르고 무서워서 거기서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원에 이야기를 해서 숙소를 옮겼습니다.

침대도 2층은 무서워서 1층으로 바꿨구요.



그 후 얼마 뒤,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숙소에 남아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자다가 문득 눈을 떴는데, 지난번 겪었던 그 공포감이 다시 몰려오는 것입니다.



[설마...?] 하고 눈을 떠보니, 저 끝에서 그 여자가 침대 위로 슬슬 기어오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지난 번과 똑같은 여자가요.

정말 무서워 죽을 것 같았습니다.



지난번처럼 몸부림을 쳐 봤지만 이번에는 가위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 이젠 정말 끝이구나...] 하고 자포자기 할 무렵, 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가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제 눈에는 그 여자가 여전히 보였지만, 그 친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그냥 저에게 쭉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저에게 도착할 무렵, 친구가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제가 걱정된 것인지 저를 깨웠습니다.

순간 가위가 풀리더군요.

그 친구가 얼마나 고맙던지...



[많이 아프냐? 땀을 왜 그렇게 많이 흘려? 약은 먹었냐?]

친구의 질문에 저는 [아, 그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봐. 자꾸 가위에 눌리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너 혹시 머리 길고 하늘색 원피스 입은 여자애가 너한테 다가오지 않냐?] 라고 묻는 겁니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기도 했구요.

친구에게 [어떻게 알았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학원에서 가위에 눌리는 사람이 저 뿐만이 아니었던 겁니다.

다른 아이들도 가위에 자주 눌렸는데, 언제나 그 여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자살을 한 여자아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그 여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이 학원에서 나타나는 건지는 아무도 모르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 날, 밤 12시가 넘게 자율학습을 하고 자기 전에 친구들과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 학원은 남자 숙소 건물과 여자 숙소 건물이 따로 있고, 중간에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남자 숙소 옥상에서는 여자 숙소 옥상이 훤히 보였죠.



그런데 여자 숙소 옥상에서 왠 여자 한 명이 깔깔깔 웃으면서 뛰어다니는 겁니다.

옥상 위에서 말이죠.

왠 미친 여자인가 싶었습니다.



입시 스트레스가 사람 하나 망쳤다며 친구들과 낄낄대고 있는데, 갑자기 센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 여자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순간 치마가 펄럭거렸죠.

그리고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치마 밑에 당연히 있어야 할 다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 하고 소리를 쳤는데, 옆의 친구도 똑같이 [어?!]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서로 봤냐면서 물어보며 의아해하고 있는데 문득 제가 이상한 걸 하나 더 찾아 냈습니다.



건물 옥상에는 전등 하나가 달려 있는데, 전등 아래서 깔깔거리며 뛰고 있는 여자에게 그림자가 없는 겁니다.

[어? 왜 그림자가 없지...?] 하고 제가 말한 순간, 친구 하나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계단을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영문도 모른 채 덩달아 뛰기 시작했는데, 저는 5명 중 끝에서 두번째로 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깔깔깔거리면서 무언가가 쫓아오는 겁니다.

저는 뒤를 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무서워서 미친 듯이 계단을 구르다시피 내려왔습니다.

저도 그렇게 무서웠는데 제 뒤에서 마지막으로 달리던 친구는 오죽했을까요.



결국 그 친구는 그 날로 학원을 그만뒀고, 저 역시 기간을 마저 채우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원을 나왔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꾸며낸 이야기다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저뿐 아니라 당시 학원을 다니던 아이들도 많이 목격했던 일입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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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15th]할아버지의 유령

실화 괴담 2011. 2. 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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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len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제게 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몸이 허하고 기가 약해 귀신 같은 걸 자주 보곤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그런 일도 적어졌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헛것도 자주 보고 가위도 자주 눌리곤 했었죠.

그 중에서도 이 일은 저희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의 일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제가 3살 때 돌아가셨기 때문에 솔직히 지금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아버지가 말씀해주신 덕에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을 마친 뒤 삼오제를 치루게 되었습니다.



묘지 인근에서 장례 당시 입은 옷과 할아버지의 유품을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제가 아버지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아빠, 이거 뭐야?]

[응, 이거 할아버지 옷이야.]

[그런데 이걸 왜 태워?]

[할아버지는 이제 멀리 가셔서 이 옷을 안 입을거실 거거든.]




[할아버지가 저 쪽에서 보고 계신데?]



제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모닥불 바로 옆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순간 오싹했지만, 할아버지께서 마지막 가는 길에 가족들을 보러 와 주셨던 거라며 한참을 우셨다고 합니다.



1년 전에야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신은 믿지 않지만 이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영적인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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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1st]방에 켜진 불

실화 괴담 2010. 6. 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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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투고자분의 희망에 따라 아이디는 비공개 처리합니다.

대학교 2학년이 되고 4월쯤의 일입니다.

이제 막 졸업반이 된 저는 정신 없이 과제에 쫓겨 살고 있었습니다.

봄이라고는 해도 아직 해가 짧았던지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할 때는 언제나 해가 지고 어두웠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저는 집으로 향하면서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늦게까지 가게에서 일하시기 때문에 저는 항상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곤 했습니다.

[네, 엄마. 지금 끝나서 집으로 가고 있어요.]

4년 전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제게 생긴 습관이 하나 있는데, 우리 집이 보일 때 쯤이면 눈으로 천천히 1층부터 한 층 한 층 올라가며 집을 올려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그 날도 눈으로 한 층 한 층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이상한 것이 보였습니다.

[1층... 10층... 15층... 16... 어?]

16층의 제 방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분명히 어머니는 가게에 계시고, 집에는 아무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눈으로 세다 보면 가끔 실수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천천히 세어봤습니다.

[1층... 11층... 16층...]

분명히 우리 집, 16층이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방은 어두운데 제 방만 환히 불이 켜져 있는 것입니다.

[이상하네... 내가 아침에 불을 켜 놓고 나왔나?]

이상하게 생각하며 방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 순간 불이 한 번 깜빡하고는 그대로 꺼졌습니다.

순간 안 좋은 느낌이 들어 그 길로 경비실에 달려가 경비 아저씨께 엘리베이터 CCTV 감시를 부탁드리고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현관 문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집으로 조심스레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물어보니 제가 올라가기 전후에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일단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제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봤습니다.

방문을 여는 순간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싸늘한 공기가 밀려나왔습니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섬뜻해서 결국 이 날은 제 방이 아닌 거실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나빴던 탓인지 다음날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집을 나서는데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시고 토속 신앙을 좋아하셔서 작은 장승들을 현관 앞에 두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장승들이 모조리 엎어져 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고 며칠 간은 제 방에서 자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한 번 마음을 굳게 먹고 목검을 품에 안고 잔 이후로는 별 탈 없이 제 방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우르르 떨어져 있던 장승들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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