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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괴담

[실화괴담][95th]하얀 구렁이

실화 괴담 2017. 4. 1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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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규진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외할아버지도 워낙 오래전에 들으신 이야기인지라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수 있습니다.


군대에서 들으셨다고 하네요.




인제에서 속초로 넘어가는 곳에 향로봉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1차선 도로가 있었고요. 


도로가 1차선이다보니, 양 쪽에서 차량이 동시에 오면 사고가 날 위험이 있었죠.




그래서 차량통행을 제한하기 위해 검문소가 있었습니다. 


양 쪽에서 차를 몇 대씩 보내며 차량통행을 제한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런 과정이 번거로워 아예 도로를 2차선으로 넓히려고 공사가 시작됐죠.




하지만 한쪽에는 절벽이 있고, 한쪽은 낭떠러지여서 산을 깎아내는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지형도 험악한데 장비도 열악해서, 정말 만만치가 않은 공사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공사 책임자의 꿈에 왠 할아버지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내일 하루만 공사를 쉬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낱 꿈 때문에 공사를 중단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공사는 그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공사 중 불도저 운전수가 불도저를 밀고 올라가다가 그만 불도저의 시동이 꺼지게 되었습니다. 


시동을 다시 걸어서 가는데, 갑자기 앞에 무언가 걸리는게 있더랍니다.


힘을 주어 불도저로 확 밀었더니 불도저가 전복되었습니다.




운전수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앞을 보니 커다랗고 하얀 구렁이가 허리가 잘려 죽어있었습니다. 


구렁이가 허리가 잘리며 고통스러워 한 나머지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불도저가 전복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공사 책임자는 할아버지가 나온 꿈을 믿고 공사를 중단시켰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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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4th]음악실 커튼 너머

실화 괴담 2017. 4. 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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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탠코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입니다.


아직도 못 잊겠어요.


음악실에서 있었던 일이었어요. 




음악실은 반지하층 제일 끝 쪽에 있었습니다.


교실 쪽 창은 운동장 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반대편 복도 옆으로 난 창 밖으로는 거의 다 시든 나무들과 시멘트 벽이 보였습니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은 없었죠. 




그 벽 너머는 바로 골목길이었고요.


교실은 밝은 날에도도 어두워서 꼭 불을 켰어야했고, 운동장 가까운 쪽도 반지하라 기본적으로 어둡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빛이 교실 안까지 오진 않아 대부분 커튼을 닫고 있었거든요. 




그날도 커튼은 닫혀있었습니다. 


다만 운동장 쪽 창문은 열려있었어요. 


복도쪽은 닫혀있었고. 




책상열은 2-3-2 배열이었고, 저는 가운데, 책상 3개가 붙어있는 열에 앉아 있었습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 앞자리에 앉은 친구와 잡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 사이로 시원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바람이 휙하고 우리를 넘어가는 바람에 친구와 저는 같이 낙서를 하다가 서로를 마주 보게 됐죠. 


바람이 지나간 건 정말 찰나였는데, 그 사이에 저는 어떤 형상을 보았습니다.


여학생이었습니다.




어둡고 불투명해서 형체 너머로 바로 친구가 보였지만, 형체는 확실했습니다.


우리 학교 교복인 듯한 체크 교복치마를 입고, 반스타킹을 신은 여학생이 우리 사이를 점프해갔습니다.


책상 3개 분단이라 폭이 넓어서인지, 다리를 쫘악 찢으며 뛰어 넘더라고요.




진짜 눈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여학생이 뛴 쪽으로 같이 고개를 돌렸는데, 음악실 커튼 끝자락이 여운을 남기며 팔랑거렸습니다. 


진짜로 바람이 불었던 거죠.




커튼이 두터운 그 반지하에서. 


저는 호들갑을 떨면서 친구한테 말했죠.


[야, 봤어?]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넋잃고 동그랗게 뜬 눈의 친구... 


[어....]




둘이 본 건 똑같았습니다. 


제가 친구에 비해 구체적으로 본 것 같지만, 여자애가 우리 사이를 뛰어넘어간 건 확실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마주보고 잡담하던 우리 둘은 분명 보았습니다.




아직도 증명하듯 하얀 커튼 끝자락이 흔들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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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3rd]도깨비불

실화 괴담 2017. 4. 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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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나가던 한 남자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아버지의 고향이자 할머니께서 아직 살고 계신 마을은, 산과 산 사이 협곡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협곡이라고는 해도 그렇게까지 외진 곳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을이 산 속에 있죠. 


산 속에 있다보니 한여름도 꽤나 서늘한 곳입니다. 




아버지께서 초등학생일 무렵의 여름이었답니다. 


아버지와 친구분들은 여름이고 하니, 저기 산 너머에 있는 수박밭에 가서 수박 한통 서리해 오자고 작전을 짰답니다.


그리고 밤중에 산을 넘기 시작했죠. 




길을 가던 도중, 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을 보셨다고 합니다. 


논밭 옆에 도롱이를 입고 앉아있는 남자를 말입니다. 


그 남자는 수그리고 앉아있던데다, 고개도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런 탓에 달빛이 환했지만 얼굴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냄새가 사람의 것이 아니라 무슨 짐승 노린내 같은 지독한 냄새가 풍기더랍니다. 


뿐만 아니라 달빛에 비쳐진 그 남자의 다리에는 털이 아주 무성하게 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수박밭 주인이 서리를 감시하는가보다 싶어, 친구들에게 돌아가자고 말을 꺼냈답니다. 


그런데 먼저 가던 친구들은 그 누구도 그 남자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버지는 분명히 봤는데 이상해서, 친구들과 같이 확인을 해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네요.


시간은 흘러 겨울이 되었을 무렵. 


아버지는 또 한번 그런 경험을 하셨다고 합니다. 




겨울이라 농사를 쉬다보니 마을 어르신들이 회관에 모여 술도 마시고 고스톱도 치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막걸리가 떨어졌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아버지와 친구분께 아랫마을에 가서 술 좀 받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아랫마을에 가서 술을 받아오는 도중, 아버지와 친구분은 기묘한 것을 봤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수박 서리를 하기 위해 가던 길. 


그것도 그 남자가 앉아있던 장소와 비슷한 장소에, 이상한 불빛이 나타난것입니다. 




그때 아버지와 친구분은 느꼈다고 합니다. 


분명 그 불빛이 자신들을 보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겁에 질린 아버지와 친구분은 재빨리 집으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불빛은 계속 아버지와 친구분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하나의 불빛이 3개가 되었다, 2개가 되었다, 4개가 되었다 하면서요.


아버지와 친구분은 급한 마음에 황급히 밭고랑에 숨어서 그 불빛을 지켜보다가, 불빛이 멈춘 틈을 타서 막걸리가 담긴 주전자를 내동댕이치고 미친듯 도망쳤습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보신 것은 도깨비가 아닐까요?


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실이라 믿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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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2nd]베란다의 흰 천

실화 괴담 2017. 3. 3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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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익명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저희 집은 저와 동갑인 오래된 아파트고, 아파트 뒤엔 산이 있어서 복도쪽 창문에서 산이 바로 보입니다. 


이것 때문인지 창가 쪽에 자리한 제 방은 여름에도 한여름이 아니면 좀 서늘하고 낮에도 그늘진 감이 있지요.


이런 집 구조탓인지, 제가 유달리 기가 약한탓인지, 저희 집에서 일어난 심령현상은 거의 저 혼자 겪습니다. 




자잘한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인상깊었고 아직까지 겪고있는 일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엄마랑 둘이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동생이 학원 차에서 내릴 시간이 되어 엄마가 동생을 마중 나갔어요. 


그때가 7,8시쯤 되네요.




겨울이라 이미 하늘은 어둑해졌고 저는 그냥 티비를 보고 있었죠.


갑자기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베란다에 흰 천이 걸려있는 것 같은데, 이불 같다고 가서 확인 좀 해보라고. 




거실과 베란다가 미닫이문으로 연결된 구조라, 저는 전화를 끊지않고 베란다로 나가 둘러봤어요. 


그런데 이불은 커녕 빨래거리도 걸려있지 않았고, 흰 천은 보이지도 않았어요. 


창문을 열어 밑을 내려다보니 동생과 엄마가 보여서 전화에 대고 [아무것도 없는데?] 라고 대답했죠.




그런데 엄마가 네 옆에 흰 천 같은게 서있는것처럼 불쑥 걸려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뜩이나 가위도 자주 눌리는 저는, 섬찟해져서 괜히 엄마에게 화를 냈어요. 


장난치지 말라고, 그런게 어디있냐고.




화를 내곤 전화를 끊고 베란다문을 걸쇠까지 잠궈버렸어요. 


그런데 몇분 지나지않아 엄마와 동생이 뛰어오는겁니다. 


왜 그렇게 급하게 오냐고 물어보니, 제가 전화로 [그런게 어딨어?] 라고 말하는 순간, 그 흰 천 같은게 저를 돌아보더라는겁니다. 




형태도 뚜렷지 않았지만, 그것의 머리부분이 저를 향해 돌아가는게 보여 불안해서 뛰어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너무 소름이 끼치고 무서워서 한동안 베란다에 못 갔어요. 


그걸로 끝이면 좋겠는데, 그때가 목요일이었거든요? 




토요일에 온 가족이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거실쪽 전선 코드가 다 뽑혀져 있었어요. 


애써 청소하다가 끌려 들어간거라고 자기최면을 걸었지만 너무 신경 쓰이더라고요.


제 방 안에 있는 인형이 전부 뒤돌아있던 일도 있었습니다. 




방문마다 십자가를 걸고 난 뒤엔 잠잠하지만, 제 방 문밖 책장 위의 작은 자기인형은 아직도 돌아가요.


매일 똑바로 앞을 보게 세워둬도 어느새인가 방쪽으로 돌려져있죠.


아직까지 별 일은 없지만, 자꾸 이 집에서 사는게 불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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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1st]계속되는 가위눌림

실화 괴담 2017. 3. 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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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Sai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20살때 실제로 겪은 일을 투고하려 합니다.


20살이 되던 해 봄, 용인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집이 다세대 주택 같은 개념이라 한 동에 8세대 정도만 사는 집이였죠.




처음 이사해 가구배치를 끝내고 몇주 지났을때, 뭔가 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다시 배치를 했죠.


근데 그 날 밤 잠이 들때부터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그냥 가위눌리는 식으로 경험했어요. 




가위를 자주 눌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몸이 점점 침대로 눌리는 느낌이 나더라구요. 


처음 며칠간은 가위 눌리는 기분을 좀 즐기기도 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도 않고 그냥 가위만 눌리길래 신기하다하면서 그냥 며칠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잠이 오려는데 어김없이 가위를 눌리더군요.


"뭐, 또 이러다 말겠지." 라는 생각에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제 목을 팍 누르는 느낌이 났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숨이 턱 막히고 침이 나올 정도였어요.




너무 무서워서 가위고 뭐고 온갖 욕을 퍼부으면서 방 불을 켰습니다. 


다행히 방 안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날은 무서워서 방에 불을 켜고 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알바 끝나고 피곤한 몸으로 그냥 침대에 누웠습니다. 


또 잠이 들라는 차에 집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구요. 


한두명이 아니라 수십명이 떠드는 소리가 나서 "이 새벽에 어떤 놈들이 밖에서 떠드나..." 싶었습니다. 




무시하고 자려는데, 엄청 큰 여자의 비명 소리가 났습니다.


순간 너무 놀래서 창문을 열고 밖을 확인하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분명 비명소리가 났는데 말이죠...




그날도 역시 불을 켜놓고 잠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역시 알바 끝나고 침대에 쓰러졌죠.




제 방은 창문 바로 앞에 책상이 있고, 창문에 커튼이 달려있습니다. 


잠이 들락말락 할 때, 무의식적으로 책상을 봤는데 왠 여자가 제 책상 끝에 앉아서 머리를 휘날리고 있더군요.


처음엔 커튼이 바람에 날리는건가 보다 하고 그냥 자려고 했는데, 그러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창문을 열어둔적이 없었거든요. 


무서워서 불을 켜고 다시 책상을 봤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다시 불을 끄고 누운 뒤 책상을 봤는데... 




그 여자가 또 앉아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책상을 등지고 누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못 본게 분명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잠을 청했죠.




근데 등이 뭔가 쎄한게 점점 뭔가가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전 귀신을 처음 보면 인사라도 해야지 하고 생각하던 사람인데, 점점 뭔가가 다가올수록 그런 생각은 없고 잡히면 죽는다는 느낌만 왔습니다.


결국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뛰어 일어나 방에 불을 켜고 인근 PC방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날 밤은 도저히 잠이 오질 않더라고요.


다음날,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생겼을까 고민하던 중, 가구배치 때문인가 싶어 가구를 원래대로 배치했습니다. 


그리곤 그런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더군요.




지금은 그냥 수맥 때문에 일어났던 게 아닌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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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90th]XXX GP의 지원요청

실화 괴담 2017. 3. 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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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비비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군에서 갓 전역한 20대 청년입니다.


2012년도에 먼저 전역한 친구에게 술자리에서 들었던 군대 괴담입니다.


친구네 부대는 최전방과 가깝긴 하지만, 최전방에 투입되지는 않는 부대였답니다.




어느날, 친구네 부대로 지원 요청이 와서, 한개 소대가 최전방에 있는 A소초와 또다른 소초로 10명씩 투입이 되었습니다.


당시 제 친구는 막 병장을 달았던 터였고, A소초에 지원을 가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A소초에서 근무시간대가 되어, 처음으로 B초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B초소에는 같은 부대인데다 자기 부사수인 후임과 같이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지루하던 참에 무전기가 울리더라고 합니다.


무전기를 받으니 무전기에서는 [치직... 치직... 치이이이익...] 하는 잡음 뿐 말이 없었습니다.




[혼선인가?] 하고 무전기를 내려놓았는데, 한번 더 울리더랍니다.


[치직... 치이이익...]


원인을 몰라 그냥 내버려뒀는데, 무전기가 재차 울렸습니다.




받아보니 이번에는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XXX GP에 적 도발이 시작되었습니다! A소초에서 빠른 지원 부탁드립니다! 빨리 와주시기 바랍니다!]


급한 목소리와 함께 무전기는 꺼졌습니다.




친구는 급한 마음에 A소초에 연락하여 [XXX GP에 도발이 시작되었으니 빠른 지원 부탁드린답니다!] 라고 보고했습니다.


A소초의 통신병은 [...뭐지... 우선 알겠습니다.] 라는 반응만 보였답니다.


친구는 병장짬에 괜히 지원왔다고 욕을 하며, 진짜 전쟁이라도 나면 어쩌나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네요.




15분 정도 지났을까요.


근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음 근무자가 오더랍니다.


[저기, 지원온 분들 지금 근무 교대 해주고 소초로 복귀하라고 합니다.]




친구는 그대로 후임하고 복귀를 했더랍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에 근무했던 근무자들이 죄다 소초 앞에서 엎드려 있었습니다.


소초장은 친구와 후임마저 엎드리게 한 뒤, 이유도 모를 얼차려를 내린 뒤 생활관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친구는 무슨 일인지 모르고 기껏 파견 나와서 얼차려나 받는게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소초장에게 찾아가 [아니, 적 도발이 시작됐다는데 얼차려를 왜 받은건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따졌다고 합니다.


소초장은 그저 [다른 부대에서 지원온 건 고맙게 생각하는데, 초소 근무 첫 투입부터 장난이나 치면 어떻게 하나?] 라며 타박만 줬습니다.




그리고는 이따 호출할테니 오라며 보냈다고 합니다.


생활관에서 쉬다가 흡연장에서 흡연을 하는데, 소초장에게서 호출이 왔답니다.


소초장실로 가봤더니, 전화를 받으라고 하더랍니다.




친구네 부대 중대장이었습니다.


병장 달고 파견나가서 고생하는 건 알겠는데, 조금만 참으라는 말과 함께 금세 전화가 끊겼다고 합니다.


곧이어 날아든 소초장의 말에, 친구는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초장이 얼차려 준 이유는, 너네 시간때 투입한 B, C, D 초소에 동시에 연락이 와서 XXX GP에 포격 도발이 일어났다고 똑같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같은 근무시간에 투입된 초소에서, 전부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XXX GP는 6.25 때 이후로 없어진 GP인데, 모든 초소에 그런 연락이 올 리가 있겠냐? 너희들이 짜고 장난 친 거라고 보고 얼차려를 준 것이다.]




친구는 딱 사흘 더 있다가 더는 무서워서 지원 못하겠다고 후임들 데리고 부대로 복귀했답니다.


혹시 6.25 때 병력 지원을 요청했던 지원이, 먼 시간을 뛰어넘어 2012년에 수신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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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89th]군대에서 눌린 가위

실화 괴담 2017. 3. 2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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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mocha141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군 복무하던 시절, 하사였을 때 이야기입니다.


2011년 자대에 오고 1년도 안됐을 때, 당시 저는 쓰레기 전담 하사라고 할 정도로 부대 내 쓰레기를 수거장에 나르던 일을 했습니다. 


더럽고 냄새나는 일이라 막내인 제가 전담할 수 밖에 없었죠.




보통 아침에 차를 받고 오후 4시까지 수거장에 나르고 버리는 일을 반복합니다. 


일을 마치면 차량반납을 하고, 자대에서 차를 보내주면 타고 돌아가는 일이었죠.


당시 부대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차량을 두대 받아 바쁘게 날랐고 소대 고참 부소대장이 저를 도와 같이 일을 했습니다.




물론 싣고 버리는건 저 혼자 했습니다.


부소대장이 해주는 건 오직 쓰레기를 날라주는 것 뿐...


그날은 정말 미친듯이 버려서, 3시 정도에 일이 끝나게 됐습니다.




차를 반납하고 나니 시간이 남았죠.


뭘할까 고민하던 차에, 부소대장이 저에게 연대건물 3층에 지금은 안 쓰는 방이 있다며 가서 잠이나 자자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군인에게 잠은 하루종일 자도 부족하니까요.




가을쯤 되던 때였고, 강원도 땅이라 추웠지만 그럭저럭 잘만했습니다.


정말 짧은시간 깊게 잠에 빠졌습니다. 


10분정도 잔거 같았는데 눈이 떠지더군요.




잔거 같지도 않고 평상시 마냥 정신도 또렷했죠.


하지만 뭔가 달랐습니다. 


딱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약간의 위화감이 있었달까요.




멍청하게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걸 꽤 긴텀이 흐르고 나서 알았습니다. 


그냥 편하게 옆으로 누우려고 했는데 움직이지 않아서 알게 됐죠.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가위는 처음 눌려본거라, 몸이 움직이지 않으니 이게 가위구나 하면서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눈만 돌리는데. 이상하게 머리 위쪽을 보면 안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콱 박혀왔습니다.


그 순간부터 갑자기 너무 무서웠습니다. 




머리쪽에 무언가 있다라는게 느껴졌습니다. 


인기척이라고 해야할지 존재감이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뭔가 있다고만 느꼈죠.


손이랑 발을 움직이려고 부단히 애쓰고, 어떻게든 일어나려 발버둥쳤습니다.




머리위는 무서워서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하겠고, 몸은 움직이지도 않고... 


무서웠죠.


그러다 손가락이 움직였습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 싶은 것과 거의 동시에, 몸이 전부 움직여졌습니다.


바로 일어나서 머리쪽을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죠.


아무튼 가위가 풀리고 공포도 사라지니 온몸에 소름이 돋고, 몸에는 힘 하나 없어 주저 앉았습니다.




심장소리가[쿵, 쿵, 쿵, 쿵...] 하고 제 귀에 들리는것처럼 뛰고 있더라구요.


솥뚜껑 같은 손으로 제 등을 두들기는 것 마냥, 엄청 컸습니다.


옆에 자고 있던 중사를 깨웠습니다.




[저 가위에 눌렸습니다.] 라고 말하니, 별 대수롭지 않게 [가위? 그냥 다시 자...] 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전 다시 잤습니다. 


머리위에 뭔가 나오지 않을까 마음 졸이면서요.




제가 생각해도 뜬금 없지만 다시 잤습니다.


그때 그 가위는 왜눌린거고 왜 위를 쳐다보지 못했을까요?


그날 저와 같이 잔 중사는 그 주 휴가였고, 휴가 당일 저녁 중대카톡으로 메세지가 왔습니다.




[손중사 교통사고로 차 유리를 뚫고 나갔고, 머리를 박고 출혈이 있는데 굉장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2시간 후, 가족상의하에 보급관님과 같이 산소호흡기를 뗐고, 사망확인했다는 카톡이 왔습니다.


그 후로 가위에 눌린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 죽은 사람도 그 이후 아직 없습니다.


그 중사님 참 술담배 안하시고 돈을 악착 같이 모으셨는데 아직도 그 분이랑 마지막으로 농담한게 생각나네요.


전역할때 되면 전 여자친구한테 전화오게 만들거라고 하던게요.




전역 못하고 군인으로 돌아가셔서 아직도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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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88th]가위 눌린 날

실화 괴담 2017. 3. 1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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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thek666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입니다.


당시 저희 집은 작은 목욕탕을 하고 있었죠.


저는 곧잘 카운터에 딸린 작은 방에서, 가게를 보고 있는 아버지 곁에서 낮잠을 자거나, 안에 설치되어 있던 작은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했습니다.




어느날 아버지 곁에서 낮잠을 자다 깬 저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일으켜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숨도 잘 쉬어지지 않고, 몸도 잘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가위에 눌린 것이었죠.




기껏 해봐야 손가락 조금, 발가락 조금, 그리고 바람 새는 소리처럼 약한 목소리로 [아빠, 아빠...] 하고 말하는게 고작이었습니다.


그때는 가위에 눌린다는게 무엇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처음 겪는 당황스럽고도 무서운 일에 혹시 이대로 죽는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카운터 문을 열고 형이 들어왔습니다.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지, 형은 아버지께 배가 고프다며 음식을 시켜 먹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동생은 자고있지? 깨워서 같이 밥 먹자고 해라.] 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자, 저는 속으로 살았다 싶었죠.




가위에 눌려 실눈을 뜬 채로 움찔거리고 있는 저에게, 형은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저는 형을 보며 [형! 형! 살려줘! 형!] 하고 가능한 한 크게 외쳤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제가 이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이유이자, 종종 형한테 따지기도 하는, 당시로는 너무 서럽고 무서워서 울어버리기까지 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형은 얼굴을 제 얼굴 가까이에 대고, 제가 처절하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도 저를 보고 웃어버렸죠.


그리고는 뒤돌아서 아버지를 보고 말했습니다.




[아빠, 얘 지금 푹 자는것 같은데 그냥 우리끼리 먹자!] 하고 말입니다.


그때 보인 형의 웃음은, 지금도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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