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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살던 할머니가 산나물을 캐러 갔다 실종됐다는 소식을, 어머니에게 들었다.


어릴적 나를 굉장히 귀여워해주시던 분이라, 충격으로 말도 잘 나오질 않았다.


이야기를 하던 도중, 나는 문득 우리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우리 할아버지도 실종되셨었지?]


어머니는 잠시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 너도 어른이니까...]




그리고는 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원래 어머니는 고아원에서 자라, 부모가 누군지 모르고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여동생이 3살 되던 해, 갑자기 아버지라며 왠 남자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혼을 하는 바람에 어머니가 고아원에 간 것도 모르고 살아왔다고 했단다.


할아버지는 그간 어머니를 버려뒀던 속죄를 겸해, 나와 여동생을 돌봐주겠다고 제안해 왔다.


아버지는 당혹스러워하며 한동안 여러모로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야채를 두고가기도 하고, 설날에는 슬쩍 우리한테 용돈도 주고 가는 등, 할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것에 점차 마음을 열어가게 됐다고 한다.


몇년이 지나, 초등학교 6학년이던 나와 초등학교 3학년이던 여동생은, 난생 처음 할아버지 댁에 묵으러 가게 되었다.


할아버지도 꽤 기뻐하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이 오기 전, 할아버지는 실종되고 말았다.


어머니가 말해준 진실은, 할아버지가 실종됐다고 믿고 있던 내 기억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체포되어 교도소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죄목은 아동성폭행.


게다가 DNA 검사 결과, 어머니와는 완전히 남남인 사람이었다.


우리가 묵으러 간다는 것에 흥분한 나머지, 그날이 오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아이에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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