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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홀로 도쿄 여행 4박 5일 - 2일차

잡동사니 2017. 11. 3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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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두번째 날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커피를 한잔.

숙소가 참 좋았던게, 라운지에서 커피랑 차를 맘대로 타먹을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먹고 나서 설거지는 꼭 해놓아야 하지만요.

7시 반쯤 되서 출발했습니다.

숙소 근처 자판기에서 캔 단팥죽을 팔길래 하나 사봤는데, 맛은 그냥 우리나라에서도 파는 레토르트 단팥죽 맛이더라고요.

근데 엄청 달아요 으으...


둘째날 첫번째 행선지는 신사인 칸다묘진.

그런데 가는 도중에 신사가 하나 보이길래 여기도 잠깐 들렀습니다.

배불뚝이 너구리가 인상적이었어요.





칸다 강을 건너가면 바로 앞에 보이는 건 아키하바라!

여기서 직진하면 아키하바라입니다만, 아키하바라는 나흘째 하루를 통으로 써서 돌아볼 예정이었기에 여기서는 왼쪽으로 꺾어서 갑니다.

쭉 걸어가다보니 왼쪽 멀리 도쿄대 의대가 보이더군요.

일본 최고 엘리트들이 모여있는 건물!

그리고 숙소에서 한 30분 정도 걸은 끝에 칸다묘진에 도착했습니다.





칸다묘진은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인 칸다 마츠리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5월달에 열리는 축제라서 이번 여행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도쿄 전체를 총괄하는 신사로, 일본에 있는 어지간한 유적이 그렇듯 지진과 전쟁통에 다 무너졌다가 현대에 새로 지은 건물입니다.

저 사자탈은 점괘를 뽑아주는 자판기인데, 사자가 춤추고 소리를 내더라고요.

신기하긴 했는데 굳이 점을 볼 생각은 없었기에 구경만 했습니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건 칸다묘진 3대 신 중 하나인 다이코쿠텐, 한국 발음으로는 대흑천(大黒天)입니다.

칠복신 중 하나로, 재물과 가정의 행복, 남녀의 인연을 담당하는 신이라는군요.





2000년대 들어 세운 사자상, 그리고 망한 점괘를 뽑은 이들의 한이 담긴 조형물입니다.

흉한 점괘를 뽑으면 저기다 묶어서 액운을 떨쳐내는거죠.


왼쪽 아래에 있는 건 칸다묘진 3대 신 중 하나이자, 칠복신 중에서도 인기 있는 에비스입니다.

어업과 풍년을 담당하는 신으로, 유명한 에비스 맥주가 바로 이 신의 이름을 따왔죠.

칸다묘진 3대 신 중 나머지 하나는 타이라노 마사카도인데, 이건 실존 인물을 신으로 모시는 거라 굳이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건 신사에서 키우는 조랑말이에요.

신마(神馬) 아카리쨩이라고 이름도 붙여놨더라고요.

귀여웠습니다.





칸다묘진은 아키하바라 근처이기도 하고, 러브라이브 애니메이션에도 등장한 덕에 오타쿠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입니다.

러브라이브의 경우 등장 캐릭터 중 한명이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바람에 팬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자리잡았다네요.

그래서인지 걸려있는 에마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뒷면에 러브라이브 캐릭터들이 인쇄되어 있는 게 꽤 보였습니다.

애니메이션 흥행을 관광업에 잘 활용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군요.





칸다묘진을 다 돌아봤으니, 이제 다음 행선지는 도쿄 돔입니다.

칸다묘진에서 도쿄 돔까지도 걸어서 한 20분 정도 걸려요.

천천히 걸어가는 사이, 일본에서 최초로 의과대학을 설립한 준텐도 대학이 눈에 들어옵니다.

현대에도 의학 쪽에 강세를 보이는 학교죠.


도쿄 돔에 도착해서, 우선 도쿄 돔 호텔에 티켓 수령차 들렀습니다.

안에는 벌써부터 예쁜 트리가 우뚝 서 있고, 울트라맨도 있더라고요.

나와보니 도쿄 돔 아니랄까봐, 자판기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입니다.





그리고 여기가 바로 도쿄 돔!

일본 야구의 심장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가 준우승을 차지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도 바로 이곳에서 개최됐었죠.

하지만 야구 시즌도 다 끝난 겨울, 왜 도쿄 돔을 왔느냐...


그것은 바로 도쿄 돔 시티라는 놀이공원이 옆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는 요미우리 랜드나 후지큐 하이랜드, 디즈니랜드나 하나야시키 같은 놀이공원이 잔뜩 있지만, 여기만큼 도심 중심에 자리잡은 규모 있는 놀이공원이 또 없습니다.

중심 바큇살이 없는 관람차 빅-오와, 그 관람차를 뚫고 지나가는 롤러코스터 썬더돌핀이 이 놀이공원의 상징입니다.

이거 타려고 한국에서 이미 티켓도 끊어왔었습니다.

30,000원 정도 가격에 놀이기구 4번 탑승과 우주박물관 관람이 가능한 티켓이죠.





그런데 너무 일찍 왔어요...

놀이동산 개장이 10시부터인데, 아직 30분 정도 남은 시점에 도착해버렸거든요.

어쩔 수 없이 주변을 좀 돌아다녔습니다.

분수대도 보이고, 난데없이 카드캡처 사쿠라 전문점도 있고...

야구장답게, 야구 박물관이랑 야구 관련 메가스토어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근데 이놈의 놀이공원이 10시를 넘겨서도 문을 안 열더라고요.

결국 지칠대로 지친 나머지, 먼저 문을 연 메가스토어랑 야구 박물관이나 먼저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메가스토어는 기본적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메인으로 삼고, 곁다리로 일본 야구 대표팀이나 여타 프로팀 물품을 판매하고 있더군요.

대만 출신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 중인 양다이강, 일본 발음으로 요 다이칸 선수의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코너도 흥미롭더군요.

마에다 켄타, 다나카 마사히로, 다르빗슈 유 세 선수 모두 올해 만만치 않은 시즌을 보냈는데,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어서 들어간 야구 박물관.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은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은 프로야구 역사가 길다보니 어르신들이 옛 추억을 돌아볼겸 많이 찾아오시는 것 같아요.

윗줄은 작년 오릭스 버팔로즈의 크리스 마레로가 기록한 일본 프로야구 통산 100,000번째 홈런볼과 배트, 일본시리즈 우승컵입니다.


각 구단별 유니폼과 선수 용품, 감독 메세지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것 두개가 아랫줄 물건들입니다.

닛폰햄 파이터즈 소속으로, 현재 일본 야구의 신성인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글러브와 스파이크.

그리고 이승엽 선수의 기록을 깨고,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했던 야쿠르트 소속 블라디미르 발렌틴의 56호 홈런볼입니다.





일본 프로야구 전설들 속에서, 하리모토 이사오라는 이름으로 걸려 있는 장훈 선수를 발견했습니다.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 속에서도, 끝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일본 프로야구에서 전설을 써 나갔던 위대한 선수죠.

오른쪽 위 사진 중, 두번째 배트가 바로 장훈 선수의 3,000 안타 기록 배트라고 합니다.


아래쪽 사진은 장훈 선수와도 절친했던 오 사다하루, 왕정치의 일본도입니다.

타격 연습을 위해 저 일본도로 볏짚을 베면서 훈련했다고 하는데, 지금 와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훈련법이죠.

그야말로 낭만과 전설의 시대였던 셈입니다.





야구 박물관에는 일본을 거쳐간 한국인 선수들의 물품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타자의 경우 이종범, 이승엽, 이대호 세 선수의 배트가 있더라고요.

이종범 선수는 주니치 드래곤즈 시절, 이승엽 선수는 치바 롯데 마린즈 시절, 이대호 선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절 배트입니다.





투수는 선동렬, 박찬호, 오승환 세 선수의 글러브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선동렬 선수는 주니치 드래곤즈 시절, 박찬호 선수는 오릭스 버팔로즈 시절, 오승환 선수는 한신 타이거즈 시절 글러브네요.

해외에서 한국 선수들 물건을 보니까 새삼 더 반가웠습니다.





일본 야구가 낳은 대스타, 스즈키 이치로 코너도 한켠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메이저리그 3,000 안타, 미일 통산 4,359 안타...

국적을 떠나, 그저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 너머에는 WBC 우승 기념 코너가.

일본은 초대 WBC와 2회 WBC를 연속 우승했죠.

우리나라도 충분히 우승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던 대회들입니다.

일본도 우승이 정말 기뻤던지, 당시 선발 멤버 유니폼, 트로피 뿐 아니라 우승하고 나서 뿌렸던 색종이까지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좀 샘나더라고요 ㅠㅠ





도쿄 돔은 우리나라 동대문 운동장처럼,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고라쿠엔 야구장을 밀어버리고 지은 구장입니다.

그래서 고라쿠엔 야구장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이 잔뜩 옮겨져서 전시 중이었어요.

일본 어르신분들은 이런 거 하나하나 보면서 추억에 젖으시더라고요.

지금 와서 봐도 불펜 투수를 실어나르던 카트는 참 귀엽고 센스 있는 디자인입니다.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장훈 선수.

아래에 있는 배트 박스는, 실제로 스폰지 배트를 들고 프로 투수의 공을 쳐볼 수 있는 체험형 코너입니다.

저도 시도해서 안타를 하나 쳤어요!

유쾌한 코너였습니다.


일본 야구 박물관은 입장료 600엔을 받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공식 어플을 설치하면 100엔을 할인해주는 행사가 진행 중이라 저는 500엔만 냈고요.

야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방문할 법 하긴한데, 한국어 팜플렛이나 가이드가 없다는 점은 참고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영어 소개문도 없기 때문에, 일본어 소개문을 어느 정도 이해하실 정도는 되어야 더 쉬운 관람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튼 이렇게 야구 박물관을 돌아보고 다시 놀이공원으로 갔는데...

아이고 맙소사.

바람이 너무 세게 부는 통에 썬더돌핀이 운행 중지 중이었습니다 ㅠㅠ

이거 하나 타려고 한국에서 왔는데!

억장이 무너지더라고요.


하지만 별 수 있겠어요, 날씨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대신 옆에 있는 관람차, 빅-오를 타기로 했습니다.

여기 관람차는 독특하게 안에 노래방 기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관람차를 타는 동안 노래를 부를 수가 있습니다.

한류 열풍 덕에 한국 가수가 부른 노래도 꽤 있으니, 찾아가시면 일본 하늘 위에서 한국 노래를 신나게 부르시는 것도 좋을 거 같네요.

저도 판타스틱 베이비랑 TT를 부르고 왔습니다 너무해 너무해.





빅-오는 80m 높이까지 올라갑니다.

도쿄돔을 내려다보는 경험은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게 아니죠!

혼자 타서 우울했지만, 날도 맑고 풍경은 참 좋았습니다 흑흑...





내린 뒤 지나가다 봤던 바이킹.

저는 바이킹은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갔습니다.

사실 이 놀이공원이 썬더돌핀 빼면 성인 남성이 혼자 탈 놀이기구가 마땅치가 않아요...

하지만 바람은 여전히 쌩쌩 불더라고요 ㅠㅠ





어쩔 수 없이 또 방황하다 발견한 점프샵.

일본 최고의 만화잡지 소년 점프 관련 상품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루피랑 나루토를 만났긴 했는데, 딱히 제 취향에 맞는 물건은 없어서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벽에는 만화가들 싸인이 쫙 걸려있더라고요.





하지만 바람은 멈추지가 않습니다...

바람아 멈추어다오 ㅠㅠ

방황하다 마주친 메이저리그 카페, 에비스, 슈퍼전대 포스터.



그리고 하도 심심해서 스카이 플라워라는 놀이기구를 하나 더 탔습니다.

이것도 바람이 세서 운행 중지였는데, 마침 근처에 가니까 딱 운행 시작하더라고요.

일종의 곤돌라인데,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는걸 2번 반복합니다.

60m 까지 올라가는데, 고라쿠엔 시절부터 있던 유서 깊은 놀이기구라고 하더라고요.

좀 춥긴 했지만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서 인상 깊었습니다.





어느덧 점심때.

점심은 회전초밥을 먹었습니다.

해선 미사키코라는 프랜차이즈 회전초밥집인데, 마침 놀이공원 바로 옆에 있더라고요.

이거저거 해서 9 접시 먹었는데, 맛있었습니다.

1,780엔 나왔던걸로 기억하네요.





밥을 먹고 나와도 바람이 멈추질 않더랍니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티켓에 포함되어 있는 코스, 우주박물관 TenQ로 향했습니다.

입장하면 상영하는 영상이 있는데, 영상 시작 시간을 맞춰 들어가야 해서 잠시 대기했습니다.

우주박물관답게 기념품점에서는 우주식을 판매하고 있더군요.

일본인 우주인의 싸인이나 UFO 모양의 조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기껏 들어간 우주 박물관은... 그저 그랬어요.

저는 일본어 안내문이라도 읽을 수 있지만, 아예 일본어를 모르신다면 진짜 별 거 없이 걷다가 나오실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저처럼 결합 티켓을 구매하셨다면 들릴만 하겠습니다만, 아니면 따로 가시는 건 별로 추천할 일이 못되는 거 같아요.

여기 단독 입장 티켓은 무려 1,800엔입니다.

우주를 정말 사랑하는 분이 아니라면, 단독 입장은 지양하고 다른 데 돈을 쓰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우주박물관을 나섰는데 아직도 바람이... 응?

바람이 잦아든데다 갑자기 썬더돌핀이 시운전을 시작합니다!

신나서 달려가서 맨앞에 줄을 섰습니다.

시운전 결과에 따라 운행 시작 여부가 결정된다는 직원의 말을 믿고, 30여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운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날 9시 30분에 도쿄 돔에 도착했는데, 6시간 기다린 끝에 3시 30분에 마침내 맨처음으로 썬더돌핀에 탑승했습니다 흑흑.

썬더돌핀은 정말 끝내주는 롤러코스터였습니다.

360도 회전만 없을 뿐, 틸팅 노선에 급강하, 폭포수 커브에 놀이기구와 건물 관통까지 롤러코스터에 넣을 수 있는 재미는 다 우겨넣은 느낌이에요.

2번 탔는데, 지금도 또 타고 싶습니다.

롤러코스터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거 하나를 위해서라도 도쿄 돔 한번 찾아가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썬더돌핀의 한을 풀었으니, 이제 마음 편히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일본 축구 박물관!

그렇습니다, 저는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히히.


가는 길은 2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오는데, 언덕길을 끼고 있어서 실제로는 그보다 더 걸립니다.

도중에 지장보살님이 여섯분 계시더라고요.

아무튼 겨우겨우 도착한 일본 축구협회!

축구협회 건물 지하로 일본 축구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안에 들어서니 우선 일본 국가대표팀 선수들 기념품이 맞이하더라고요.

인터밀란에서 뛰는 나가토모 유토,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는 하세베 마코토의 A매치 100 경기 기념 유니폼.

그 아래에는 도르트문트에서 뛰는 카가와 신지의 축구화입니다.

일본은 프로리그가 3부까지 구축되어 있는데, 개중 이미 완전히 자리를 잡은 J1과 J2는 각 팀 유니폼과 마스코트, 구단 용품이 한자리에 전시되어 있더라고요.

국내 프로축구보다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자리잡은 걸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 뿐입니다.





일본 축구 박물관 티켓은 재미있게도 뒷면이 2002 한일 월드컵 티켓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조별리그 일본과 러시아 경기 티켓인데, 일본에서도 2002 한일 월드컵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작은 재미이지만 이런 것 하나하나가 참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입장료는 500엔이에요.





박물관 안에도 이것저것 구경할 게 많았습니다.

왼쪽 위에 있는 건 J리그 우승 트로피입니다.

우승컵 형태인 K리그와는 다르게 쉴드 형태인데 크기가 상당하더라고요.

그 옆에는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 선발 베스트 일레븐입니다.

저기 빈 자리에 직접 들어가 선수들과 어깨동무하고 파이팅을 다질 수 있도록 만들어뒀더라고요.


2002 한일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의 축구용품도 전시 중이었습니다.

잉글랜드의 간판이었던 데이비드 베컴의 축구화, 그리고 이 대회 MVP를 수상했던 골키퍼 올리버 칸의 장갑.





4강 신화를 써내려간 전설의 유니폼을 일본 와서 보니까 감회가 새롭더군요.

한일 월드컵 우승팀 브라질, 1998년 처음 월드컵에 진출했던 일본 국가대표팀 유니폼도 있었습니다.

오른쪽 아래는 일본 국가대표팀이 각급 대회에서 수상한 페어플레이 트로피래요.





축구 박물관이니만큼 일본 국가대표팀이 따온 트로피도 잔뜩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개중 윗줄 두개가 참 묵직한 대회들인데, 왼쪽은 2011년 여자 월드컵 우승, 오른쪽은 2014년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 트로피입니다.

우리나라도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은 2010년 우승한 적이 있지만, 아직 성인 대표팀에서는 그만한 성적이 나오지 못하고 있어 아쉽네요.

언젠가 성인 대표팀에서도 월드컵 제패를 꿈꿔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아랫줄 왼쪽은 아시안컵, 오른쪽은 곧 개최를 앞둔 동아시안컵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번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르며 아시안컵 우승을 또 미루게 되었는데,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성적을 내온 일본이 참 부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시안컵을 우승해야 컨페드레이션즈 컵도 나가보고 그럴텐데 ㅠㅠ

다음달 동아시안컵에서는 대표팀이 간만에 우승컵 드는 모습이 보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축구 박물관 로비에 전시되어 있던 일본 대표 선수들의 발자국입니다.

왼쪽 위는 미우라 카즈요시, 오른쪽 위는 나카무라 슌스케, 왼쪽 아래는 엔도 야스히토, 오른쪽 아래는 다카하라 나오히로.

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일본 대표팀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던 이름들인데, 모두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더라고요.

개중 마흔 넘은 나이에도 축구 선수로 뛰고 있는 미우라 카즈요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 뿐입니다.





이렇게 축구 박물관 감상이 끝났으니 이제 또 이동할 때가 됐습니다.

롯폰기 힐즈로 갈 생각이었는데, 근처 지하철이 롯폰기로 바로 가는게 없어서 결국 노기자카역까지 간 다음 걸어서 이동하기로 합니다.

근데 노기자카는 이름에 고개라는 뜻의 사카(坂)가 들어가는만큼 경사가 좀 있더라고요...

차라리 환승을 해서라도 롯폰기로 바로 갔어야 했습니다 ㅠㅠ


가는 길에 자판기를 봤는데, 자판기 한정으로 팔리는 메론소다가 무과즙이더라고요.

우리나라는 해당 재료가 들어가지 않으면 상품명에 표기를 못하는데, 일본은 또 다른 모양입니다.

결국 수상한 무과즙 메론소다는 거르고 탄산수를 마셨는데, 탄산이 어마어마하게 세더라고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른쪽 아래는 노기자카역에 내려서 걸어가다 마주친 국립신미술관.

여기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가보고 싶었는데, 아무리 스케쥴을 짜봐도 시간이 안 맞더라고요.

화요일날 쉬고 10시부터 6시까지만 운영하는, 여행객 입장에서는 정말 아쉬운 시간대의 전시였습니다 ㅠㅠ





또 20분 가량 걸어서 겨우 도착한 롯폰기 힐즈.

롯폰기는 긴자와 더불어 도쿄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데, 그 중심에 있는 롯폰기 힐즈는 문화예술과 온갖 비싼 가게들이 모여있는 복합단지입니다.

중심에 우뚝 서 있는 모리 빌딩에는 미술관과 전망대가 유명한데, 저는 이번에 그걸 보러 온 게 아니라 밑에서 사진만 한장.

저 멀리 도쿄 타워가 빛납니다.


왼쪽 아래에 있는 거미는 마망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롯폰기 힐즈의 랜드마크입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거미를 밀어주더라고요.

저거 밑에 들어가보면 안에 알까지 배고 있어서 더 징그러워요.





천천히 걸어내려오면 TV 아사히가 보입니다.

계획에는 없지만 또 안 들어가 볼 수가 없죠.

60년 역사의 방송국으로, 특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맞이해주는 건 TV 아사히의 마스코트, 고엑스팬더, 그리고 밝게 빛나는 거대한 트리.


아래쪽에 있는 건 배우 쿠로야나기 테츠코가 40년 넘게 진행 중인 전설적인 토크쇼, "테츠코의 방" 스튜디오를 재현한 것입니다.

쿠로야나기 테츠코 옆에 있는 버튼들을 누르면 육성이 흘러나오더라고요.

쿠로야나기 테츠코는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창가의 토토" 를 쓴 바로 그 분입니다.

책은 유명한데 정작 일본에서 유명한 배우라는 사실은 그리 알려져 있지가 않더라고요.





TV 아사히의 간판 애니메이션 쌍두마차, 짱구와 도라에몽.

두 작품 모두 작가 사후에도 애니메이션이 이어지며,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롯폰기 힐즈에 왜 왔느냐 하면, 바로 이걸 보러 왔던 겁니다.

매년 삼성 갤럭시에서 주최하는 일루미네이션 행사가 있거든요.

도쿄타워와 롯폰기 힐즈 사이, 케야키자카를 전부 빛으로 물들이는 "롯폰기 힐즈 케야키자카 일루미네이션" 입니다.

길 전체가 빛으로 확 물들어 있는데,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하루 종일 걸어서 지친 와중에도, 저 거리를 걸어 올라갈 때는 참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하얀 불빛이 빨갛게 변하는 것까지 구경한 뒤, 모리빌딩을 통해 롯폰기 힐즈를 빠져나옵니다.

롯폰기 힐즈는 워낙 비싼 가게들 밖에 없어서, 저처럼 가난한 여행자는 뭘 사먹을 수가 없어요.

결국 나와서 한참을 방황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소문이 자자한 라멘 프랜차이즈, 이치란 라멘에 들어갔습니다.


이치란 라멘은 중앙에 뿌려져 있는 저 매운 소스로 유명한데, 확실히 저 소스 덕분에 돈코츠 라멘 특유의 느끼한 맛이 좀 잡히는 느낌이더군요.

다른 라멘 프랜차이즈보다 한국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맛있게 먹었어요.





소화도 시킬겸, 천천히 롯폰기를 걸어다니다 서점이 보이길래 쓱 들어가봤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 알고 책도 좋아하니 서점은 보이면 들어가보고 싶더라고요.

괴담 번역을 취미로 하고 있다보니 괴담 관련 서적부터 뒤적거려 보고, 잡지나 문고본도 천천히 돌아봤습니다.

개중 특이한 게 바로 저 노기자카 46 문고였어요.

노기자카 46은 일본 아이돌 그룹인데, 롯폰기 근처 노기자카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올해 들어 코단샤 문고와 제휴를 맺어, 책 표지를 아이돌 멤버들이 장식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동네 아이돌이라고 롯폰기 쪽 서점에서 코너를 크게 내준 걸 보니 뭔가 유쾌한 마음에 사진도 찍어왔습니다.





롯폰기역에서 숙소까지는 또 지하철 한방에 가더랍니다.

이번 여행은 참 숙소가 교통이 편리해서 좋았어요.

오는 길에 패밀리마트에 들려서 야식을 사왔습니다.

겨울 한정으로 나온 귤맛 호로요이랑 우유 푸딩, 그리고 슈크림!

맛있게 또 잘 먹고, 사흘째 여행을 위해 지친 몸을 침대에 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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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도쿄 여행 4박 5일 - 1일차

잡동사니 2017. 11. 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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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혼자서는 처음 가는 해외 여행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정작 가보니까 별 문제 없이 계획대로 잘 돌아보고 온 것 같네요.

일정도 어디 갈까 고민하면서 이거저거 넣고 빼고했었는데, 그럭저럭 일정 세웠던대로 잘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게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첫날,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비행기가 8시 10분 출발이라, 4시 40분 첫차를 타고 이동하면 넉넉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7시쯤 도착했는데 그날 따라 출국심사 줄이 끝도 없이 서 있더라고요.

조금만 늦게 왔어도 비행기 못 탈 뻔 했습니다.





아무튼 사전에 대여 신청해놨던 포켓 와이파이도 수령하고,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일본까지 가는 길은 반쯤 졸면서 갔던 거 같네요.





나리타 공항에 착륙하니 공항 절대 반대라는 플래카드가 보이더라고요.

사진 상으로는 잘 안 보입니다만.

나리타 공항 건설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보상 문제 등으로 인해 엄청 싸웠다는데,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제주항공을 타고 가서 3 터미널에 내렸는데, 이동 수단은 죄다 2 터미널에 있습니다.

3 터미널이 저가 항공사 전담 터미널인데, 우리나라 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만 그쪽으로 배정이 됐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공항 내 셔틀 버스를 타고 2 터미널로 이동한 뒤, 교통카드를 사고 지하철에 탑승했습니다.

대개의 경우 스카이라이너나 스카이엑세스 같은 전용 철도를 타는데, 저는 마침 지하철 타고 가면 숙소 근처 역이 나오더라고요.


아무튼 도착한 숙소.

IRORI라고 써 있는 저 곳입니다.

호스텔인데, 기숙사처럼 2층 침대로 배정됩니다.

게스트 하우스 같은 곳이랑은 달리 다들 잠만 자고 나오는 스타일이라 조용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잘 맞았습니다.

체크인은 4시 이후라서 일단 짐만 맡겨놓고 나왔습니다.

니혼바시 근처라서 아사쿠사, 아키하바라는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 거리라 참 좋았어요.





아사쿠사 가는 길의 풍경들입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옛날 문방구 마냥, 오래된 장난감 파는 가게들이 많더라고요.

저런 가게가 한 5곳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반다이 제 2 빌딩입니다.

원래 이 쪽이 반다이의 발상지라, 옛 본사랑 2 빌딩까지 여기에 모여 있더라고요.

지금은 시나가와 거쳐서 롯폰기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만.





한 30분 정도 걸어가는 사이, 이런저런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신사 옆에서 전통 혼례 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이 인상 깊었네요.

강 건너 보이는 스카이트리.

옆에 있는 아사히 맥주 본사는 공사 중인지, 유명한 황금 거품 조형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곳은 점심을 먹으러 온 우나테츠라는 장어 덮밥 전문점.





돈이 없는 관계로 런치 메뉴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우나동을 시켰습니다 흑흑.

장어 0.5마리지만 1,890엔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에요.

하지만 장어는 장어니만큼 맛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면서 기대하는만큼의 딱 그 맛이에요!

나오니까 슬슬 바람이 불기에 자판기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하나.

자판기 대국이라는 별명만큼 정말 자판기가 아무데나 있었습니다 도쿄...





이제 메인 관광지인 아사쿠사로 또 걸어갑니다.

중간에 길을 헷갈려서 할아버지한테 여쭤봤더니 이거저거 지도 팜플렛까지 안겨주시면서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근데 카미나리몬 쪽이 아니라 센소지 바로 앞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탓에 카미나리몬 사진 찍는 걸 깜빡했어요 흑흑.

아무튼 탁발승을 지나쳐 이천문으로!


센소지는 절입니다만, 그 옆에 센소지 신사도 따로 붙어 있습니다.

규모가 작아서 저도 슬쩍 구경만 하고 지나왔지만요.

아사쿠사의 상징과도 같은 절입니다만,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봉은사처럼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서 유명한 절일 뿐입니다.

일본 전통 느낌을 받고 싶어도 관동대지진과 도쿄대공습 거치면서 폭삭 무너진 걸 다시 지은 것 뿐이라 그리 큰 감명 받기는 힘들더라고요.

아예 문화권이 다른 서양 사람들이라면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작 불상은 절 밖에 더 많드라고요.





아무튼간에 온 만큼 여기저기 구경은 열심히 했습니다.

저 커다란 짚신은 야마가타현에서 꼬아서 공물로 바친 거라고 하더라고요.

향 피우는 곳에서는 피운 향의 연기를 맞으면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여기저기 기모노 입고 다니는 분들이 계셨는데,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들이더라고요.

우리나라도 광화문 가면 한복 빌려입고 경복궁 가는 관광 코스가 있듯, 여기도 비슷하겠지요.





센소지 앞으로 쫙 펼쳐져 있는 나카미세도리가 참 유명합니다만, 거기 말고 옆쪽으로도 상업 지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다니다 닌자랑 부엉이를 만났어요.

지금 와서 보니까 부엉이 카페에는 부엉이 말고도 다른 동물들도 많나 보네요.

닌자 옷 입으신 분은 외국인 상대로 닌자 코스프레 세트를 판매하는 직원인데, 사진 찍으려니까 포즈를 잡아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닌자 코스프레 세트는 어마어마하게 비싸드라고요...


쇼와 20년, 그러니까 1945년부터 장사를 해왔다는 카게츠도, 화월당이라는 빵집에서 메론빵을 샀습니다.

200엔이었는데,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갓 구운 빵이라 참 맛있었어요.

메론빵은 생긴게 메론처럼 겉이 갈라진 모습이라 메론빵이고, 실제 메론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간식도 먹었으니 다음 행선지는 스카이트리!





센소지에서 스카이트리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가 걸립니다.

비싼 교통비를 아끼려면 가난한 여행자는 열심히 걸어야죠.

스미다 강을 건너는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더랍니다.

고작 오후 3시 15분인데.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남쪽이라 그런지, 훨씬 따뜻한 대신 해가 진짜 빨리 지더라고요.

스카이트리 근처로 다가가니 마리오가 보이길래 부탁해서 사진 한장 찰칵.


스카이트리는 높았습니다.

전망대는 올라가지 않았기에 밑에서만 봤지만요.

2012년 완공 이래 현재까지도 도쿄 최고 높이의 건물로 자리잡고 있는, 634m의 초고층 건물입니다.

내부 기념품점에서 흥미로웠던 건 사진에 나와있는 이름 스탬프였어요.

흔한 이름들을 히라가나로 적어서 스탬프를 만들어 팔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여길 왜 찾아갔느냐 하면 포켓몬 센터 때문입니다.

스카이트리 지점은 가장 높은 곳이라는 점에 착안해, 천공의 지배자 레쿠쟈가 이미지 캐릭터더군요.

점내에도 그냥 레쿠쟈와 메가 레쿠쟈 조형물이 모두 있습니다.

시리즈 최신작 울트라썬/울트라문 출시 직후라서 관련 상품들이 열심히 팔리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노린 인형들과 모바일게임 튀어올라라! 잉어킹 관련 상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들이라 참 여러모로 탐이 나더라고요 ㅠㅠ

특히 봉제인형들은 상대적으로 마이너하다고 느껴지는 포켓몬들도 잔뜩 만들어놔서 그저 부러웠습니다.

아케이드로 돌아가는 폿권, 나아아아아아시 몬코레...

1997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만화 포켓몬스터 스페셜도 20주년을 맞이했더군요.





3DS용 게임 소프트들과 포켓몬 GO 배지, 꼬리선 인형과 따라큐 인형...

따라큐는 7세대 간판이자 최고 인기 포켓몬답게, 혼자 특별한 색 인형도 따로 만들어놓은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작 제가 산 거는 나노블록이랑 나노비즈 뿐이지만요 ㅠㅠ

방문 기간에는 울트라썬/울트라문 대상으로 인-게임 아이템 배포도 시행 중이었는데, 다행히 로컬 배포라서 한국어판 3DS로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뭔가 득 본 기분이더라고요.





다시 나와서 스카이트리를 다시 한번 올려다봅니다.

아래에는 노점들이 열려 있는데,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더라고요.

일본 사람들은 축제나 예쁜 걸 참 좋아하는 거 같더라고요.

크리스마스가 공휴일도 아니고, 기독교 인구가 많은 나라도 아닌데 가는 곳마다 트리가 보이는 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일본에서 볼 줄이야.





아무튼 해도 졌겠다, 또 예쁜 걸 보러 이동했습니다.

신주쿠 근처 상점가인 테라스 시티에서 일루미네이션을 개최하고 있었거든요.

여기저기 보랏빛으로 물들어서 거리가 참 예뻤습니다.

일본 가서 참 인상 깊은 것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은 일루미네이션 행사가 여기저기서, 큰 규모로 열리고 있더라고요.





이제 저녁을 먹어야겠죠.

신주쿠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봅니다.

가수 생활 25주년을 맞아 은퇴를 선언한 아무로 나미에 광고판도 보이고,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그려놓은 타이토 오락실도 보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밥집이 보이길래 그냥 들어갔어요.

주문은 돼지고기 생강구이 정식.

밥은 오오모리 공짜로 된다길래 덥썩 주문했더니 고기에 비해 밥이 너무 많았습니다...

레몬사와도 한잔 시켜서 와구와구 집어먹었습니다.





먹고 또 소화도 시킬겸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일본에서 롯데리아 보니까 묘하게 반갑더라고요.

물론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만.

신주쿠역 동쪽 출구에서 서쪽 출구로 넘어간 뒤, 다음 행선지는 도쿄도청.





왜 도쿄까지 와서 난데없이 도청을 찾아가느냐, 그것은 도청이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일본 거품 경제에서 착공한 탓에, 무려 243m라는 높이의 건물이거든요.

워낙 높다보니 전망대로 기능하는데, 일반 입장이 무료라는 게 포인트입니다.

다만 워낙 일본에 전망대로 유명한 곳이 많다보니까 여길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덕분에 참 편하게 야경을 봤습니다.





온 김에 스탬프도 쾅!

개인적으로 이런 스탬프 찍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는 아예 스탬프를 찍어갈 노트를 한 권 들고 왔습니다.





이제 굵직하게 돌아볼 곳은 다 돌아봤으니, 천천히 신주쿠에서 돌아다녔습니다.

커다란 북오프가 있길래 잠깐 들어가봤죠.

북오프는 중고 서점으로 시작한 체인점인데, 지금은 음반, 게임, 취미용품 등으로 발을 넓힌 프랜차이즈입니다.

아예 취미 용품만 다루는 하비 오프, 가전제품 전문 매장 하드 오프 등으로 분화된 매장이 따로 있을 정도죠.

우리나라에도 잠깐 들어왔습니다만, 매입가도 약한데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밀려버렸고, 가게 들어가면 "이랏샤이마세" 하고 일본어로 인사하는 게 오그라들던 탓에 망했습니다.

원서 살 때 신촌점이 참 좋았는데 흑흑...


아무튼간에 책을 좀 살펴보기는 했는데, 본토라서 그런지 상태 좋은 책들은 상당히 비싸더라고요.

세로쓰기 문고본을 300엔 이상 주고 사기에는 제가 너무 거지라서 과감히 구경만 했습니다.

윗층에는 게임이나 취미용품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산거는 왼쪽 상단의 아이돌마스터 히비키 피규어 하나였습니다.

중고라는 점을 감안하면 피규어나 음반 같은 거는 건질만한 게 꽤 있는 편이더라고요 그래도.

돈이 많고 취미가 있더라면 꽤 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둘 다 아니라서...





신주쿠역 주변을 잠시 돌아보는 것으로 이날 일정은 마무리했습니다.

유명한 쇼핑몰 돈키호테도 들어가보고, 가부키쵸도 앞에만 슬쩍 돌아보고.

가부키쵸의 경우 일본에서도 손에 꼽히는 환락가입니다.

파칭코, 술집, 풍속점 등 온갖 밤놀이로 유명한 곳이죠.

용과 같이나 사채꾼 우시지마 같은 매체에서도 자주 배경으로 등장하니 익숙한 분도 있으실 거 같네요.





신주쿠에서 숙소까지는 환승 없이 지하철 한번에 가서 참 좋았어요.

오다가 세븐 일레븐에서 사 온 돈베 키츠네 우동이랑 슈크림을 야식으로 먹었습니다.


키츠네 우동은 요시오카 리호랑 호시노 겐이 출연한 CF로 유명한데, 맛도 있더라고요.

우리나라 튀김우동 같은 느낌인데, 위에 올려진 유부가 국물을 머금어서 푹신푹신하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슈크림도 생크림이랑 커스타드 크림이 반반 들어가 있는데 만족스러웠어요.





지금 와서 3DS 발자취 수첩을 켜봤는데, 이날 23,617 걸음을 걸었네요...

여행 내내 이렇게 무식하게 걸어다녔습니다 흑흑.

여행기는 2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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