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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때 이야기다.


동아리 친구 20명 정도가 모여, N현에 있는 산에 캠핑을 갔다.


이틀째 밤, 캠프파이어를 하고, 그대로 거기서 먹고 마시며 신나게 놀았다.




자정이 넘어갈 무렵, 술도 음식도 바닥났다.


하지만 아무래도 술이 더 먹고 싶어, 누가 내려가 더 사오기로 했다.


술을 사러 가는 건 차를 타고 와서 술을 마시지 않았던 A로 일단 정해졌다.




하지만 A는 [혼자 가기 싫어.] 라고 말해, 가위바위보로 세 명을 더 뽑기로 했다.


결국 나랑 B, C가 추가로 더 뽑혔다.


네 명 모두 남자였다.




캠핑장을 나와, 우리는 A의 고물 블루버드에 올라타 산을 크게 돌아 아래로 내려왔다.


하산하는 동안에는 딱히 아무 문제 없이 순조로웠고, 산기슭에 있는 편의점에서 술과 과자를 샀다.


그리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오던 터였다.




한동안 달리고 있는데, 조수석에서 지도를 보고 있던 B가 [야, 지름길 있는 거 같은데?] 라고 말을 꺼냈다.


우리가 처음 타고 온 우회로 말고, 산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들 지도를 보고, 확실히 지름길이라고 느꼈기에 우리는 그 길로 들어섰다.




한동안 달리고 있는데, 왼편에 신사인지 절인지, 흰 벽이 보였다.


아래는 자갈이 쫙 깔려 있었고.


이런 곳에 웬 신사인가 싶어 보고 있는데, 그 벽 근처 수십 미터 거리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멍하니 다가 가보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남자가 세명, 여자가 한명 있었다.


두 남자가 여자의 다리를 한쪽씩 잡고, 질질 끌고 있었다.




다른 한 남자는 그 두명 앞에 서서, 길을 이끌 듯 걷고 있었다.


여자는 양다리를 잡혀 있으니, 머리가 자갈길에 완전히 갈리고 있었다.


우리는 놀라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그때는 그것이 영혼이 아니라 무언가 위험한 사건을 목격한 것이라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C가 말했다.


[내리자.]




나는 솔직히 정말 싫었다.


하지만 C는 현 유도대회에서 3등을 차지할 정도의 유단자였던데다, 인원수도 우리 쪽이 많았다.


지지는 않을 것 같아 잠자코 그 말을 따랐다.




차를 세우고, 회중전등을 손에 든 채 뒤에서 따라간다.


세 남자와 한 여자는, 벽을 따라 계속 걷고 있었다.


여자를 질질 끌고 있기에 걷는 속도는 꽤 느렸다.




5분 정도 걸었을까.


흰 벽이 끝나는 지점이 눈에 들어왔다.


앞에 가던 이들이 벽을 직각으로 돌아가는 게 보였다.




우리도 그 모퉁이에서 옆으로 돌았다.


하지만 없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한순간 사라졌다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우리는 가지고 온 회중전등으로 주변을 비추었다.


가까운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기에, 더 안쪽을 비춰봤다.




그러자 거기에는 회중전등 불빛을 받아 희게 빛나는, 수많은 묘비가 줄지어 서 있었다.


그걸 본 순간 우리는 미친듯 달려 도망쳤다.


다들 엉엉 울고 있었다.




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고, 죽어라 달려 캠핑장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기다리던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지만, 당연히 아무도 믿어주질 않았다.


[차 타고 오면서 그런 이야기나 꾸미고 있었냐?] 라는 반응일 뿐.




하지만 다들 엉엉 울며 소리치니, 결국 텐트에 한 명씩 끌려가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었다.


당연히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우리 이야기는 전부 일치했고.


우리가 본 건 그것뿐이었고, 그 이후 딱히 이상한 일 같은 건 없었다.




지금도 그때 우리가 본 게 뭐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 날 차를 탔던 우리 4명은 분명히 똑같은 것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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