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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는 그냥 조금 살집 있는 아줌마지만, 1년에 한번, 엄청난 능력을 가지게 되는 날이 있다.

오빠와 나는 그날마다 어머니를 울트라 어머니라고 부르곤 한다.

그날이 오면, 어머니는 분 단위로 세세한 날씨를 예지하거나, 모든 거짓말을 다 간파할 수 있게 된다.



나나 오빠가 어디서 누구와 있는지, 혹시 다쳤는지, 모든 행동이 읽히는 것이다.

집에 모기나 거미 한마리가 들어와도 눈치채고, 차를 운전하면 계속 파란불만 나오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대답이 날아온다.

마치 에드거 케이시 같은 예언자를 보는 느낌이다.



초등학생 때는 어디서 다치기라도 하면 어머니가 쏜살같이 날아왔기에 믿음직했지만, 고등학생쯤 되면 몰래 데이트를 해도 다 들켜버려 곤란했다.

오빠도 나쁜 짓을 할라치면 어머니한테 전화가 와서, 우울한 얼굴을 하고 돌아오기 일쑤였다.

결국 우리 남매는 울트라 어머니의 날이 평일이면 얌전히 학교 갔다 돌아오고, 휴일이면 그냥 집에 틀어박혀 있기로 결정했을 정도였다.



가장 대단했던 건 아버지가 옆집 부부싸움을 말리러 갔을 때였다.

옆집 아저씨가 이성을 잃고 부엌칼을 휘두르려는 찰나.

어머니가 그 사이에 끼어들어, 근소한 차이로 부엌칼을 빼앗았다.



그리고 그대로 손바닥을 내밀어 아저씨 턱을 올려쳐서 KO.

마치 움직임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라, 울트라 어머니는 한마 유지로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진심으로 느꼈다.

지금도 매년 한번씩 울트라 어머니의 날이 찾아오기에, 그 무렵이 되면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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