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병원에서 야간 경비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이야기다.
두명이서 교대해가며 선잠을 자고 경비를 돌았다.
새벽 2시.
따로 잠을 자는 공간이 있는게 아니라, 환자들이 없는 병동에서 병실 하나를 빌려 쓰고 있었다.
그 병동 지하에는 영안실이 있어 조금 찝찝하기는 했지만, 이미 꽤 익숙해진 무렵이었다.
선잠을 자는 건 깊이 잠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는 꿈을 꾸었다.
내가 계단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을 구불구불 움직여, 질질 계단을 기어오르는 꿈이었다.
나는 꿈속에서 멍하니 "여기다" 싶은 방을 향했다.
본 적 있는 방이다.
지금 내가 선잠을 자고 있는 방...
그 순간 나는 눈을 떴다.
이마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정말로 의식이 깨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꿈이었다.
[기분 나쁜 꿈을 꿨네...]
조용히 속삭였다.
한시라도 빨리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날은 묘하게 피곤했던 탓일까.
나는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다시 잠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쾅!] 하는 철문 소리에 눈을 떴다.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누워있었을 터인데, 어째서인지 나는 서 있었다.
깜깜한 가운데, 어슴푸레한 빛이 둘 보인다.
나는 영안실에 있었다.
아까 들은 소리는 내가 들어오며 문을 닫은 소리였던 것 같다.
눈 앞에 보이는 침대에는 시신이 한 구 누워있다.
아무래도 나는 불려온 것 같다.
혼비백산해서 나는 사람이 있는 병동으로 도망쳤다.
나중에 듣기로는, 그는 그날 밤 죽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병 때문에 양 다리를 잘라냈었단다.
그러니 질질 기어서 나를 부르러 왔던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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