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나가던 한 남자님이 방명록에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아버지의 고향이자 할머니께서 아직 살고 계신 마을은, 산과 산 사이 협곡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협곡이라고는 해도 그렇게까지 외진 곳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을이 산 속에 있죠.
산 속에 있다보니 한여름도 꽤나 서늘한 곳입니다.
아버지께서 초등학생일 무렵의 여름이었답니다.
아버지와 친구분들은 여름이고 하니, 저기 산 너머에 있는 수박밭에 가서 수박 한통 서리해 오자고 작전을 짰답니다.
그리고 밤중에 산을 넘기 시작했죠.
길을 가던 도중, 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을 보셨다고 합니다.
논밭 옆에 도롱이를 입고 앉아있는 남자를 말입니다.
그 남자는 수그리고 앉아있던데다, 고개도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런 탓에 달빛이 환했지만 얼굴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냄새가 사람의 것이 아니라 무슨 짐승 노린내 같은 지독한 냄새가 풍기더랍니다.
뿐만 아니라 달빛에 비쳐진 그 남자의 다리에는 털이 아주 무성하게 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수박밭 주인이 서리를 감시하는가보다 싶어, 친구들에게 돌아가자고 말을 꺼냈답니다.
그런데 먼저 가던 친구들은 그 누구도 그 남자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버지는 분명히 봤는데 이상해서, 친구들과 같이 확인을 해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네요.
시간은 흘러 겨울이 되었을 무렵.
아버지는 또 한번 그런 경험을 하셨다고 합니다.
겨울이라 농사를 쉬다보니 마을 어르신들이 회관에 모여 술도 마시고 고스톱도 치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막걸리가 떨어졌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아버지와 친구분께 아랫마을에 가서 술 좀 받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아랫마을에 가서 술을 받아오는 도중, 아버지와 친구분은 기묘한 것을 봤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수박 서리를 하기 위해 가던 길.
그것도 그 남자가 앉아있던 장소와 비슷한 장소에, 이상한 불빛이 나타난것입니다.
그때 아버지와 친구분은 느꼈다고 합니다.
분명 그 불빛이 자신들을 보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겁에 질린 아버지와 친구분은 재빨리 집으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불빛은 계속 아버지와 친구분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하나의 불빛이 3개가 되었다, 2개가 되었다, 4개가 되었다 하면서요.
아버지와 친구분은 급한 마음에 황급히 밭고랑에 숨어서 그 불빛을 지켜보다가, 불빛이 멈춘 틈을 타서 막걸리가 담긴 주전자를 내동댕이치고 미친듯 도망쳤습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보신 것은 도깨비가 아닐까요?
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실이라 믿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봤거든요.
'실화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화괴담][95th]하얀 구렁이 (11) | 2017.04.12 |
---|---|
[실화괴담][94th]음악실 커튼 너머 (4) | 2017.04.09 |
[실화괴담][92nd]베란다의 흰 천 (6) | 2017.03.31 |
[실화괴담][91st]계속되는 가위눌림 (8) | 2017.03.28 |
[실화괴담][90th]XXX GP의 지원요청 (9) | 2017.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