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이야기다.
그의 할아버지가 동료와 함께 산에서 사냥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멀리서 [살려줘!] 라는 날카로운 여자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당황해서 대답하려는 할아버지를, 동료는 막아세웠다.
몹시 긴장한 얼굴이었다.
동료는 그대로 할아버지를 데리고 달려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등뒤에서는 계속해서 [살려줘!] 라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도움을 구하는 사람을 버려도 되는 것인지, 할아버지는 한동안 갈등했다.
하지만 산을 내려오는 사이 기묘한 것을 알아차렸다.
도와달라는 절규가 점점 크고 확실하게 들려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자신이 달리는 것보다도 빠르게, 도와달라는 외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필사적으로 험한 산길을 달려내려갔단다.
갑작스레 탁 트인 장소가 나왔다.
누가 놓아둔 것인지, 거기에는 지장보살이 여러개 놓여있는 작은 사당이 있었다.
아무래도 동료는 처음부터 여기를 목표로 달려왔던 것 같았다.
그들이 발을 멈추고 한숨 돌린 순간, 등뒤의 수풀에서 기묘하게 맥이 풀린 목소리가 들렸다.
[사아아아아아알려어어어어어어줘어어어어어어...]
무심코 총을 꽉 쥔 두 사람의 귓가에, 무언가 멀어져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이후, 도와달라는 절규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동료는 툭 입을 열었다.
[저것은 귀신이네. 이 산에는 옛날부터 도와주러 온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이 있다고 하더군. 목소리가 들린 순간 이게 확 뜨거워지길래 위험하구나 싶지 뭔가.]
그렇게 말하고 동료는 희미하게 타들어간 부적을 보여주었다.
할아버지는 무사히 산을 내려갈 수 있도록 그 사당에 빌고 또 빌었다.
그 사당은 산의 귀신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곳이라고 했다.
그 덕분인지, 그대로 이상한 일 없이 산을 내려올 수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한동안은 그 산 근처에 얼씬도 않았다.
할아버지는 아들, 그러니까 지인의 아버지가 사냥꾼이 되지 않겠다고 했을 때 아무 말 않았다고 한다.
이 경험이 뇌리가 강하게 남았기 때문이었단다.
[만약 그런 것과 마주쳤다가는 끔찍한 결과만 남을테니 말이다.]
그렇게 말하고, 할아버지는 담배에 불을 붙이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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