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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리조트에서 1년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무렵 이야기다.


부지 안에는 넓은 산책로가 있고, 수영장이나 체육관도 있었다.


밤중에는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투숙객이나 불법침임자가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했지.




실제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긴 했지만, 사장이 함구를 잘 한 덕에 공공연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빠짐없이 돌아보면 2시간은 걸리는 부지를, 사원이나 알바생, 야간 담당 경비원이 2인 1조가 되어 교대로 돌아보는 게 일이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 부지 안에 나타나는 고기라고 불리는 괴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처음 만나면 딱 한번만 몸이 아프고, 그 외에 특별히 해 끼치는 건 없다는 것이었다.


절대로 다른 곳에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근로계약서를 썼다.


고기에 대해서는 다른 누구에게도 알려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이틀째 되는 날, 빠르게도 고기가 나타났다.


선배와 산책길을 순찰하고 있는데, 회중전등을 비춘 곳에 갑작스레 나타났다.


선배는 [아, 고기다. 도망쳐.] 라고 말하더니, 나를 끌고 길을 벗어났다.




고기는 유치원생 정도 키에 아무 것도 걸치고 있지 않았다.


살색 그대로, 엄청 땅딸막한 꼴을 하고 있었다.


머리와 목, 몸통의 경계가 애매한데다, 피부가 덜렁덜렁하게 늘어나 있어, 눈도 코도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겨우 입 같은 건 보였지만, 사람으로 치면 배가 있을 곳 쯤에 있어서, 보기만 해도 이상했다.


손발은 확실히 달려 있었지만, 너무 짧아서 팔꿈치와 무릎의 구별이 가질 않았다.


그런 모습으로 아장아장 천천히 걷고 있었다.




우리들의 존재는 알아차린 듯, 스쳐 지나가면 언뜻 쳐다본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대로 지나갔다.


이상하리만치 달콤한 냄새가 났다.




선배는 [저거야, 저게 고기야. 너는 내일부터 드러눕겠구나.] 라며, 웃으며 말했다.


날이 밝자 선배는 곧바로 주임에게 연락을 넣었다.


나는 사흘간 일을 빼고 휴가를 얻었다.




아침, 집에 돌아오자 낮부터 심한 발열과 설사가 일어나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드러누웠다.


소문은 사실이었다.


냉정해진 뒤 내가 제일 두려웠던 건, 무슨 미확인 바이러스라도 감염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나중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 문제도 없었다.


아르바이트는 예정대로 1년간 계속했지만, 고기를 본 것은 그때 한번 뿐이었다.


그 리조트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들 당연한 듯 여기는 분위기였지만, 내게는 무척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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