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생이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날은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다음 날은 학교가 쉬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친구 두 명과 함께 기숙사에서 사는 친구 방에 놀러가기로 했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는 딱히 뭘 할 것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 3명은 친구의 방에서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지금과는 달리 휴대폰이 그리 보급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연락 수단으로 삐삐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2시를 넘어가는 그 순간, 내 삐삐가 울렸습니다.
삐삐의 화면을 보니 [구해줘.] 라는 문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친구와 웃으며 [이런 시간에 장난을 치다니, 한심하네.]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삐삐가 울렸습니다.
이번에는 [무서워. 구해줘.] 라고 찍혀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적당히 하라면서 투덜댔지만, 그 순간 다시 삐삐가 울렸습니다.
[도.와.줘.] 라고 찍혀 있었습니다.
그 순간, 친구 한 명이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로 [지금 누구 웃었냐?] 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물론이고 친구들 중 그 누구도 웃고 있지 않았기에 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 또 다른 친구가 [누군가 웃었지?] 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나의 삐삐가 또 울렸습니다.
내가 삐삐에 시선을 돌린 순간, 방 창문 바로 밖에서 여자 아이의 목소리로 [으흐흐흐흐...] 라는 희미한 웃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들렸던 모양이었던지, 우리는 그저 멍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기숙사는 남자 기숙사여서 여자는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있던 방은 안 쪽에 있었는데, 벽에 둘러쌓여 있어 결코 드나들 수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나는 어안이벙벙해져서 손에 들고 있던 삐삐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삐삐에 마지막으로 찍혀 있던 문자는 [으흐흐흐흐] 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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